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얼마나 길게 가시려구요? 소재와 떡밥을 자비로 버티며 읽어야 할 것 같은 작품. 공모(비평) 브릿G추천

대상작품: 당신이 준 선물 (작가: 아난K, 작품정보)
리뷰어: 리컨, 1월 1일, 조회 207

아무리 석굴암과 불교를 소재로 한 작품이라지만 삼라만상은 인연과 윤회의 떡밥이라는 걸 너무 강조하는 것 같습니다. 34화까지 읽고 나니 구운몽까지 얽여드는 게 아닐까 하는 불안감이 들기도 합니다. 생각해 보니 주인공을 포함한 여덟이니 그건 아니겠군요. ^^;;

주인공 수현이 인연으로 만나가는 다양한 존재(?)들과 함께 마음 속의 깊은 고뇌를 벗어나는 과정을 그리는 것으로 보입니다. 불표 판타지, 로맨스가 큰 축으로 보이고, 여성 중심 서사(?)도 다분히 내포된 것 같습니다. 초반의 느리고 밋밋한 전개 덕분인지 경주로 내려가면서부터 조금씩 흥미가 더해집니다.

지금까지 사건 하나가 임시방편으로나마 해결됐지만, 더 많은 떡밥들이 깔리고 있어서 계속 읽으려면 정리를 해둬야 할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작가분의 공지가 필요해 보입니다. 그러면서 작품소개를 더 자세히 하는 홍보도 겸하시면 좀 더 접근이 쉬울 것 같습니다. 캐릭터 중심으로 공지를 하시거나 사건 중심으로 공지를 하시거나 아니면 바탕에 깔린 불교와 설화를 홍보해 보시면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런 습성은 만화 베르세르크와 판타지 소설 “얼음과 불의 노래” (미드 왕좌의 게임 원작) 덕분이죠. 다음화가 나왔다는 얘기는 들었는데, 어디까지 읽었는지 기억이 나질 않습니다. “20세기 소년”의 작가인 우라사와 나오키는 나중에 진범을 밝혀줬는데도 많은 독자들이 그 캐릭터가 누구였는지 모르고 있었다는 얘기를 들려줬다고도 합니다. 개인적으로도 다 읽었음에도 여전히 그 범인을 모르고 있고 알고 싶지도 않습니다.

이하 등장인물들과 주요 사건들을 나중에 읽을 때를 대비해 정리해 둡니다.

 

읽고 나면 크게 복잡한 구조는 아닙니다. 임수현이 원동아를 구하기 위해 석굴암에 얽힌 비밀이나 혹은 사연들을 파헤쳐가는 스토리입니다. 시간여행도 가능하고(신라시대), 이세계 여행도 가능합니다.(사자의 강, 용궁) 다만, 이 과정에서 판을 너무 크게 벌여놓은 게 아닌지 의문입니다.

원동아가 경주에서 사라진 사건 하나 덕분에 석굴암과 원종과 아난타에 대해 알게 되고, 용왕과 선재에 대해 알게 되고, 사자의 강을 통해 윤회하는 설정에 대해 알게 되고, 관음보살의 잔과 그 소유자인 임수현에 대해 알게 되는데, 머리 속이 복잡해집니다. 원동아 역시 그냥 임수현의 동생을 연상시키는 캐릭터로 끝날 것 같지 않기도 하면서 그냥 동생의 환생일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흥미로운 부분들이 그냥 나열되는 느낌입니다. 앞으로 이 다양한 요소들을 어떻게 연결시키고 마무리지을지는 작가 분의 몫일텐데 여기까지 읽는데 진이 좀 빠졌습니다.

설명적인 태도는 지양해야겠지만, 관음보살이 어떤 존재이고, 관음보살의 잔이 어떤 것인지 설화적인 바탕을 근거로 약간씩 곁들여주면 읽기가 편할 것 같습니다. 찾아보니 관음보살은 중생이 구원을 요청하면 즉시 대자비심을 베푸는 보살이라고 하네요. 부처와 보살과 미륵은 어떻게 다른 존재들인지 아는 사람들은 잘 없을 것 같으니 특정 캐릭터를 활용해 잘 모르는 것처럼 대사를 넣거나 어떤 초자연적인 능력을 펼칠 때 어째서 그런 능력이 가능한지를 간접적으로 알려주면 좋을 것 같습니다.

관세음보살은 세상의 소리를 들어 알 수 있는 존재라고도 하니 눈을 감고 귀를 기울이면 인연이 있는 사람의 호소를 들을 수 있다거나 관세음보살의 이름을 여러 번 외치면 나타난다고 하니 임수현의 이름을 부르기 좋아하는 캐릭터를 등장시켜도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미드 “빅뱅이론”에서 쉘든이라는 캐릭터가 “페니, 페니, 페니”하며 꼭 이름을 여러 번 불러서 사람을 짜증나게 하죠?

쓰다보니 어느 정도 정리가 되네요. 원동아를 구하는 에피소드에 너무 많은 설정을 드러낸 것 같아 혼란스러운 부분이 있고, 대개 직업상(?) 남자였을 것 같은 캐릭터가 여성인 것으로 보아 여성 서사적인 요소도 녹여내려고 한 것 같습니다. 임수현과 선재는 로맨틱 관계로 발전할 것처럼 보이는데, 초반에 등장했던 임수현은 많이 차분했던 느낌이어서 선재와의 만남부터 보여지는 인간적인(?) 모습이 약간 작위적으로 보입니다. 로맨틱 코미디적인 장면들은 클리쉐로 보여지고, 선재는 너무 감추는 것이 많아서 로맨틱한 전개는 좀 이른 게 아닌가 싶습니다.

이제 막 김재준과 권승지의 에피소드가 진행될 것 같은데, 풍성하게 키워가서 시작만큼 웅장한 대단원을 기대해 보겠습니다. 캐릭터들은 다 무난했습니다. 다만, 원동아가 단순히 임수현의 죽은 동생의 환생은 아닐 것이라 믿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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