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껴 읽고 싶습니다 닳지 않고 싶지만 긁고 싶어요 안녕히 계세요 감상

대상작품: 유서 (작가: , 작품정보)
리뷰어: , 19년 5월, 조회 46

일단 읽기가 매우 아까운 소설입니다. 여기서는 키워드로 정리가 되는데요

효자손, 멋지다는 말, 마포대교, 에이즈검사, 그리고 유서 입니다.

처음에 왜 제목이 유서일까 생각했습니다. 저는 그 생각을 잠시 접고 소설을 읽어 내려 갔습니다.

마지막을 다 읽고 이것이 유서라는 걸 알았습니다. 뭐라고 말해야 하나 그런 생각은 접었습니다.

멋진 말로 포장 할 필요가 없으니깐요 멋지다라는 말이 이 소설에도 나오죠

멋지다라는 말은 이  소설과 어쩌면 가장 안 어울리고 거리가 먼 말 입니다. 제 갠 생각으로는요

멋진 말을 하는 사람이 소설가라는 생각은 그 만큼 소설이  쓰기 힘들어서가 아닐까 생각 합니다.

저는 이 소설이 멋지다는 말로 다 포장이 안된다고 생각해요. 멋진 거 말고 한 수 위라고 생각되거든요.

저는 유서를 읽고 한 편의 사랑을 본 거 같아요.

둘은 사랑했고  , 그 증표가 효자손이지 않을까 합니다.

효자손은 대부분 나무로 만들죠 나무는 닳기 마련이고 효자손이 닳는다는 건 당신과의 헤어짐을 의미 할 수 있다고 생각 합니다. 효자손을 긁다가 그것을 멈춘 행위는 어쩌면 헤어짐을 예고 한 건 가요? 저는 잘 모르겠 습니다.

하지만 이 작품이 작가님의 다른 작품들 보다 크게 다가 온 이유는 그동안 작가님의   퀴어소설을 보면서 느낀건 불필요하게 느껴지는 잔인성 때문입니다 .

거기에 성적인 부분도요. 하지만 여기서는 굉장히 순화적으로 표현됩니다.

기법이 물흐르듯 전개되서 인지 장면에서 이러쿵 저러쿵 복잡하게 안나옵니다.

그게 이 소설을 극대화 시킨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야기를 뽑아보면 퀴어, 동성애, 에이즈, 자살 이런 묵직한 내용이 나오죠

이런 걸 너무 가볍게 다뤄도 안되고 너무 무겁게 다뤄도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생각 외로 적정선을 찾기가 어렵습니다.

여기서는 너무 무겁게 다루지 않았습니다. 가볍지도 않습니다. 그냥 읽게 합니다. 그리고 다시 되새김합니다.

이게 장점인 소설이에요. 가독성이 좋아요. 유서의 형식으로 쓴 것이 톡톡히 했습니다. 그래서 참신했습니다.

이런식의 글을 또 읽고 싶습니다. 우리는 잔혹함에 물들어 있습니다. 매일 싸우고 죽이는 그런 이야기 안에서 살고 실제로 그런 사건들도 많이 일어납니다.

이것은 그렇게 빠질 요소가 참 많습니다. 그걸 이렇게 써서 좋은 겁니다. 아마도요

다른 방식으로 이 이야기를 전개했다면 저는 이 만큼의 감동과 여운을 가지지 못했을겁니다.

어껴 읽고싶습니다. 닳지 않고 싶지만 긁고 싶어요

당신의 등을요

효자손이 되고 싶습니다. 그곳은 어떤가요?

안녕히 계세요

당신은 만족한 인생을 사셨다고 생각하십니까?

저는 후회없이 죽고 싶습니다. 그것이 오래 사는 것 보다 중요한 이유지요

저는 당신의 손을 잡아주지 못하지만 영원히 효자손으로 남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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