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소설을 읽기 전 예상했던 내용과 실제 내용의 차이?
A. <암흑열차>라는 제목을 보고 떠올랐던 이미지는 “은하철도 999”였습니다. 코즈믹호러라고 하니, 좀 더 어두운 버전의 “은하철도 999”가 아닐까 했었죠. 그러나 이 암흑열차는 훨씬 더 공허하고 외롭고, 공포스럽고 미스터리했습니다. 읽어내려 갈수록 공포가 더해졌고요.
Q. 소설을 읽으며 느꼈던 점
A. 눈을 뜨자마자 발견한 텅 빈 열차 속 자신, 열차를 건너가다 만난 한 승객. 그리고 그 승객은 바로 자기 자신이었죠. 너무나도 비현실적인 상황이었지만, 주인공은 ‘평행세계’ 혹은 ‘타임머신’정도를 떠올리며 어쩐지 조금은 미심쩍어 하면서도 그 상황을 받아들입니다. 마치 우리가 꿈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나도 어느 정도는 수긍하며 넘어가듯 말이죠. 그리고 또 다시 만난 다른 시간대의 자신, 그리고 그 중심에는 주인공 V의 여자친구인 베넷이 있었습니다. 철학적인듯 모호한 이야기를 계속 던지죠. ‘어둠에는 시작도 끝도 없다’고 말이죠. 그리고 그는 이 열차네 있는 자신 또한 시작도, 끝도 존재하지 않는 존재라 생각하게 됩니다. 그는 자신이 시작이라고 생각했던 첫 열차의 자신으로 돌아갈수도 없게 됩니다. 그리고 이 모든 상황은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다고 인식하게 되죠. 비로소 모든 불이 꺼지고, 어둠이 찾아온 순간, 그는 충만함을 느끼게 됩니다. 어쩌면 V 그 자신이 어둠 그 자체가 아니었을까요. 꿈같았던 모든 순간이 결국 V 그 자신이었을테지요. 사실 제가 이해한 것이 작가님의 의도와 비슷할지 확신할 수는 없지만, 제 해석은 그랬고 읽을수록 다르게 이해되고 해석되던 재밌는 작품이었습니다. 또한 이 작품은 <암흑색맹>, <암흑산장>에 이어 세 번째로 이어지는 시리즈물이라고 알고있는데요. 이 세 작품이 시리즈물이라고 이해할 수 있는 이유 중에 하나는 ‘어둠’을 모티프로 했다는 것과 ‘V와 베넷’이 공통적으로 등장한다는 것이죠. 그런데 각 작품마다 이야기의 키를 잡고 있는 이는 매번 달라집니다. 어떤 때는 V가 이야기의 열쇠를 쥐고 있기도 하고, 또 어떤 때는 베넷이기도 하죠. 이 <암흑열차>의 경우에는 베넷이 이야기의 열쇠를 쥐고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어쩌면 그들은 이름만 같고 다른 인물일수도 있지만 저는 그들 각자가 그런 세계관을 경험해가며 사고가 점차 확장된다는 느낌이 들기도 했어요. 어쩌면 암흑열차에서 베넷이 이야기했던, 시작도 끝도 없는 암흑이 언젠가 다음 시리즈에서 더 확장된 개념으로 등장할 수도 있고 어쩌면 그 개념의 끝이 암흑열차의 결말일수도 있겠지요. 게다가 각 작품마다 그려내고 있는 암흑의 모습이 달라서 그 점도 매력적이라 생각했습니다. 아무튼 <암흑열차>를 시작으로, 호기심으로 세 편의 작품을 모두 읽어보았는데 역시 전체 작품을 모두 읽어보는 것이 이 시리즈의 매력을 완전히 느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Q. 소설의 미래 독자에게
A. 독특한 설정의 기묘하게 무서운 소설입니다. 읽을수록 주인공들의 대사가 다르게 해석되기도 하고, 마치 한 편의 꿈을 주인공과 함께 꾸는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푹 빠져 읽어내려갔었어요. 그리고 이 작품을 보신 이후에는 남은 암흑 시리즈도 읽어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