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를 추모하며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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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요. 다른 사람들은 뭐라고 했는데요?

 

 

나는 그때 식료품을 사러 마트에 나왔다가 고립되었어요. 그 사람을 직접 본 건 아니고요. 남편은 자기까지 죽어버리게 된다면 아이 혼자 어떡하냐는 생각에 머물렀대요. 잘 한 일이죠. 찾으러 와 주었으면 반가웠으면서도 화가 났을 겁니다. 아이에게 누군가는 필요하잖아요. 겨우 살아서 집으로 돌아가보니 아이는 없더군요.

아이가 없어진 걸 알고 찾으러 나갔던 남편은 좀비들을 마주쳤고 도망쳐서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제가 갔을 무렵에 이 아파트 주변은 좀비 사체만 가득했어요. 그 사람이 한 일일 수도 있겠네요. 나도 도움 받았다는 생각은 못 했어요. 정신이 하나도 없었고요. 네? 솔직히 남편보다는 아이가 더 보고 싶었어요. 아, 왜? 어깨를 치고 그래?

걱정이 되어서 그랬죠. 아이가 왜 혼자 나갔냐고요? 저를 찾으러 나왔대요. 나가면 안 된다는 말만 하고 세상이 위험해져서 사람들이 죽고 그런다는데 여기서 우리가 기다리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단 말에 종일 울었대요. 아이 입장에서는 아빠를 설득할 수 없고 자기라도 구하러 가야겠다는 생각으로 그걸 들고 나갔대요. 비비탄 총?

다친 곳은 없었어요. 도망치다 넘어져서 팔 다리 조금 멍든 것 말고는? 기적이죠. 사람이 할 수 없는 일이 세상에는 있으니깐요. 나도 하지 못하고 남편도 하지 못한 일을 생판 남인 누군가가 했고 감사해요. 정말 그분 죽었어요? 하얀 헬맷 쓴 사람이 구해줬다고 그 말만 했어요.

그날에 대해 더 말해주지 않네요. 감당할 수 없던 거겠죠. 소식을 못 듣게 막고 있긴 한데 어떻게 전해야 좋을지 모르겠어요. 언젠가는 알게 되겠죠? 자신만을 위해 살았다면 충분히 살아남을 수 있었을 사람이 죽었다니 너무 안타까워요. 꼭 살아남아주길 바랬습니다. 아이와 같이 만나서 따뜻한 밥이라도 사주고 싶었는데.

 

 

그거 다 만들어낸 얘기에요. 돕는 사람들이야 있었죠. 주위에 있는 사람들끼리는. 그런데 의인 같은 사람은 없었어요.

사람들은 그냥, 영웅이 있었다는 사실을 믿고 싶었던 거예요. 극한의 상황에서 자기보다도 남들을 먼저 돕는 가상의 존재가, 실재했다고 믿고 싶었던 거죠.

왜냐고요? 그래야 ‘믿을 만한 존재라도 있었기에 버텼다’고 합리화할 수 있으니까요.

 

 

…그러니까, 사람들이 하얀 헬멧을 허구의 존재라고 한단 말이죠.

…재밌네요. 한 가지 물어봅시다. 감독님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진짜로 그의 존재를 믿으시기 때문에 이 다큐멘터리를 제작하시는 건가요, 아니면 스스로 허공에 흩뿌려진 동화들을 수집하신다고 생각하시나요?

…저요? 저에겐 그가 실제로 존재했다는 사실은 전혀 중요하지 않습니다.

저는 학교 도서관에 갇혀 있었어요. 저희 학교 도서관은 6시에 문을 닫거든요? 근데 왜 8시에 그 장소에 있었냐고요?

문 따고 들어갔죠. 뭘 그리 새삼스럽게 물어보시나…

아무도 없는 도서관에서 행복한 시간을 보내다가, 저쪽 자습실에서 비명 소리를 들었어요. 우리 학교는 자습실이랑 도서관이 붙어 있거든요. 유리문 너머로 슬쩍 봤는데…

예, 기절하는 줄 알았죠. 친구들이 다 좀비가 되어 있다니…
도서관 문은 잠겨 있었고, 불은 꺼져 있었죠. 그래서 저는 포착되는 일이 없었어요.
하지만 당장 살아남았다고 운 좋은 일은 아니였죠. 이미 전 죽은 목숨이나 마찬가지였어요.

…도서관에 식량이 없었냐고요? 감독님은 도서관에서 간식 먹지 말라는 타박 안 들어 보셨어요?

…사실 사서 선생님 책상에 크래커가 수두룩하게 있긴 했어요.

그리고 4일 후, 크래커 마저 다 떨어진 바로 그 날, 전 동전 던지기를 하고 있었어요.

죽는 방법을 정하는 거였죠. 앞면이면 문을 열고 좀비화되는 거고, 뒷면이면 굶어 죽기로.

