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는 캐릭터의 입을 빌려 이야기한다 비평 브릿G추천

대상작품: 심장을 노려라 (작가: 공소니, 작품정보)
리뷰어: 깊은숲, 18년 12월, 조회 101

현재 리뷰를 쓰는 시점에서 본작은 5화까지 연제가 되어있음을 밝힙니다.

작가 본인의 실력이 향상 된 것인지, 혹은 원래 그쪽이 강점인지 3화에서 5화까지의 내용은 캐릭터에 대한 감정이입이나 상황 묘사에 대한 인식에 대한 부분에서 굉장히 편하고 좋은 글이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문제는 저 3화에서 5화까지의 스타일이 이 작품에서 주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게 제 생각이네요. 일단 사후세계나 그와 관련된 이야기에 앞서는 배경깔기일 뿐이니까요.

이 소설에서 주요한 진행은 1화나 2화의 스토리텔링 방식이 될 거라는 거죠. 그래서 참 아쉽습니다. 3~5화에서 보여준 기량이요.

일단 과거 회상(회상 진입을 좀더 다듬없으면 합니다) 이전에 저는 글을 읽을때 참으면서 읽어야 했습니다. 쏟아지는 정보가 너무 많아요. 문제는 그게 이야기 진행에 쓸모가 없는 경우가 많다는 겁니다. 맥거핀이에요. 물귀신에 대해 그 시점에서 알아야 할 이유가 뭡니까. 또한, 초보 글쓴이들, 특히 고유의 설정이 있는 세계관을 풀어내는 것에 익숙하지 않은 분들이 하시는 흔한 실수가 가장 큰 문제입니다. 작가는 캐릭터의 입을 빌려서 전달해야지, 직접 그 정보를 전달하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그런데 본작에서는 작가가 직접 그 정보를 나열합니다. 관심도 없고 이야기에 반드시 필요한 내용도 아닌게 주요 스토리 진행보다 분량이 거의 같거나 더 많습니다. 글을 읽을때 이게 너무 고역입니다. 교과서 보는 기분이에요.

그리고 이게 처음 나온 노인을 보면 군상극인 것 같습니다만, 그렇다면 등장 순서대로 그 노인 이야기부터 풀었어야 하는게 맞지않나 싶습니다. 노인 이후에 캐릭터가 나오고, 그 캐릭터는 과거회상으로 기틀을 탄탄하게 잡아주는데 노인은 그런 묘사가 없잖아요. 물론, 이 부분은 아직 작품 초반이고 그 후에 내용이 나오지 않아 완전히 해당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만약 군상극이 아닌 주인공을 기틀로 잡고 이끌어가는 형식이고, 후에 노인의 암시된 존재가 그에 맞는 역할을 하는 방식이라면 이 부분은 무시하셔도 좋습니다.

작품 초반이라 당장 더 짚을 부분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일단, 현제 있는 가장 큰 문제인 설정에 대한 직접적인 묘사에 대해서 조금 더 얘기해 보겠습니다. 브릿g 간판 작가 이영도 작가님의 작품을 보면 느낄 수 있는 부분인데, 절대 이야기의 독특하고 이국적인 설명이 직접적으로 묘사되는 경우가 없습니다. 대신 필요와 상황에 따라 등장인물의 입을 통해 묘사되고 암시됩니다. 그런데 독자들은 놀라울 정도로 세계관을 정확하게 그려낼 수 있는데요, 이유를 찾아보자면.

1. 상황을 이끌어 가는 과정에서 생기는 논리적 공백을 채움으로서 그 배경을 노출하며,

2. 그 과정에서 채우는 공백 이외의 부수적인 것들(설정)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음으로서 필요이상의 정보를 제공하지 않아 정보의 과잉을 피하며, 그로서 정보의 과잉으로 인한 독자의 혼란 역시 피하며,

3. 정교하게 짜여진 세계관 안에서 발생하는 일들에는 일련의 타당성과 논리의 일치성이 존재하여 발생되는 사건과 그에 필요한 취사선택된 정보에는 공통의 흐름이 존재하게되고, 그로 하여금 생소하고 이국적인 설정도 주어진 상황과 정보 아래에서 합리적인 구상을 용이하게 한다.

그와 더불어 이야기가 진행되는 그 장면 캐릭터의 입에서 그 설정과 내용을 언급함으로 이야기에 대한 몰입도도 유지하죠.

쉽게 예를 들어, 영화를 보는데 이야기 진행 도중 캐릭터가 설명하는 장면을 최대한 간소화하고는 이야기 중간중간에 검은 배경에 글씨와 나레이션이 나와서는 관련 설정을(혹은 필요 없는 정보를) 주르륵 이야기 하면 몰입도를 심각하게 해치겠죠.

일단 현 상황에서, 제가 생각하는 본작에 필요한 정보는

1. 사후에도 의식은 남아 어떠한 목적을 위한 일정 기한을 부여받는다.

이것 뿐입니다. 심장에 관련한 설정에 관해서는 읽는 사람들의 의견이 갈릴 수 있겠습니다만, 저는 이에 대한 내용을 조금 더 뒤에 배치해도 상관없을 거라고 봅니다. 암시를 할거라면, 저였다면 어떤 목걸이를 죽은이들이 공통적으로 지니고 있다고만 묘사했을 것 같습니다. 그 외의 정보는 현제 시점에서 전혀 이야기 진행에 도움이 되지를 않아요(여기서 말하는 그 외의 정보는 작가가 직접 이야기와 관계없이 써넣은 내용을 말합니다). 대신 남겨둔 목걸이에 대한 내용을 나중에 심장에 관련된 상황이 왔을때 어떠한 캐릭터를 투입하거나 존재하는 캐릭터로 하여금 설명을 했을 것 같습니다.

*모든 걸 밝히지 않고 호기심을 자극하는 미스터리의(본작에서는 목걸이의 정체가 될 수 있었고요) 사용은 독자들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몰입하는 장치로 자주 쓰입니다.

요약을 하자면, 직접적으로 설정을 설명하지 않고, 논리적으로 일관된 세계관의 설정들을 이야기의 상황에 맞게, 과잉되지 않은 엄선된 필요 정보만을 캐릭터를 통해 전달함으로 몰입도를 잡는게 좋겠습니다.

총평: 솔직히 초반부를 보고 상당히 읽기가 힘들었습니다만, 3~5화에서 보여준 기량은 정말 좋았습니다. 해당 회차들에서 캐릭터 구축을 정말 잘하셨고, 감정이나 상황에 대한 공감이 잘되었고 또한 재미도 있었습니다. 위에서 언급한 문제점들을 인지하고 고치시면서 본인의 기량을 잘 살리면 정말 재밌는 소설이 될 것 같습니다.

ps. 본인은 해외 거주자라 한글 맞춤법이 안맞는 부분이 있을 수 있습니다. 감안해 주시고 지적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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