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에 흔히 있을 법한 어떤 이야기 감상

대상작품: 붕가붕가바나나파티 (작가: , 작품정보)
리뷰어: 코코아드림, 19년 8월, 조회 61

작가님께는 정말 죄송한 이야기지만, “붕가붕가바나나파티”라는 제목을 처음 접했을 때 든 생각은 “…이거 19세 미만 관람불가 그런건가?” 였습니다. 과도한 19금은 브릿G 측에서 제지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름대로의 변명을 해보자면 ‘붕가붕가’는 성관계를 속되게 이르는 단어이며 ‘바나나’는 남성의 성기를 은유적으로 빗댈 때 자주 등장하는 과일이니까, 그래서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사실 이렇게 대놓고 말하는 제목을 본 것이 너무 오랜만이라 그런 것도 있습니다. 동시에 우려가 된 부분도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성별을 떠나 성(性)적인 이야기를 너무 무겁게 다룰 필요는 없다 생각하지만 가볍게 남발하는 것 역시 굉장히 별로라 생각하기 때문이었거든요. 그리고 프롤로그를 켠 순간 눈에 들어온 대목은,

아, 섹스하고 싶다.

놀라울 정도로 발측하고 대담한 서문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인터넷에 떠돌아다니는 모 만화의 컷이 문득 떠오르는 이 대사는 굉장히 직설적입니다. 때문에 처음에는 앞서 언급한 ‘가볍게 성적인 이야기를 다루는’ 글로 오해했습니다. 물론, 계속 이야기를 읽어봤을 때는 그런 생각은 바뀌었지만요.

 

주인공 ‘경록’은 대학교에 ‘문 닫고 들어가는’ 순서로 서울의 Z대에 합격하게 됩니다. 기쁨도 잠시, 붙는 것은 좋았지만 너무 마지막 순서에 붙어서 거주 문제가 발목을 잡게 되었죠. 기숙사 신청도 마감된 상태고 원룸촌은 진작 사람이 다 찬지 오래라 경록은 아버지가 알아본 옥탑방에서 자취를 시작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 옥탑방은 ‘쾌락의 메카’였습니다. 모텔을 오고 가는 사람들을 보며 경록은 인생의 목표를 새롭게 세우게 됩니다. ‘붕가붕가바나나파티’를 하기로요.

 

제목만 얼핏 본다면 이 글은 신입생 경록의 ‘방탕한(?) 성 생활 이야기’로 비춰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글은 경록에 대해 가볍게 접근하지 않습니다. 엄청나다면 엄청난 목표를 세운 경록도 사실은 평범한 20살 청년이었고 글은 경록을 허무하게 소비하지 않습니다. 경록은 사랑에 우울해하기도, 그러다 곧 회복하기도 하며 과외를 하고 인간관계에 여러 파동을 겪습니다. 남들보다 성욕이 조금 더 많아서 그렇지(물론 그마저도 중간에 사그라들기도 하지만) 우리가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어쩌면 옆에 있을 평범한 학생의 모습입니다. 뭔가 특출나고 대단한 인물이라 보기엔 애매하지만 그 덕분에 더욱 몰입해서 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주변에 흔히 보이는 친구의 일상을 들여다 보는 기분도 들고요. 가끔은 ‘얘 진짜 이래도 되나?’ 싶은 장면들도 있지만 그것이 오히려 더 사실성을 극대화 시켜서 집중하게 되는 결과를 이끌어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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