짜잔! 뒷면 당첨! 배터리 빵빵한 핸드폰으로 sns나 보면서 굶어 죽기로 했죠.

그렇게 sns에서 접하게 되었죠. 하얀 헬멧 이야기를.
나이 열아홉이나 처먹고 그런 판타지를 믿게 되는 저도 정말 신기했어요.

하지만…하지만 말이죠.
그런 터무니 없는, 영웅 이야기가 저에게 힘을 줬어요.

생각해보면, 제가 처한 상황도 말도 안되는 상황이잖아요? 좀비 사태라니?

말도 안되는 끔찍한 일을 겪어버리고 나니까…
말도 안될 정도로 좋은 일을 겪을 수도 있는 거잖아요?

그리고 그날, 저는 3시간 전 던졌던 동전을 창문 밖으로 던져버렸어요. 그리고 결심했죠. 살아남겠다고. 살아남다 보면, 하얀 헬멧이 구하러 올 거라고. 그렇게 믿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전 살아남았어요.

전 하얀 헬멧을 끝내 만나지 못했어요. 그래서 그가 실제로 존재하는 지는 몰라요.

하지만, 그의 이야기가 실화인지, 허구인지…그건 중요하지 않아요.

하얀 헬멧이, 저를 살린 겁니다.

 

 

이름도, 성별도, 어디에서 왔는지, 뭐하는 사람인지도 알 수 없지만, ‘하얀 헬멧’은 영웅이에요.

누군가는 거짓된 존재라고 합리화할 것이고, 누군가는 댓가를 받고 도와주는 것일 뿐이라고 말하지만, 저는 그가 의인이라고 확신해요.

좀비는 위험한 존재지만, 그보다 더 위험한 건 사람들이에요.

안전한 쉘터, 식량과 생필품을 차지하기 위해, 살아남은 인간들끼리 서로 죽이고 경쟁했어요.

죽어서 인육을 뜯으려고 움직이는 시체들보다, 살아서 자기 목숨을 연명하려는 사람들이 더 무서웠어요.

저는 종로구 삼청동에 있는 쉘터에 있었어요. 그곳엔 저 말고도 50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모여있었고요.

좀비에게서 도망쳐서 가까스로 목숨을 부지한 사람들이에요.

그렇지만, 비축된 식량이 바닥을 드러내자 인간들 사이에선 분열이 일어났어요.

누군가가 식량을 독점하고 있는 거 아니냐? 누가 식량을 자기만 아는 곳에 숨겨둔 것이 아니냐?

말다툼으로 시작해서 흉기로 서로를 찌르는 지경에 이르렀지요.

좀비보다 인간이 더 무서웠어요.

모든 희망을 잃어버렸던 그 때, 하얀 헬멧을 쓴 ‘그’가 나타났어요.

 

 

삼청동… 그쪽에도 사람이 있었군요. 아뇨. 우리, 제 말은, 교보문고 그룹에서는 경복궁 뒤편으로 갈 생각은 못했어요. 그것보단 종로의 다른 그룹들과 싸웠죠. 아니, 싸웠다기보다는, 경쟁이죠. 살려고. 그쪽 서는 무슨 일이 있었대요?

 

 

하얀 헬멧…

그가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낸 것은 지난 4월 25일이었어요.

오토바이를 타고, 통조림을 500개나 가져왔어요.

사람들은 싸움을 멈추고 정신없이 통조림을 먹었어요.

이런 세상에서, 어떻게 통조림을 가져왔는지 아무도 물어보지 않았어요.

물어볼 생각도 못했다는 말이 더 정확할 거에요.

다음 날도, 그 다음날도 통조림을 가져왔어요.

어디서 그렇게 많은 통조림을 가져올 수 있었는지.

대체 뭐하는 사람인지.

추측만 가득했을 뿐이에요.

하지만, 감독님, 하얀 헬멧이 없었더라면 저는, 우리는, 지금 여기서 인터뷰도 하지 못했을 거에요.

이것만은 확실해요.

…제가… 그때의 기억을 떠올리기만 해도… 너무 머리가 아프고 가슴이 아파요… 먹을 게 없어졌을 때… 사람들은..

쉘터에서 가장 약하고 어린 아이들을 잡아먹을 계획까지 세우고 있었어요…

좀비와 다를 바가 없었어요…

배고픔에 미쳐버린 인간들은…

하루를 더 연명하고 싶은 인간들은…

인간 다운 생각 따위는 하지도 못해요…

감독님, 만약 이게 어떤 영화나 다큐멘터리로 제작된다면…

이 말 한마디는 편집하지 말고 꼭 넣어주세요.

부탁이에요.

“인간은 가장 잔혹한 괴물이다.”

…. 인터뷰는 여기까지 할게요

그때를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너무…. 너무 힘들어요….

