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운동 100주년 기념, 역사를 기억하는 이야기들

대상작품: <루모스 경성> 외 6개 작품
큐레이터: 브릿G리뷰팀, 2월 28일, 조회 152

 

2019년은 아주 뜻깊은 해로 기억해야 마땅한 시간이 아닐까 싶습니다. 3.1운동이 전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고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수립된 지 꼭 100주년을 맞이하는 해이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대통령직속으로 ‘3.1운동 및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사업추진위원회’가 조직되어 다채로운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기도 한데요, 본문에 전해드리는 이미지가 바로 기념사업회의 공식 앰블럼과 포스터입니다.

3월 1일, 동시다발로 일어난 만세시위

독립운동의 산실, 대한민국임시정부

 

이를 기념하여, 브릿G에서 만날 수 있는 역사 소설들을 한데 모아 봤습니다. 3.1운동 100주년 기념, 역사를 기억하는 이야기 특집입니다.

“나는, 기억할 거다. 나는, 잊지 않고 증언하겠어. 참회하고 기록하고…….”

일제강점기의 상징이었던 수도 경성(京城). 이제 막 개화하기 시작한 근대 문명과 과거의 유산이 끝없이 충돌하며 지식인의 낭만과 열패감이 온 도시를 휘감고, 모던걸과 모던보이가 거리를 활보하던 시대에 마법사가 나타난다면?

조선인 아버지를 둔 일본인 순사 ‘다나카’는 어느 날 빗자루에 앉아 하늘을 활보하는 낯선 여자를 목격합니다. 당최 가당키나 한 일인지 직접 보고도 황당하기 짝이 없는 와중에, 착륙한 여자를 재빨리 붙잡아 연행하는데도 그녀는 호쾌한 걸음으로 순순히 뒤를 따라 옵니다. 게다가, 요즘 들어 이상한 일이 많지 않았냐며 도리어 엉뚱하게 되묻기까지 하는데…….

모더니즘 경성을 배경으로 한 일본인 순사 다나카 이치로와 재영조선인 마법사 전해리엇의 좌충우돌 모험담으로, 역사와 시대를 기억하고 반성하는 태도에 대한 깊은 울림이 마음을 채우는 작품입니다.

 

“경성에서도 계속, 운동을 하고 있었으니까요.”

‘윤창’은 ‘나’보다 다섯 살이나 어렸지만 항렬로는 숙부가 되는 터라 어릴 적부터 줄곧 아재라고 불러왔습니다. 집안을 물려받을 장손이었던 나와는 다르게 윤창 아재는 수재 중의 수재로 온 집안의 기대를 모으며 자라났고, 때문에 나는 윤창 아재에게 씁쓸하고도 고마운 감정을 품고 지내왔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힘들게 들어간 제국대학 졸업을 1년 남짓 앞두었을 무렵. 윤창 아재는 혼인한 사람이라며 단발머리의 앳된 여자를 데리고 돌아와 온 집안을 발칵 뒤집어 놓는데…….

나이 어린 숙부와 그 속 깊던 사내가 부탁했던 한 여인을 지키려는 눈물나는 이야기. 얼어붙지 못하고 스산하게 내리는 겨울비를 뚫고 나아가는 어떤 뒷모습을 고요히 바라보게 되는 감동적인 작품 <겨울비>입니다.

 

“돌리고 돌리고 시간을 돌리다가 여기까지 왔다. 1943년 겨울로. 그저 임시정부로 숨어들기 위해.”

과거를 바꾸기 위해 과거로 돌아간 ‘리아’는 역사를 바꾸기 위해 시간을 돌리곤 했습니다. IMF가 없었다면? 군부 독재가 없었다면? 시간 여행의 매개는 시리도록 선명한 파란색을 띤 타임윙스라는 옷. 천상을 떠났다가 날개옷을 숨긴 나무꾼과 결혼하게 됐던 선녀처럼, 리아는 시간을 돌리고 돌리다 일제시대 말기에 당도하게 되어 계획에도 없던 혼인까지 하게 되는데……. 오늘날, 우리 사회의 현실을 날카롭게 비추는 뜻깊은 이야기 <선녀와 광복군>입니다.

