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습지만 결코 우습지만은 않은 이야기 공모(감상) 공모채택

대상작품: 조금 우스운 이야기 (작가: 노 랑, 작품정보)
리뷰어: 잭와일드, 20년 2월, 조회 29

삶을 살아간다는 것은 끊임없이 마주해야 하는 사건과 경험들을 저마다의 방식을 통해 정제해나가는 과정이 아닐까? 우리는 한 주먹의 즐거움과 한스푼의 추억, 미량의 행복을 얻기 위해 오늘도 열심히 불순물을 거르며 눈앞에 마주하는 것들을 정제한다.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는 슬픔과 좌절, 절망을 이겨내야 함에도 불구하고그런 의미에서 우리들은 감정을 정제하는 연금술사다.

노랑작가의 <조금 우스운 이야기>는 젊은 시절 한때의 치기와 방황을 잘 묘사하고 있다. 그러한 과정에서 여과 없는 솔직한 감정이 배출되고, 찌질함과 구질구질한 삶의 단면들이 여실히 드러난다. 현실의 삶이라는게 다 그렇지 않을까? 사랑에 빠져 세상이 온통 핑크빛으로 물들어 있는 시기가 있다면, 사람을 만나고 관계 속에서 힘들고 괴로운 시기를 보내다가 헤어지는 과정도 존재하기 마련이다. 세상에는 이성간의 사랑과 동성간의 사랑을 포함하여 수많은 사랑의 유형과 방식이 존재할테지만, 사람을 만나서 특정인과 사랑이라는 감정을 형성하고 공유한다는 사실 자체는 동일하므로 유사한 형태의 시행착오들을 거칠 수 밖에 없는 것 아닐까? 

세상을 살아가는데 있어 정답이나 모범답안은 존재하지 않는다. 노랑작가의 <조금 우스운 이야기>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인생을 관통하는 가치관이나 삶의 철학 등 긴 호흡을 가지고 접근하기 보다는 그때 그때의 상황이나 감정에 따라 삶을 살아간다. 이로 인해 가족과 주변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기도 하고, 실패를 경험하기도 하면서 자포자기의 심정으로 삶을 살아간다. 하지만 다른 시각으로 보면 이들이야 말로 과거와 미래가 아닌 철저하게 현재만을 바라보며 살아가는 이들이기도 하다. 겉으로는 희망을 잃어버린 이들이지만 어쩌면 이들이야말로 현실에 기반한 진정한 희망이 필요한 사람들이지 않을까?

<조금 우스운 이야기>는 젊음이라는 특정시기를 이미 경험했거나, 혹은 지금 지나가고 있거나, 향후 거쳐가게 될 우리 모두에게 해당되는 이야기이다. , 우습지만 결코 우습다는 표현만으로 치부할 수 없는 이야기바로 우리들에 관한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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