하얀 헬멧이 제공한 통조림이 없었다면… 쉘터에 있던 사람들이 모두 어떻게 되었을지… 상상도 하기 싫어요…

 

 

통조림 500개… 하긴, 트럭도 끌고 다닌 사람이니까, 그걸 못 할 건 아니죠.
종로의 그 수두룩한 좀비들은 어떻게 뚫고 간 걸까 싶긴 한데. 뭐, 그 사람이면 어떻게든 했겠죠.

 

 

내가 직접 본 건 아니고 누구한테 들은 얘긴데, 그 놈 사람들을 그냥 도와주는 게 아니었대요. 대가를 받았다던데요? 사람들이 가진 거야 뻔하니까 물이나 음식을 받았는데 특히 항생제 같은 약 얘기가 나오면 눈이 뒤집히더라구요. 위급할 때 도움 좀 줬다기로 생존에 필요한 물품을 달라고 하면 되겠어요? 그래서 지랄 말라고 했… 아니 내가 아니라 그 친구가요.

 

 

쉘터에서 나올 수 있게 된 것은 5월 29일이에요.

치료제가 개발되고, 좀비 사태가 소강된 때니까요.

쉘터 바깥으로 나가본 것이 얼마만인지….

아…. 죄송해요…. 눈물이 자꾸 나와서…. 제가 어디까지 인터뷰을 하기로 했었죠?

그래요…. 좀비 감염….

그것에 대해서 인터뷰하기로 했었어요….

치료제가 나오기 전에, 좀비에게 물려도 감염되지 않는 분들이 계셨어요….

‘항체자’라고 불리는 분들 말이죠….

항체자가 나온 이유나 원인은 아무도 몰라요….

누군가는 신께서 선택한 사람들이라고도 하고, 누군가는 과학적인 원리를 늘어놓으며 유전적 돌연변이라고도 말해요….

저는 종교인도 과학자도 아니니까….

항체자의 매커니즘까지는 알 수가 없어요….

하지만, 확실한 것은 항체자들 덕분에 치료제가 완성되었다는 것이에요.

치료제가 없었다면…

우리는 아직도 좀비를 피해서, 사람을 피해서, 생존을 위해서 싸웠을 거에요….

치료제를 만들어주신 수잔 매캔지 박사님께 감사할 뿐입니다….

물론…

조금 더 일찍 치료제를 만드셨으면 어땠을까…. 그런 생각이 들어요….

일주일, 아니 하루만 더 일찍 좀비 치료제가 탄생했더라면…

저희 부모님도 치료제를 맞고 다시 사람으로 돌아오실 수 있지 않았을까….

그런 생각을 해요….

….죄송해요…. 또 눈물이….

자꾸 안좋은 생각을 하면 안되는데….

감독님, 죄송해요.

인터뷰를 하셔야 하는데…. 제가 자꾸 흐름을 끊어버리네요….

조금만 진정된 다음에 계속 이어서 인터뷰 할게요….

 

 

항체자? 오히려 그쪽이 더 도시전설 같은 걸요. 아이들이 감염되지 않는 거야 저도 눈으로 봤고, 증언들도 나오니 확실한 건데, 어른이 물리고도 좀비가 안 되었다니. 게다가 그 사람이 그런 사람이라니.
……모르겠네요. 그게 진짜라면. 글쎄요.

 

 

아, 그리고 뭐 그리 판타지 같은 이야기도 아닌 것 같던 데요. 일어날 법한 일이더만, 뭐.

…좀비한테 감염되지 않는 체질이요? 그게 뭐가 어때서요?

저도 감염 안됐는데.

…장난치지 말라고요? 이 팔뚝의 상처가 장난으로 보이시나요?

으악! 막 들이대지 마세요 감독님! 그래, 제가 다 알려드리죠.

일단 밥부터 먹고 합시다.

 

 

하얀 헬맷 이야기해요? 그 사람 어디 있는지 알아요? 나 키가 10센티나 컸어요! 밥 잘 먹고 엄마아빠 말도 잘 들었어요. 진짠데? 돼지 저금통 있는데 그거 줄테니까 도와달라고 했거든요. 나중에 줘도 괜찮다고 하셔서, 지금 드리고 싶은데 전해주실래요? 잠깐만요! 게임 카드도 드릴게요. 전재산이에요. 이것밖에 없어서 죄송해요.

그날 본 걸 말해달라고요? 남자인지 여자인지 그게 왜 궁금해요? 하얀 헬맷이 한 명? 두 명? 그거는, 음. 말 안 할래요. 약속했거든요. 누가 물어봐도 말해주지 않기로요. 왜냐하면 그 사람이 약속 잘 지키면 다시 만날 수 있을 거라 그랬거든요. 어? 엄마 왜 울어?

