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강한 말은 쓰지마… 공모

대상작품: 투견 (작가: 케밀, 작품정보)
리뷰어: 비마커, 18년 12월, 조회 815

우선, 마우스피스는 끼는 사람 치열에 맞춰야 하기 때문에 맞춤제작해야 한다. 주인공도 모르는 사이에 주인공용 마우스피스가 만들어졌다는 것도 어색하고, 주인공에게 맞춰졌을 물건을 주인이 껴놓고 괜찮았다고 하는 것도 어불성설으로 보인다.

 

블리치라는 만화의 유명한 대사 중에 이런 게 있다.

너무 강한 말은 쓰지마…

약해 보인다구.

 

이 작품은 1인칭 주인공 시점이며, 주인공의 불행한 삶 탓인지 전체적으로 강한 말들로 이루어져 있다.

예를 들면

…백수 혹은 낙오자 또는 쓰레기들이 주를 이룬다. 나는 거기에 속한 한 명ㅡ한 마리다.

이런 식으로 자기를 표현하거나.

오래 생각하기를 귀찮아하는 작자답게 금세 화제를 돌렸다. 개새끼들이 보입니다. 삿대질을 따라간 시야에 들어온 풍경을 담백하게 내뱉었다. 담배 열 개비를 한 번에 피우는 개새끼, 전신문신을 사방에 드러내고서 우람한 음경을 뽐내는 개새끼, 칼을 손 안에서 굴리며 거들먹대는 개새끼. 그래봤자 개새끼인 개새끼들이 다양한 개성을 뽐내느라 분주했다.

이런 식으로 타인을 표현한다.

꼭 강한 말을 쓴다고 약해 보이는 건 아니지만, 강한 말을 쓰면서 강해 보이려면 실제로 강함이 받쳐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처럼 작품을 폭력적인 문장으로 점철한다면 그 문장을 뒷받침할 만한 정교한 플롯이 뒤따라줘야 하는데, 이 작품은 플롯이 아쉽다.

작품은 현재(경기 시작 전), 과거(어린시절), 현재(경기), 현재(복수)의 구조를 띄는데, 주인공의 목적이 복수인 데에 반해 복수에 할애하는 분량이 적다. 그 적은 부분에서도 보여주는 부분은 복수를 하는 장면 뿐이고, 그 과정과 그 이전 과정은 전혀 보여주지 않는다. 이 작품은 보여줘야 할 걸 너무 많이 생략했다.

또, 빚이 많기 때문에 투기장에서 싸우는 걸로 착실히 돈을 벌어서 갚는 이야기인데도 364전 364승 모두 1라운드에서 K.O압승으로 이겨왔다고 하는 걸 보면 주인공은 별로 고생조차 하지 않는 걸로 보인다. 그래서 ‘강한 말’, ‘강한 설정’들에도 불구하고, 이야기에서 느껴지는 임팩트가 없는 것 같다. 착실히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며 돈을 모아 학자금을 갚는 이야기와 긴장감에서는 다를 것 없달까.

소재와 상관없이 플롯이 뒤따라주면 충분히 긴장감이 넘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수작으로 꼽히는 작품들은 대부분 이 작품보다 온건한 설정을 사용한다. 요컨대 잔인함, 폭력성과 같은 ‘강한 말’들만으로는 정말 강한 작품이 되기 힘들다.

슬래셔 무비처럼 폭력성 자체를 추구한다면, 좀 더 처절해야 재밌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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