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피가 되고 살이 되는 그대]를 먼저 읽고 이 소설을 읽었어요. 같이 묶어서 리뷰를 쓸 수 있다면 편하겠다 싶어서 사건(3)까지 읽었고, 묶어서 리뷰를 쓸 수 없다고 판단했고요. 리뷰 공모란으로 돌아가 작가님의 말씀을 여러번 읽었어요. 사실 지금도 읽고 있고요. “이 작품은 이미 완성한 글을 토대로 리메이크를 하고 있는 중이며, 현재는 작업 중단 상태이고 조만간 미완성 작품으로 하드에 보관만 해놓을 것 같습니다.” 현재 작업 중단 상태이며 이 소설의 미래는 아마도 미완성으로 하드에 자리를 차지하는 것 – 으로 해석했습니다. 작가 본인이 완성을 안(못)할 것 같다는 소설로 리뷰 공모를 하는 이유가 뭘까, 이 소설에 주는 마지막 기회? 배려같은 건가, 글쎄요 저는 작가 입장이 되어 본 적이 없어서 이 부분을 모르겠는데요. 모르겠기에 이상한 리뷰가 될 가능성이 짙은데 그래도 씁니다.
저에게 이 소설은 상당히 이상한데요, 이 이상함의 원인이 뭘까 곰곰히 생각해보니 아무래도 소설의 ‘눈썹’ 같아요. (제 기억이 맞나 모르겠는데요, 전에도 한 번 면접때 사고로 눈썹이 날아간 여자와의 이야기를 다룬 소설을 브릿g에 연재하시지 않았던가요? 장편으로 기억하는데요, 면접에서 떨어진 후 카페에서 우연히 다시 만나…..혹시 제 기억이 틀린 거라면 말씀을 해주세요, 삭제할께요.) 아주 중요한 면접 장소에서 사고로 눈썹이 사라진 여자 – 이 설정이 먹히려면 예기치 못한 큰 사건이어야 할텐데, 제가 느낀건 큰 사건이 아니란 겁니다. 오히려 흔하게 퍼져 있는 오해에서 기인한 점이라고도 느꼈어요. 무슨 개그 프로그램이나 개그 만화에서 본, 눈썹이 없는 여자사람친구와 휴일에 우연히 마주친 상황 같은 거? 당황해서 어쩔 줄 모르는 캐릭터로서 존재하는 여자?
오늘 처음 본 얼간이 때문에 눈썹이 날아갔으니, 그것도 하필 면접 장소에서요, 열받고 당황스러울 수 있어요. 그럼 이 여자는 제일 먼저 뭘 해야 할까요? 눈썹을 다시 그려야죠. 눈썹 전용 펜슬로 그리던, 아이셰도우로 칠하든, 아니면 그냥 사무용 연필로 그려도 되고요, 또 모르죠 평소에 눈썹 그리기 귀찮아서 눈썹 문신을 한 여자일지도요. 짜증나고 당황스러운 상황이지만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고요. 그냥 다시 그리면 돼요. 그런데 이 남주나 여주는, 그리고 이 소설의 논조는, 무슨 대체 불가능한 걸 상실한 것 마냥 굴고 있어요, 무슨 여자한텐 치명적인 흠인 것 마냥 굴고 있다고요. 이 부분이 사건(3)까지 읽으면서 가장 이상한 점이었어요.
이 눈썹 설정을 이해 못하니 미소와의 연관도 저한테는 어색하게 느껴졌던 것 같아요. 남주나 여주나 왜 심각한지 이입을 못하니까 계속, 인간한테 눈썹이 그렇게 중요한가/눈썹에 왜 저렇게 집착(?)하는가/내가 눈썹에 너무 무심하게 살아서 이 상황 이해를 못 하는건가….이런 생각들을 하면서 읽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