 

 

솔직히 말해서요, 감독님, 항체자라는 사람들 있잖아요, 조금 이상하다 생각하지 않아요? 아니 그 하얀 헬멧이라는 사람도요, 사람이 남을 위해 위험도 불사하고 그렇게 행동한다라… 그게 정말로 가능할까요? 죽는거면 차라리 괜찮지, 내가 타인을 해치는 역겨운 시체덩어리가 되는거잖아요, 그런데도 돕는다고요? 정말로 의인이거나… 어떤 부체감이 있거나, 둘 중 하나가

아니라면 이상하죠, 어쩌면, 그 항체자라는 사람들이 좀비사태의 원인이 아닐까요? 그러니까, 그렇게 그 하얀 헬멧이라는 사람? 단체?들이 타인을 돕고 다녔던거죠.

 

 

아. 도시전설하니까. 이건 진짜 인간들이 미쳐서 했던 짓인데.
애들 피를 이용하면 감염이 되지 않는다는 소문이 있었죠.
뭘 그렇게 봐요.

 

 

…맞아요… 살아남은 사람들은… 전부 괴물이에요…

나도… 괴물이에요…

항체자가 된 사람들의 특징이 있어요…

하얀 헬멧에게 받은 알약을 먹었다고 해요…

그 알약의 재료가 뭔지는 아무도 몰라요…

어떤 사람들은 사람들의 피로 알약을 만들었다고 하더라고요…

누구도 믿을 수 없는 이런 세상이니까…. 죄송해요… 또

…. 눈물이 계속 나네요….

제가 인터뷰를 계속해도 될까요??

저를 도와준 은인을 나쁜사람으로 만드는 것 같아요….

뭔가…. 착오가 있지 않았을까….

사람이 아니라…. 좀비를 해치우는걸…. 내가 잘못 본게 아닐까….

그때를 떠올리려고 해도…. 너무 힘드네요…..

감독님…. 조금만 쉬었다가 다시 인터뷰해도 될까요?

 

 

당신 영웅이 상상도 못 할 짓을 했을 수도 있다는 말이 그렇게 거슬리나요?
제가 말했잖아요. 살아남은 사람들은 다 범죄자라고.

 

 

여보, 얼른 애 데리고 들어가 있어. 너는 아빠 말 듣고 엄마랑 가. 제발.

……그날 보긴 했습니다. 아이를 찾으러 갔던 그날이요. 도움을 받기는 했지만 하얀 헬맷 쓴 사람이 사람 죽이는 걸 봤어요. 아이도, 아내도 좋은 이야기만 하는데 제가 본 걸 말해봤자 저를 나쁜 사람으로 몰고 갈 것 같아서 가만히 있었습니다.

이유가 있지 않겠냐고요? 그럴 수 있겠죠. 저는 봤던 부분만 말할 뿐입니다. 무슨 사연이 있어서 그랬는지는 그 사람만 알겠죠. 잘못 본 게 아니냐고요? 좀비가 아니라, 분명 멀쩡한 사람이었습니다.

 

 

전 사람 죽인 적 있냐고요?
감염자도 사람이라 생각하신다면, 네.
하지만 전 싸울 일이 있으면 도망치는 쪽을 더 선호했어요. 그 사람하고는 정 반대였죠.

 

 

살아남은 사람들은 모두 죄인이죠….

맞아요….

저도 살아남기 위해서 떳떳하지 못한 짓을 했어요….

살기 위해서, 식량을 얻기 위해서, 차마 말로 다 표현하지 못할 짓들을 했었어요….

제 손에 묻은 피를 저는 한번도 잊어버린 적이 없어요….

알아요…. 저는 바르고 선한 인간이 아니에요…

멀쩡한 사람을 해치는 사람?

그때는 정말 흔했어요…. 감자칩 한봉지를 차지하기 위해서 세명이 죽고 죽이는 모습도 봤지요….

하! 감자칩 한봉지. 그게 뭐라고

하지만 살기 위해선 어쩔 수 없었어요…

밖은 좀비 세상이고, 식량을 구하려면 목숨을 걸고 밖에 나가야 했으니까요…

하얀 헬멧이 감염되지 않은 사람들의 목숨을 빼앗아 항체자를 만들었어도, 이상할 것 없는 상황이라고 생각해요….

그런 세상이었으니까요….

 

 

싸워야 할 상황에서 도망치지 않는 게 영웅이라면 그 사람을 영웅이라 부를 수는 있겠네요.

 

 

살아남은 사람끼리 식료품을 먹으면서 버텼고 저는 어떻게 될지 몰라서 한쪽에 자가격리를 했습니다. 아이 어머니께서 도움을 주셨고 잠복기가 지난 후에도 좀비로 변하지 않았습니다. 평소보다 강해진 느낌이 들었는데 그때까지도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잘 몰랐습니다.

