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을 읽고 있었는데 어느 순간 내가 읽던 소설의 주인공이 되어 있었다.’
언제부터인가 웹소설계를 강타하고 있는 이야기 진행방식입니다.
약간씩 변형되어 주인공 대신 엑스트라가 되기도 하고 주인공의 라이벌 혹은 악역이 되기도 하지만 중요한 틀은 바뀌지 않고 꽤 오랫동안 독자분들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이 이야기 또한 그런 틀 안에서 시작된 이야기입니다.
다만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추리소설속 다음 희생자가 되어버렸으니 운이 없다면 몇 화 안에 분량이 끝나버릴 수도 있는 긴박한 상황에 놓인 거지요.
이런 재미있는 발상에서 시작된 이 이야기는 사실 발상 자체가 대단히 신선하거나 전에 없던 번뜩이는 시도는 아닙니다.
그런데 이 소설이 자꾸 눈에 들어오는 이유는 이후의 전개방식 때문이 아닐까 생각되는데, 보통 이런 소설이 가지는 매력, 즉 미래를 알고 있기 때문에 주인공이 그것을 통해 주변 상황을 통제하거나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어가는 재미와는 거리가 있는 방향으로 전개가 되고 있더라구요.
아직 초반이기 때문에 이후의 이야기전개에 대한 예측은 작가님께 실례가 될 것 같아 언급하지 않겠습니다만, 최근에 수없이 보았던 웹소설들과는 다른 방향을 잡으신 듯한 느낌이 강하게 듭니다.
원인은 모르겟지만 자신이 읽던 추리소설 속 등장인물이 된 주인공.
설상가상으로 그 등장인물은 얼마 안 있어 연쇄살인마에게 살해당할 운명의 가련한 여인입니다.
내용을 알고 있는 관계로 어찌어찌 살해의 위험은 벗어났지만, 이야기는 소설 속 내용과는 전혀 다르게 전개되면서 두번째 희생자 정도의 역할로 사라졌어야 할 그녀는 명탐정 윌 헌트와 함께 연쇄살인극의 수수께끼속으로 발을 들이게 됩니다.
자신이 알고있던 살인자는 이미 살해당한 어이없는 상황에서 너무 많은 걸 알고 있는 하녀 레나는 윌 헌트를 도와 더 복잡해진 연쇄살인의 수수께끼를 풀어낼 수 있을까요?
이 이야기는 브릿G이기 때문에 볼 수 있는 아주 매력적인 장르소설이라고 생각합니다.
모두가 인기있는 플롯만을 따라가고있는 현재의 웹소설 세상에서 이런 매력적인 이야기를 만나기란 쉽지 않은 일이죠.
무엇보다 이 이야기의 큰 매력은 최근의 트렌드를 따르면서도 정통 추리물의 재미를 놓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이야기의 배경이 되는 밀른가의 복잡한 가정사를 설명하는 부분을 읽으면 애거서 크리스티의 소설이 생각날 정도로 클래식하지만 정교한 짜임새를 보여주고 있어서 이후 진행에 대한 기대감이 무럭무럭 자라나는 중입니다.
거기에 자신감 넘치고 자기애 강한 탐정 윌 헌트와 어디선가 많이 본듯한 인물들의 등장.
우리가 수없이 보아왔던 추리소설의 클리셰들이 한가득입니다
하지만 이미 꼬여버린 소설속 살인사건이 우리가 익히 알고 있던 방향으로 가지는 않을 것이라는 기대가 있기때문에 다음편이 끊임없이 궁금해집니다.
웹소설로는 보기 힘들었던 클래식 정통 추리소설을 최근의 트렌드에 잘 접목시키신 작가님의 능력도 뛰어나고 중반부로 접어들면서 사건의 전개도 빨라지고 있으며 주인공과 탐정과의 갈등관계 또한 궁금증을 자아내기 때문에 앞으로 더 많은 독자분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을 것으로 기대되는 작품입니다.
뒤죽박죽이 되어버린 이 살인사건은 어떻게 해결될 지, 주인공과 윌 헌트의 믿음없는 신뢰관계는 또한 어떻게 발전해갈 지.
다음 편이 기다려지는 좋은 작품이라 작가님께서 건강히 건필하셨으면 하는 바램 가져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