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이야기를 다른 사람에게 추천하기 위해 어디까지 설명해야 적절할지 늘 조심스럽습니다. 답답함이 풀리는 속 시원한 전개나 현실의 시름을 잊게 해주는 대리만족을 기대하는 독자라면 집중을 유지하기 위해 인내를 요구하는 Lars는 ‘좋아, 그렇지만 지금은 이 이야기를 읽을 여유가 없어. 여기에 책갈피를 꽂아두고 좀 더 상황이 괜찮을 때 마저 읽어야 겠다.’하고 쉬게 될 것 같아요.
이해됩니다만 그럼에도 계속 읽어나갈 수 있는 기대를 위해 개인적으로 중간 중간 동력이 되어주었던, 좋았던 부분을 공유하고 싶습니다.
먼저 수산네 이레네가 있습니다. 주인공 라스의 상사인 수산네는 세 아이의 어머니 입니다. 라스는 어떤 끔찍한 사건에도 눈 하나 깜짝 하지 않을 단단한 내면을 가진 여성이라고 수산네를 평합니다. 수사물에서 여성 상사가 하급자인 남성에게 이렇게 묘사되는 장면은 의외로 보기 어렵습니다. 대체로 여성 상사는 남성 하급자의 남성성 혹은 유능함, 판단력을 돋보이기 위한 희생양으로 묘사되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수산네는 주인공이자 화자인 라스에게 괴로운 임무를 전달하는 모습으로 처음 등장하지만 독자인 저에겐 첫 등장부터 수산네와 이 이야기 자체를 계속 읽어 나가게 해주는 등장인물이었습니다.
두번째는 이 이야기에서 보게 될 사람들, 어른들이 현실과 달리 마땅히 그래야 할 만큼 어른다울 것이라는 믿음입니다. 라스도 수산네도 올가도, 피해자를 둘러싼 어른들도 보호받아야 하는 아이들이 어떻게 대해져야 하는 아는 사람들입니다. 라스와 올가는 능력을 가진 사람들이고 수산네는 그런 사람들과 함께 일하기에 그들은 서로의 다름을 동료로써 어떤 태도로 대해야 하는 지 아는 사람들입니다. 이 들은 어린 아이를 단지 보호받아야 하는 약한 존재들이 아니라 존중받아야 하는 다름을 가진 객체로써 대합니다. 자신과 다른 사람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아는 올바른 사람의 모습 그것이 정말 어른이 가져야할 모습인 것 같습니다.
세번째는 악당을 다루는 방식이었습니다. 이 이야기 속의 악당은 자신의 욕망을 위해 성인에게 대항할만한 힘도 능력도 갖추지 못한 어린아이를 땔깜으로 가져다 쓰는 비겁자입니다. 그는 공포의 대상이라기보단 불쾌한 존재에 불과합니다. 스릴러 속의 범죄자는 대체로 남성이며 그들의 범죄 동기는 신비화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Lars에서 이 가해자는 대단한 비중조차 가지지 않습니다.
그동안 익숙하게 읽어오던 스릴러의 장르 문법과 다르기에 읽어가면서 느끼기 쉬운 기대의 불일치. 그것이 왜 기존의 것들과 다른지를 궁금해하며 읽어간다면 이 이야기에서 위안과 안도를 얻게 됩니다.
Lars를 읽다가 잠시 멈춰둔 분들께 다시 한번 1화를 읽어보시길 추천합니다. 그리고 이 글을 끝까지 읽고 난 후, 어떤 부분이 끝까지 읽을 동력이 되어주었는지 공유해 주시길 부탁합니다.
함께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