집에서 기다리고 있을 가족 생각에 나가보기로 했어요. 제가 나가서 상황이 나아지면 구조대를 데리고 돌아오겠다고 했고 아이 어머니는 가능하다면 자기 소식을 남편 분께 전해달라 하셨습니다. 아파트 근처에서 만났습니다. 사람을 죽이는 살인마를요.

좀비들을 피해서 달아나려는 사람도 가차 없이 죽이더군요. 그 사람 즐기고 있었어요. 좀비에게 물리거나 긁힐 걸 두려워하지 않던 모습을 보며 알게 되었습니다. 저와 비슷한 상태라는 것을 말입니다.

하얀 헬맷은 그 남자를 죽였어요. 제가 봤습니다. 아이 아버지가 오해하신 상황도 충분히 이해가 갑니다. 피범벅이 되어 하얀 헬맷이 붉은 헬맷처럼 보였으니까요.

 

 

몇 살 까지 감염이 안 되었냐고요?
애기들은 확실히 안 돼요. 들어서 알겠지만, 열 때문에 감염되기도 전에 죽어버렸으니까요.
십 대 쯤 되면 좀 애매했던 것 같아요. 그 나이 대로는 시도해본 적도 없고.
……아뇨. 방금 건 말실수에요. 말했잖아요. 우리 그룹은 애들 미끼로 쓴 적 없다고.

 

 

음, 좋아요. 어디까지 얘기했죠? 아, 그래요. 이건 학교 매점을 털러 가다가 물린 거에요. 도서관에 돌아와서 확인해보니 이렇게 되어 있었죠.

이제 끝이구나, 라고 생각했는데.

멀쩡하더라고요.

 

 

아까 말하셨던 상황을 설명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는 자연 항체자입니다. 뭘 받거나 먹어서 생긴 건 아닙니다. 마트에 갇혔다가 먼저 탈출했던 사람이고요. 그 전에 물렸지만 괜찮았거든요. 그땐 물린 줄도 모르고 있다가 몸에 열이 나고 아프길래 생각해 보니까 상처가 있더라고요.

 

 

…항체자? 그런 용어도 생겼나요? 신기하네요. 저 말고도 그런 사람들이 다수 존재한다는 거군요.

…알약? 혈청이요? 아니요, 그런 걸 복용한 기억은 없습니다. 제가 먹은 건 단지…

선생님 책상에 숨겨져 있던 크래커 10봉지 뿐이에요.

…제가 항체자 인 것 같은 이유요? 글쎄요. 먹은 건 크래커 밖에 없다니까요. 그게 백신이었을지도.

 

 

하얀 헬멧….

그가 어린아이의 피를 뽑아서 알약을 만든다는 소문이 있어요.

식량이 부족했을 땐 식량을 가져오고, 무기가 부족했을 땐 총과 검을 가져왔어요.

좀비 사태가 끝나갈 쯤엔 치료약을 가져올 수 있다고 공언하기도 했고요.

하얀 헬멧은 절대로 평범한 사람이 아니에요.

또한, 항체자가 된 사람들도 평범한 사람들이 아닐꺼에요.

 

 

맞아요. 다리에서 봤을 때, 그 사람 몸에 자잘한 상처가 많아 보였어요. 여름에 에어컨도 안 튼 트럭을 모니까 항상 입던 재킷을 벗고 있었는데 창문에 걸친 팔이 난리도 아니더군요. 베이고, 긁히고, 찔리고. 다 아물어 흉이 진 것도 있고, 생긴 지 얼마 안 되었겠다 싶은 상처도 있더군요.
물린 상처는 없었던 것 같아요. 사실, 기억이 안 나네요.

 

 

농담하지 말라고요? 좋아요, 그럼 감독님께 한 가지 여쭤봅시다. 지금까지 발견된 항체자들 중에서, 저를 포함해서, 무언가 공통점 같은 걸 혹시 찾으셨나요? 감독님이 생각하시는, 항체자의 조건을 말씀해보시겠어요?

거봐요, 없죠?

제 생각엔…제가 항체자가 된 건 그저 운인 것 같아요. 뭐, 저를 포함한 다른 사람들의 몸을 해부해보면 뭔가 나올 수도 있죠. 하지만 적어도 후천적으로 생긴 성질은 아닌 것 같아요. 아주 운 좋게, 타고난 것이죠.

아마…하얀 헬멧도 마찬가지 일거라고 봐요. 그가 좀비에게 면역인 몸을 가진건.

그저 운이 좋아서 인 것 일겁니다.

 

 

그저 운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그 사태를 겪고, 그런 참변을 겪고, 제 정신인 사람을 보기가 더 어려웠어요.

항체자의 조건이 뭔지는 몰라요.

하지만, 단순히 운에 의해서 좀비에 면역이 걸렸다고 생각하진 않아요.

