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쾌한 남극 생활 공모 브릿G 추천 공모채택

대상작품: 남극 고등학교의 하루 일과 (작가: 남산, 작품정보)
리뷰어: bard, 2월 11일, 조회 58

브릿G에서 쓰라는 소설은 안 쓰고 리뷰를 열 개나 썼더니 언젠가부터 이름 옆에 ‘추천 리뷰어’라는 딱지가 붙었습니다. 모두가 읽고 나서 고개를 끄덕일 만한 리뷰를 쓰고 있는지 스스로는 알 수 없지만, 앞으로 쓰는 리뷰에서는 정말로 작가 분에게 도움이 되는 리뷰를 쓰려고 노력하고 싶습니다. 제 이야기는 여기까지 하고요.

이 소설은 “남극 고등학교의 하루 일과”라는 제목이 붙어 있습니다. 남극 고등학교라니? 제목 그대로 남극 고등학교에 입학한 임방긋이라는 여자 고등학생이, 세종 과학기지에서 장미래 선생님에게 수업을 듣고 어른들과 같이 지내면서 겪는 희노애락을, 간략하고 읽기 쉬운 문체와 자세한 배경 설명으로 묘사해 나갑니다. 개인적으로 남극의 생활에는 흥미가 많습니다. 예전에, 왓챠에서 <남극의 쉐프>라는 영화를 보고 나서 남극에서 매일 아침밥을 먹는 기분이 어떨까? 남극에서 생활하면 저렇게 재미가 있을까? 실제로는 많이 힘들 텐데… 등등 생각의 나래를 펼치면서 남극에서 실제로 생활하는 사람들의 수기를 읽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최근에는 트위터에서 남극에서 대원으로 일하는 분이 펭귄들을 찍은 동영상을 업로드한 것을 보면서, 힘들지만 나름대로 보람을 느끼는 삶을 살짝 엿보기도 했습니다. 그런 만큼 작가님의 소설도 후루룩 읽어 내려갔습니다. 다만, 몇 가지 의문점을 정리해 보고 싶습니다. 첫째, 효율만 놓고 보면 고등학생 7명(6명)을 한 곳에서 살게 만드는 게 교육을 하는 교육자의 입장에서도 좋아 보이는데 굳이 3명씩 나눈 이유가 궁금합니다. 만약 과학기지에 고등학생이 세 명밖에 없다면 외로움을 느끼지 않을까라고 생각이 들었어요. 둘째, 임방긋의 말투가 일관되지 않습니다. 남성 작가가 나름대로 여고생의 말투를 궁리해서 사용하는 것 같은데, 중간에 위화감이 느껴지는 문장이 있습니다. 예컨대 “~있는 겁니다”라고 그녀가 말할 때 갑자기 작가가 화자의 입 속으로 들어가는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사소한 포인트이긴 하지만, “4차 산업혁명”과 남극에 고등학생이 거주하는 프로젝트 사이에 무슨 관계가 있는지 잘 모르겠어요. 만약 4차 산업혁명의 허구성을 지적하려는 의도였다면 유머가 있지만, 실제로 작가님이 그런 의도를 가지고 있었을까요.

작품이 가진 여러 의문점에도 불구하고, <남극 고등학교의 하루 일과>는 유쾌하게 읽을 수 있는 소설입니다. 바다에서 남극대구를 잡는 장면도 좋았고, 빙벽을 바라보면서 나누는 대화에서도 특유의 공기가 묻어 나옵니다. 임방긋이 “나는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킹 조지 섬의 여름 밤하늘은 완연한 검정색이 아니라 짙은 군청색이었다”라고 읊는 장면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실제로 남극에서 거주하고 있는 어떤 사람이 할 법한 생각과 묘사라는 점에서, 제게 이 소설이 그려내는 세계는 현실 세계에서 그리 멀리 떨어지지 않은 것처럼 보였습니다.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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