 

“아빤 소원이 해방인데 그래서 지금 중국에 가서 어른들이랑 광백화를 찾고 있대.”

눈이 오는 추운 겨울에만 핀다는 광백화. ‘나’는 소원을 들어 준다는 전설적인 꽃을 찾기 위해 중국에 간 아버지를 그리워하는 ‘하현’을 위해 산을 넘어 꽃을 찾으러 가기로 결심합니다. 하현이 아버지의 소원은 해방이고, 하현의 소원은 아빠가 곁에 있는 것이므로, 광백화를 찾아 소원을 빌기 위해서죠. 한편 나는 돈 벌러 일본에 간다고 떠난 언니의 소식을 하염없이 기다리고 있는데……. 입김을 불어 넣으면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광백화의 정체는 과연 무엇일까요? 각기 가족을 떠나 보낼 수밖에 없던 두 아이의 가슴뭉클한 모험담 <겨울에 피는 꽃>입니다.

 

“정혜는 나고야 시 니시 구에 있는 고등여학교의 유일한 조선인이었다.”

‘정혜’는 나고야 니시구에 있는 고등여학교의 유일한 조선인입니다. 태어나 줄곧 일본에서 살았지만 조선인 부모를 둔 정혜는 학교에서 늘 은근한 따돌림의 대상일 뿐. 태평양 전쟁이 한창이던 당시 최고의 상업도시였던 나고야에서 공장을 운영하는 아버지는 총명한 정혜를 어렸을 때부터 각별히 아꼈으나, 아내가 죽고 ‘기쿠코’라는 현지 여성과 재혼해 아들을 낳은 뒤에는 얄팍했던 가족의 터울마저 허물어지기 시작합니다. 언제나 일본인 사회에 동화되려 애썼던 아버지와 달리, 정혜는 갈수록 나고야의 모든 것으로부터 벗어나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을 품게 되는데…….

엄준했던 시절, 철저한 이방인으로 타국에서 살아가는 소녀의 가슴 벅찬 시작을 알리는 이야기입니다.

 

“제 이름은 민화라구요! 도시코라고 부르지 좀 말아요!”

혈혈단신으로 시작해 나고야에서 눈부신 성공을 거둔 조선인 출신의 원종우. 사람들은 으리으리한 집을 짓고 사는 그들을 겐 씨 일가라고 부릅니다. 겐 씨 집안에서 꽃처럼 대접받는 원종우의 딸 ‘민화’는 나고야 여자 중학에서 유일한 조선인이었지만, 그녀에게 조선은 걸음마를 떼기도 전에 떠나온 나라였기에 다르다는 것을 의식한 적은 많지 않았습니다. 반면 민화와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아들 ‘민호’는 점점 골칫덩어리로 전락했고, 원종우는 그와 인연을 끊기로 선언하고 집에서 내쫓습니다. 민호가 집에서 쫓겨난 뒤 원종우 부부는 딸 민화의 교육에 더욱 극진한 힘을 쏟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학교에서 수업이 한창 진행 중이던 민화에게 민호가 찾아 오는데…….

일제 강점기, 조선에 가 본 적도 없던 조선인 민화의 성장기는 ‘메데이아’의 서사와 맞물려 이색적인 감상을 더하고, 앞으로 그녀의 삶을 더욱 고대하고 응원하게 됩니다.

 

“이제 확실해졌습니다. 저는 조선의 해방을 위해 이 길을 택한 것이 자랑스럽다는 것을요.”

어릴 적 친일파 집안에서 남부러울 것 없는 재물과 명예를 누리며 자랐던 무혁. 일본인 어머니와 조선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나 조선인과 일본인 그 어느 축에도 끼지 못하던 와중에도 완벽하게 일본인의 정체성으로 살아왔던 그였지만, 어느 날 삼촌이 불령선인이라는 이유로 체포되었다는 소식을 듣게 되고 무혁의 집안에는 한순간에 뒤바뀐 운명의 시련이 불어 닥치는데…….

일본인에서 조선인으로, 불령선인에서 광복군으로 이어지는 격변의 시대 속 한 인물의 굴곡진 인생사를 짜임새 있는 이야기 구조로 담아 내는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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