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과 춤사위의 경계 사이에서 한참을 고민했다. 장르가 호러라는데 무서우면 어쩌지 하는 생각에 몇 번을 들락날락하다가 읽게된 탱탱님의 글은 그야말로 참신하고 발랄한 춤사위가 그려진 글이었다. 용하다고 소문난 무당집을 거치고 거치며 돌아다니는 아가씨 곁에 보이지 않는 흉측한 것이 붙었다. 눈밑이 거뭇한 아가씨는 안간힘을 다해 그 흉측한 것을 몸에 떼려고 하지만 가는 집마다 나는 ‘못해요’를 라며, 두손두발을 들기 일쑤였다.
그럴 때마다 소개되는 한 곳이 있었으니 무슨 상가 실용무용 학원에 원생으로 있는 ‘곤’이라는 사람을 찾으라고 했다. 도무지 매치가 안되는 장소와 신내림을 받지 않는 이에게 가라니 도통 믿겨지지 않는 소리만 해대는 그들에게 짜증이 솟구쳤다. 한껏 짜증이 났지만 아가씨는 다른 대안이 없어 결국 많은 이들이 지목하던 그곳을 찾아갔다.
쿵쿵- 실용무용 학원 답게 울려퍼지는 음악소리. 역시 원귀를 물리칠 이가 어디 있는 것이며, 과연 ‘곤’이라는 이가 아가씨의 곁에 선 귀를 잡을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궁금증이 커져 나갔다. 읽으면 읽을수록 으시시하고 무서운 느낌과 달리 마치 만화를 보는 것 처럼 상황적 매치는 맞지 않으나 곤의 춤사위는 무당의 춤사위 만큼이나 선하면서도 강렬한(?) 느낌으로 다가왔다.
풉, 한참을 큭큭 거리며 문장을 읽다보니 어느덧 아가씨의 몸에 붙어있는 원귀가 붙어있는지, 떨어졌는지 모를 정도로. 한껏 긴장했던 몸이 스르르 풀리는 것처럼 탱탱님의 글은 통통 튀는 탱탱볼처럼 상황적 묘사나, 인물들이 사근사근하게 느껴진다. 어쩐지 우리 곁에 있을 것만 같은 곤의 이야기. 앞으로 댄스 학원을 지나쳐 가면 탱탱님의 귀염뽀작한 이야기가 계속 생각날 것 같다.
작가님 정통 퇴마물 잘 읽었습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