장아미 작가의 글을 처음 접한 것은 2017년 무렵이었다. 유장한 문체를 무기로 어두운 이야기를 격정적으로 토해내는 작가라고 생각했었다. 테이스티 문학상 수상작인 <비님이어 오시어>나, 장편 데뷔작 <오직 달님만이>를 돌이켜보면, 화려하게 치장된 문장과 장중한 서사가 유독 기억에 남는다.
오늘 우연치 않게 장아미 작가의 최신작을 읽어보았다. 간결한듯 깊어진 문장과 독특한 풍격. 장르문학을 지향하는 작가로서는 쉽지 않은 선택이다. 그만큼 깊은 고민과 지난한 수련을 동반한 시간이었을 것이다.
<내일 밤에는 너와 내가>는 섬세한 묘사가 돋보이는 기이한 작품이다. 호러소설의 음험함과 로맨스소설의 낭만이 장아미 작가의 작풍과 잘 어울렸다. 아주 흥미롭게 읽었다.
3년 뒤에는 또 어떤 작품들을 쓰고 있을까? 이 맥시멀한 탐미주의자는 절대로 성장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장르의 저변에 발을 디딘 채 자라고 자라 거대한 그늘을 드리울 것이다. 언젠가 거인의 정수리가 내려다보일 때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