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다가도 모를 SNS의 세계 감상

대상작품: 트위터에서 만난 그녀 (작가: 자립문학생산조합, 작품정보)
리뷰어: 코코아드림, 19년 6월, 조회 39

사실 저는 트위터를 포함한 sns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편입니다. 모든 것에는 순기능과 역기능이 공존하듯 sns 역시 그러하다 믿는 사람이죠. 제가 사용하는 sns 종류는 세가지 입니다.(물론 그 중 하나는 유머글 페이지들을 팔로해놓고 구경하는 ‘구독계’ 이긴 하지만) 그리고 그 sns에 저의 일상을 종종 올립니다. 인*타*램에는 제가 뭘 먹고 요리했는지 #먹스타그램 , #쿡스타그램 의 해시태그를 달고 올리며, 트*터에는 제 글에 관한 소식과 일상 이야기를 올립니다. 최근 들어 개인 정보 침해 관련 뉴스가 쏟아져 나와 나름 조심하는 의미에서 장소를 태그하는 일은 없습니다. 하지만 이미 은연 중에 제가 언급하고 다니니 알 사람들은 제 본명은 몰라도 사는 지역 정도는 알고 있는 셈이죠. 물론 제가 순기능을 좋게 평가한다 해서 언제나 좋은 일만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트위터 상에서 크게 싸우고 손절한 사람도 있으며 이유없이 욕을 들었던 적도 있습니다. 심지어는 실제로 만나 선물도 주고 받았던 사람이 하루 아침에 저를 ‘블락’한 일도 있었습니다. 누구의 잘잘못을 따지긴 어렵지만 그 사람들은 어쩌면 제가 조금이라도 유명해지길 기다리며 인지도가 생기는 순간 추락시킬 순간을 기다릴지도 모를 일입니다. 물론 그러려면 앞으로 가야할 길이 너무 까마득 하지만….

 

‘나’는 트위터에서 여자를 만났습니다. 술을 마시고 온 날 그 여성과 갑자기 만날 약속을 잡았고, 일사천리로 연애를 결정합니다. 그 여자는 미성년자에 떡진 머리를 한 채 생리혈이 묻은 바지를 입고 있었습니다. 보통의 경우라면 옷에 생리혈이 묻었을 때 그것을 가리거나 대체할 옷을 찾는 것이 일반적인 반응입니다. 하지만 그 여자는 그러지 않았고 ‘나’는 -술에 취해서 그런지- 별 말 없이 넘어갔습니다. ‘나’와 여자는 ‘나’의 집으로 가서 서로의 몸을 애무합니다. 그리고 그 날 여자의 트위터에는 ‘나’와 섹스를 하고 그것이 만족스러웠다는 뉘앙스의 글이 올라옵니다. 아마 새벽에 잠깐 올렸다가 지우거나 ‘나’가 보지 못할 것이라 예상한 것으로 추측됩니다. 하지만 여자의 예상은 빗나갔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여자는 생리혈 묻은 바지 대신 새 바지를 입고 가라는 ‘나’의 어머니의 말을 핑계로 이별을 고합니다. ‘나’는 급히 사과를 하고 여자를 만납니다. 그리고 여자가 게걸스럽게 냉면을 먹는 걸 보다 집을 구하기로 합니다.

 

이야기는 얼핏 보면 두서가 없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 짧은 단편에는 현 시대의 인간상이 잘 드러나 있습니다. 우리는 가벼운 만남을 추구합니다. SNS는 하나의 소통 창구가 되었지만 동시에 자신의 일상을 그대로 노출시키는 양날의 검이 되었습니다. sns 속 사람들의 인연에 이어지느라 현실 세계의 인연이 끊어지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많습니다. 트*터를 포함한 sns 속 사람들은 연이 닿아 만나기도 하지만 그들의 관계는 한없이 가볍습니다. 그 가벼운 관계는 사소한 일에도 쉽게 틀어지고 끊어집니다. 현실의 사람들은 직접 만나서 풀면 되지만 sns 상의 사람들은 차단만 하면 완전히 단절되는 관계니까요. 정말로 알 수 없고 복잡한 사람들의 sns 속 심리상을 철학적이지만 이해 가능한, 동시에 신비한 문체로 풀어냈다는 것이 정말 대단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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