 

 

아무튼, 생각해 봅시다. 저와 같은, 항체자들에 대해서요. 선천적이던 후천적이던 간에 저희는 좀비들에 면역을 가진 존재들 이었지요. 하지만 저와 하얀 헬멧이라고 불리우는 자에게는, 커다란 차이가 있어요.

이 신체를 가지고 저 전장에 나가 싸웠느냐, 아니면 겁쟁이처럼 숨었느냐. 그 차이입니다.

제가 항체를 가졌다는 것을 알게 되고 난 후, 많은 고민을 했어요. 저도 하얀 헬멧처럼 다른 사람들을 도와주러 가야하는지, 하루하루 동요했죠.
하지만 저는 끝내 그러지 않았죠. 그저 학교 안에 숨어서, 사건이 끝날 때 까지 기다렸을 뿐 입니다.

앞 인터뷰에서도 비슷한 이야기를 한 것 같군요.

하얀 헬멧이 어떤 방식으로 항체자가 되었는지는 중요하지 않아요.

그 능력으로 저 지옥에 스스로 들어가, 사람들을 구해냈다는 그 정신이 중요합니다.

그 정신이, 하얀 헬멧의 존재 의의라고 봐요. 타인을 위해 몸을 던지는 영웅의 정신. 그걸 우리는 용기라고 부르죠.

그는 용기 있던 자였어요.

 

 

하얀 헬멧은 항체자일까요?

힘든 시기에, 우리를 지켜줄 영웅이 필요해서, 만들어낸 존재가 아닐까요?

….모르겠어요

저는 좀비 사태가 발발했던 시절을 떠올리기만 해도 머리가 아프고, 과호흡이 와요.

사랑하는 가족, 친구, 지인들을 모조리 잃었거든요…

정신적으로 너무 고통스럽고, 괴로워요…

좀비라는 존재가… 살아서 움직이는 시체가… 인간의 살점을 뜯어먹는 괴물이…

우리 모두 될 수 있다는 것이잖아요?

좀비 사태가 끝난 뒤에도, 우리는 여전히 고된 시간을 보내고 있어요…

행복은 저 멀리, 손도 닿지 않는, 아득히 먼 곳에 있는 것 같아요….

 

 

아무튼, 제가 드릴 수 있는 정보는 여기 까지네요. 행운을 빕니다. 부디 좋은 다큐멘터리가 나왔으면 좋겠네요. 안녕히 계세요.

…비스킷 챙겨가실래요?

 

 

평화로운 시기는 인류사에서 아주 찰나의 순간 뿐이라고 합니다. 좀비 사태가 소강상태이긴 합니다. 하지만, 제2의 서울시 좀비 사태가 발생하지 않으리란 보장도 없습니다. 서울처럼 인구와 인프라가 밀집한 대도시가 피해를 입었기 때문에, 감염자니 항체자니 영웅이니 백신이니 여러 사람들이 다양한 이야기를 해주시는 것 같아요

만약, 인구가 적은 지방소도시나 도서산간 지역에서 좀비 사태가 발생했으면, 이렇게 파급력이 강한 사건이 되었을까요? 다큐멘터리로 제작하려고 할까요? 봉쇄된 서울을 되찾기 위해서 국가, 기업, 단체, 군대, 기관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열심히 노력했을까요?

…. 죄송해요

또, 실언을 했네요, 계속 아픈 기억이 생각나서요

인터뷰는 좀 더 상태가 괜찮아진 뒤에 다시 할게요

 

 

그렇다고 해서 완전히 좀비의 위협에서 벗어난 건 아니에요. 아직 위협은 우리 사이에 있죠. 많은 사람이 죽었고 수 없이 가여운 목숨들이 희생되었죠. 우리는 그들의 희생을 잊어서는 안되요. 유명한 명언들 처럼요. 그들은 우리들의 기억속에 살아갈 것이고, 우리는 희망을 가지고 살아가야해요. 비록 어둠밖에 없는 암담한 현실 속에서도 마음의 등불을 비춰야만 하죠.

언제까지 이런 긍정적인 마음을 가져갈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저는 아무도 없는 이세계에서 당당히 살아보려고해요. 비록 모든게 망가지고 물자조차 부족한 세상이지만, 그런말이 있잖아요? 마음먹기에 따라 달라진다고. 우리의 세상은 전 세상처럼 달라진거라곤 환경밖에 없어요.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고, 마침내 우리들도 해내고 말겠죠! 그래서 우리는 포기하지 않을거에요

희망의 찬가라는 노래를 아세요? 단순한 음이 반복되는 노래인데 되게 기운이 북돋아 지는 노래에요. 지금 거리에 남은 생존자들은 자기들끼리 쉘터를 꾸리기로 했어요. 그리고 음악가들을 모집하고 있죠. 음악은 인간의 삶이 윤택해지도록 뒤바꾸는 유일한 작업이죠. 음악을 들으면 마음이 편해지니까요! 아! 마침 음악을 들으러 갈 시간이네요. 그럼 다음에 뵈요!

