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은 작가가 닦아놓은 길이다 공모

대상작품: 모나리자: 미소가 없는 그대 (작가: , 작품정보)
리뷰어: 엔별, 19년 2월, 조회 26

그 길이 평탄한지 울퉁불퉁한지 차가 많이다니는지 적게 다니는지 굽이가는 시골길인지 빠르게 달리는 고속도로인지는 닦아놓은 작가마다 다르다. 읽은 독자에 따라서 정해놓은 규칙에 따르지 않는 경우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그 길이 뚫려 있는대로 진행하게 된다.

그런 의미에 있어서 이 작품은 매우 잘 닦인 고속도로라고 평가할 수 있다. 문체도 쉽게 읽히면서 너무 투박하지도 않고 여러 곳곳에 재미있는 요소들을 넣어 놓아서 글이 편한하고 즐겁게 진행된다. 물론 조금 프롤로그의 분량이 조금 긴 감이 없지않아 있지만 그렇게 과하지 않고 작가와 독자의 취향의 영역으로 생각할만한 정도이다.

그러나 소설이라는 고속도로에 진입을 도와주는 IC 역할을 담당하는 도입부에서 아쉬운 부분이 보인다. 2019년 현재, 고속도로 IC에는 거의 무조건 ‘하이패스’가 설치되어 있다. 요금소에서 멈춰서 정산하는 불편함을 배제시켜주는 이 장치가 없는 곳을 볼 수 없다.

하지만 이 소설에는 하이패스가 없는 느낌이다. 길이 잘못 설계된 것도 아니고, 시공이 미흡한 것도 아니다. 또한 읽다보면 왜 설치하지 않고 통행권을 직접 뽑았는지 알 수 있다. 하지만 도입부만 보고 결과를 내리라고 한다면 재미있지만 조금 아쉽다고 할 것이다.

과연 2019년, 어느 회사에서 면접을 보러 온 사람에게 박스를 접어서 테이프를 붙이는 일을 시킬까? 만약에 회사가 너무 영세하고 급해서 시킨다고 해도 그것을 승낙할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 또한 경비를 부를 수 있을만한 회사가 그렇게 영세할까? 내 머리 속에서는 이 생각만 반복되어서 맴돌았다.

물론 그 이후에 진행되다보면 왜 그리하였는지 ‘납-득’이 되고,, 소설이니까 그렇게 불편하지 않고 넘어갈 수 있을 수 있다고 하지만 개인적인 입장에서는 아쉬운 부분이다. ‘불-편’을 느끼어서 도로에 진입하려다가 이탈할 수 있다고 생각이 든다.

그리하여 이 소설의 도입부를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아무런 문제없이 훌륭한 도로이지만 하이패스가 설치되지 않아서 불편하여 무언가 찝찝함을 안고 시작하는 여정의 시작”라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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