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 힘들 때, 혹은 후회 되는 일이 있을 때 과거로 돌아간다면, 과 같은 생각을 많이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때로 돌아간다면 이런 선택을 했을 텐데, 하지 않았을 텐데,
하지 말았어야 하는 일과 바꿔야 할 일들이 수두룩 한 게 과거죠.
그래서 과거로 돌아가는 소재는 정말로 현실에서 일어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여러 번 하게 될 정도로 매력적인 소재인 것 같은데요.
기억을 가지고 돌아가면 앞으로 일어나게 될 일들을 잘 알고 있을 테니 실수도 없이 잘 해 나갈 수 있을 거라고도 생각합니다.
주인공인 “나”도 마찬가지였을 거예요.
2년 후에 부모님이 사고로 돌아가시는 것도 알고 있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잘 알고 있죠.
하지만 원래 그 자리에 살고 있는 열두 살의 “나”가 걸림돌이 됩니다. 빈 자리가 있어야 들어갈 자리도 있을 테니까요.
처음에 28살의 “나”가 12살의 “나”를 정말로 죽이게 된다면 정말 아무 문제 없는 걸까?
현재의 “나”마저도 사라지는 게 아닐까? 하는 걱정도 잠깐 했습니다만,
뒤에 기다리고 있던 결말은 오히려 더 섬뜩한 결과를 가지고 있더군요.
38살의 “나”는 이미 수 번 자신을 죽이러 오는 “나”를 죽였고, 노련함마저 보입니다.
28살의 “나”가 느꼈던 것처럼 저도 이 부분에서 굉장히 슬퍼졌습니다.
결국 과거도 현재도, 그리고 미래도 행복할 수 없다는 사실을 확인한 채로 죽게 되는 건 또 얼마나 절망스러울까 싶었습니다.
심지어 38살의 “나”는 과거로 돌아와서 행복해질 거라는 기대조차 하지 않았다는 대사가 아득하기만 합니다.
바로 얼마 전에도 무척 우울해져서 과거로 돌아간다면, 에 대해 생각하고 있었는데요.
38살의 “나”가 28살의 “나”를 보며 한심하다고 했던 말이 콕콕 박히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지금의 저는 과연 10년 뒤의 제가 생각하기에 한심하지 않을까, 싶은 생각도 문득 들었고요.
생각했던 것과는 다른 결말이라 놀랍고 즐거운 글이었습니다. 잘 읽었습니다: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