 

 

아, 제 본명은 밝히진 않아도 된다고 하셨죠? 신뢰를 위해서 간단히 설명하자면 이름 들으면 알 만한 정부 기관에서 최근까지 근무한 팀장 급 이상 직원이라고 해두겠습니다.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건 현재 사람들 사이에 떠돌고 있는 면역자니 항체니 하는 말은 다 거짓이라는 겁니다. 뜬 구름 잡는 소리라구요. 예방법을 연구중인 건 맞습니다만, 치료제는 없습니다.

헬멧을 쓴 사람에 대한 소문은 저희도 듣고 있었습니다. 사람들이 기대하는 것처럼 수퍼 항체를 가진 사람이라던가 , 일반인 이상의 신체적 능력을 가진 초인간이라면 저희도 좋았겠지만 불행히도 그런 가능성은 매우 희박한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저는 시민들께서 말도 안 되는 헛 소문에 현혹되어 잘못된 행동을 하는 것을 막고자 이 자리에 나온 겁니다.

제가 속해 있던 기관에서 조사한 바에 따르면 헬멧을 쓴 사람은 한 명이 아닙니다. 여러 명이 한 사람 행세를 하면서 사람들의 눈을 현혹시키고 있었던 겁니다. 그 중엔 정의로운 자도 있었겠지만 힘들고 어려운 사람들의 물건을 강탈하려는 하이에나 같은 자도 있었습니다. 다 그런 겁니다! 그 놈들도, 회사도…

 

 

잠깐, 잠깐만요. 저도 인터뷰 좀 해줘봐봐요. 배터리가 다 떨어졌다고? 잘만 찍어놓고 무슨 소리하는 거야. 증말. 저 저 위 가족들 인터뷰하는 것부터 내가 지켜봤는데. 스토킹은 범죄라고? 당신 자의식이 충만한 거 아냐? 됐고. 나도 한 카트 찍어줘봐봐. 필요 없으면 내 꺼 안 쓰면 되잖아. 하얀 헬멧한테 도움을 받은 일? 음… 없어! 난 안 받았지.

근데 왜 인터뷰해달라고 했냐고?
당신 하얀 헬멧 캐고 다니는 이유가 뭐야? 나는 말야. 감독님 당신 의도가 궁금해. 다큐멘터리도 결국 사람이 만드는 거잖아. 하얀 헬멧을 찾고 싶은 건지 아니면 없는 사람을 세워서 뭔가를 하고 싶은 건지 모르겠어. 요즘 당신 사주 받은 거 아니냐는 소리 좀 듣지? 모른 척 하기는. 에엥? 진짜 처음 듣는다고?

이거 내가 괜히 얘기했나. 그럼 없는 거로 해. 왜 이래. 가는 사람 붙잡고. 얘기할 테니까 놔. 어어?
서울도 여기저기 복구하고 있고 살만해지면 꼭 사람들 머리 위에 서려는 인간들이 튀어나오잖아. 당신이 찍고 있는 그거. 홍보용으로 쓰려는 거 아니냐는 거지. 하얀 헬멧이 사실 누구였다. 뭐 이렇게. 싫어하는 사람도 있지만 좋아하는 사람이 더 많잖아.

탐사하는 척하면서 말야. 추종자들 끌어모으려고 하는 거 아니냐는 거지. 정말 아니야? 아니면 됐고.
괜한 소릴 한 게 아닌가 모르겠네. 나 찍은 건 지워줘요. 지우는 거 보여줘. 어, 어, 그렇지. 삭제. 사람들 다 수상하게 여기니까 조심해. 내가 경고하는 거야. 하얀 헬멧이 진짜든 아니든 무슨 상관이래.

항체를 가지고 있건 말건 지들 앞가림이나 잘하라고 해. 지들끼리 뒤통수 치기나 하고. 하여튼! 내 말까지 나중에 쓰기만 해 봐. 아주. 내가 당신 얼굴 다 봤어.

 

 

좀비는 인간일까요? 시체일까요? 좀비를 죽인 것도 살인죄가 적용될까요? 정당방위로 인정될까요?

우리가 영웅이라고 추앙하는 자들은 좀비를 많이 해쳤어요. 좀비에게 치료제를 투여해서 인간이 될 수 있다면, 좀비를 죽인 자들은 살인자가 아닌가요?

다큐멘터리 감독님은 무엇을 찍고 싶은 것인가요? 좀비 사태로 인명피해를 입은 사람들을 붙잡고 뭘 만들고 싶으세요? 우리의 인터뷰를 증거로 모아서 살인재판이라도 보내실려고요? 좀비사태의 생존자들은 남을 죽이고 살아남은 위선자라고 광고할려고요?

