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이를 절망시킬 수 있다면 소원을 이룰 수 있다고 말하는 지니가 있다면 여러분은 어떤 선택을 하실 건가요?
A가 실종됐습니다. A가 실종된 직후 일주일 정도는 A를 떠올리고 걱정하고 어쩌면 연락을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일주일이 지나버리면? 가족, 친구, 회사동료 그 누구도 A를 기억하지 못합니다. A의 모든 흔적이 지구상에서 사라져요. 이 현상이 궁극적으로 어떻게 가능한 건지는 알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이 현상이 왜 발생하는지를 알고 있는 사람이 있습니다. 탐정 서윤, 그는 최초에 한 사건을 해결하며 이 미스터리한 세계의 구멍에 접촉하게 됩니다. 또한 어째서인지 감으로 사건을 느낍니다. 누군가가 사랑하는 이를 절망케 했고 소원을 이루었고 그리하여 피해자인 A가 이세계로 사라져가고 있다… 를 느끼면 추적에 들어갑니다. 그가 사건을 제대로 풀기만 한다면 A가 사라진 그 순간의 시간대로 타임머신을 탄 듯 회귀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직은 피해자도 가해자도 없는 그런 깨끗한 시간대로 말이죠.
농담도 정도껏! 이 얘기를 들은 서윤은 당연히 코웃음을 칩니다. 아, 참고로 여기의 서윤은 탐정 서윤과는 다른 인물입니다. 두 주인공의 이름이 모두 서윤이거든요. 그리고 둘 다 가명입니다. 연재 17편까지 읽었는데 여태 두 주인공의 이름도 제대로 모른다니 이거야말로 농담인가 싶지만 말이죠. 서윤은 탐정 서윤만큼이나 독특한 능력을 가진 인물입니다. 그는 상대의 거짓말을 캐치해요. 어떤 훈련이나 눈치에 의한 결과가 아니라 일종의 초능력 같은 겁니다. 그 능력을 알게 된 탐정 서윤이 파트너 제안을 해왔고 처음 이 얘기를 믿지 않던 서윤도 탐정 서윤의 기이한 이야기에 거짓이 없다는 것에 놀라 의심 반 호기심 반으로 탐정 사무실에 발을 디디게 됩니다. 그리하여 두 사람이 함께 해결하는 제 1사건 장미 귀걸이의 그녀를 만나게 되지요.
초능력이 매콤한 양념처럼 뿌려진 코지 미스터리 소설입니다. 비밀을 겹겹이 두른 탐정 서윤과 그의 조수 서윤이 저마다의 사연을 가슴에 안고 으르렁대는 대화들이 재미있구요. 중2병스럽게도 느껴지는 오만함, 편협함, 자기 중심적 피해의식 등이 느껴지는 인간 거짓말 탐지기 서윤의 성장을 기대하게 되는 맛이 있습니다. 본래 이런 녀석이 알을 깨고 나오듯 달라지는데서 독자들은 카타르시스를 느끼잖아요. 성장소설의 묘미죠. 그러나 성질 난다고 탐정 서윤의 발을 차거나 발등을 밟는다거나 하는 설정은 조금 오글오글;; 다혈질에 과격한 성격임을 드러내는 장치 같기는한데 너무 상투적이기도 하고 시크한 서윤의 매력을 반감시킵니다. 어쨌든 무사히 첫 사건을 마무리 하고 제대로 쉬어볼 틈도 없이 두 번째 사건이 막 문을 두드렸습니다. 이번 사건의 인물은 종합격투기 챔피언 은율, 숨쉬는 소리마저 거짓말인 여자가 이 세상에서 사라지게 만든 피해자는 누구일까요? 사랑하는 이를 없애버리면서까지 빌었던 소원은?? 호기심을 잔뜩 안고 다음 편을 기대해 봅니다.
** 덧, 전 가족 외에는 사랑하는 사람이 없어서 소원과 사랑하는 사람을 교환하지는 못할 것 같아요. 실은 별다른 소원이 없는 인생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