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을 읽고 든 생각이 있다면, ‘정말 글 잘 쓴다’ 였습니다.
보름달이 뜨는 밤, 소원을 이루어 주는 떡을 파는 달 토끼의 가게에서 일어나는 일이 주된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늑대인간의 일화, 소년의 일화. 마지막으로 달 토끼 자신의 일화까지 털어놓는 액자식 구성에도 결코 머릿속이 피곤해지지 않았습니다.
특히나 가게 위로 뚤린 ‘달 구멍’으로 그 빛이 내리는 서술을 읽자, 머릿속에서는 서늘한 달빛이 비추는 허름한 가게가 바로 떠올랐습니다. 이 이미지에 매료되어 끝까지 읽어나간 것 같습니다.
개인의 취향 이야기를 하자면, 제가 로맨스를 별로 안 좋아합니다. 모름지기 이야기는 복마전속에서 얼마나 사람이 자신을 지켜나갈 수 있는지, 어디까지 더러워질 수 있는지 죠.
사실 그 후에 ‘너의 이름은’ 을 보고 생각이 좀 바뀌었습니다만, 그렇다고 붉은 끈을 들고다니진 않았습니다. 어쩌면 편협한 취향이 드러나는 부분이었지만,
이 이야기는 존잼탱입니다. 그러니까, 제가 그림만 그릴 줄 알았으면 달빛과 계수나무 아래에서 춤을 추는 늑대와 토끼를 그려서 바치고 싶은 심정이네요.
사랑을 이루지 못한다는 것은 동서고금을 통틀어 참 가슴 아픈 일입니다.
왕과 왕비, 소년과 인어. 그리고 늑대인간, 아니 소년과 달 토끼까지…
가장 소중한 것을 나눈 사람이 떠나간 그 깊게 파인 아픔은 한 송이 물망초로는 메울 수 없겠죠.
호수 앞에서 눈을 감아버린 시인처럼, 결국 달토끼는 떠나버립니다.
흑흑… 넘모 슬프다 ㅠ
제 필력때문에 더 할 말이 없습니다. 가서 보고 오시죠.
그리고 오늘 밤도 어둠속에서, 다시금 달이 차오릅니다.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