…… 죄송해요

오늘 깜빡하고 약을 안먹었더니……

제가 뭐라고 말했었죠?

 

 

잠시 쉬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저도 잠깐 바람 좀 쐬고 올게요.

하……좀비를 죽이고 살아남은 것에 죄책감을 가져야 할까요? 확인되지도 않은 치료제의 존재를 생각하며 좀비에게 죽었어야 했을까요?……갑자기 혼란스럽네요. 이 인터뷰의 결과가 무엇이 될지 전혀 알 수 없게 되었어요.

 

 

삽을 늘 들고 다녔어요. 좀비가 나타나면 때려죽일 생각이었죠. 왜 삽이었냐고요? 칼은 너무 무서웠고, 야구 배트는 너무 무거웠어요. 삽 정도면 충분한 흉기가 된다고 생각했어요. 현실은 제 생각과는 많이 달랐지만요.

삽은 그래도 꽤 유용했어요. 좀비의 팔다리를 밀쳐내면서 이동할 수 있었거든요. 사실 그때는 여전히 삽이 훌륭한 무기라고 생각했어요. 썩어가는 손가락 발가락 정도는 삽으로도 쉽게 잘리고, 녀석들도 통증을 느끼는 건지 아니면 생전의 습관인지 다소 멈칫하더라고요. 한두 개체 정도야 어떻게든 할 수 있었죠. 그치만 그날은 정말 끔찍했어요.

저는 늘 의뢰를 받고 움직였어요. 제가 강하게 나가지 않으면 얕보일 뿐이니까요. 작은 대가라도 받는 게 스스로를 지키는 방법이기도 했죠.
좀비를 죽여 달라는 의뢰요? 순수하게 이미 좀비인 개체만을? 그런 것도 있었을지 모르죠. 하지만, 사람을 좀비로 만들고, 그러고 나서 죽여 달라는 의뢰가 더 많았을걸요. 너무 잔혹하다고요? 인간은 원래 그래요.

좀비는 소리에 끌리고, 냄새에 끌리고, 심지어 어느 정도는 학습도 하죠. 명백하게 자신을 목적으로 하는 대량의 좀비가 몰려올 때,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매뉴얼을 중시하는 인간의 단점은, 예상과 어긋나는 일에 대응하지 못한다는 거예요. 결국 한여름에도 긴소매를 입는 꼴이 됐죠. 다행히도 땀이 안 나는 체질이라. 아, 딱히 항체자의 특질 같은 건 아니에요.

그때 그를 만난 건 정말 다행이었다고 생각해요. 그 사람은 본능적으로 제가 항체자라는 걸 알았겠죠. 그 정도 감도 없이 어떻게 영웅 행세를 할 수 있었겠어요?
제가 항체의 존재를 일찍 알았다면, 더 과감하게 의뢰를 받고 다녔을지도요. 하지만 그랬다면, 제 목숨 자체가 무사하지 못했을지도 모르죠. 좀비가 되지는 않아도 상처는 입어요. 칼에 찔리면 죽고요.

 

 

…많은 일이 있었어요

저는 더 이상 말을 이어서 할 수가 없어요.

그때를 떠올릴 때마다 너무 힘들고 괴로워요.

하지만, 힘들지만, 이겨내고 인터뷰를 해보도록 할게요.

좀비 사태가 있었던 그때 당시를 회상해보도록 할게요.

머릿속으로 그림을 그린다고 생각하면서, 기억을 더듬어 볼게요.

항체자, 영웅, 하얀 헬멧, 치료제.

많은 것이 있었고, 많은 일들이 있었어요.

서울시 좀비 사태가 소강될 때까지, 먹이를 잃은 좀비들이 자연사할 때까지, 서울시의 생존자들이 구조될 때까지, 제가, 그리고 우리가, 살아남기 위해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어요.

좀비사태가 끝나갈 무렵에도 식량은 정말 귀했고, 좀비가 배회하는 바깥에 나가는 행동 자체가 목숨을 걸고 못험을 떠나는 것과 같았어요. ‘모험’이라는 단어도 너무 낭만적이네요. ‘사투’라는 단어에 더 가까울 거에요.

문자 그대로, 목숨을 걸고 식량과 물과 안전한 장소를 찾아야 했어요. 그때를 떠올리는 것도 너무 고통스럽고, 그때로 돌아가고 싶지 않아요. 너무 괴롭거든요. 하지만, 출연료도 받았고, 다큐멘터리에 들어갈 인터뷰를 해야 하니까. 제가 좀 더 힘내서, 말을, 해볼, 헉… 헉! 우웩! 우웨에에ㅔ엑! 우웨에ㅔ에에ㅔ에에에엑!

호스트 코멘트

일이 바빠 퇴고가 너무 늦어졌습니다. 참여해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립니다. 의사가 있는 분들이 계시다면 방향성을 조정한 후 다음 스레드도 세울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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