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켠님의 누구든 실종시켜 드립니다를 읽고 공모 브릿G추천

대상작품: 누구든 실종시켜 드립니다 (작가: 한켠, 작품정보)
리뷰어: 녹음익, 18년 10월, 조회 310

읽으면서 감상문 작성하고 올리려다 보니까 리뷰에 대한 지침이 있었네요. 그래서 지우고 급하게 다시 써 보았습니다.

저는 소설 속 인물들의 나이를 좀 지난 쪽이에요. 아직도 꿈을 꾸고 있고 성공은 못했네요. 종사하고 있는 직업도 불안정하고요. 아마 소설 속에서 전일도 탐정과 어떤 계기로든 만났으면 탐정이 꼭 자기 모습 보는 것 같은 마음에 밥 사주면서 곧 좋은 날이 있을 겁니다하고 떠나 보내는 엑스트라 1 정도의 위치였을 것 같아요.

이런 식의 글은 써본 적이 없어서 현실이랑 꿈이랑 사랑에 대한 입장을 각각 나눠서 기술해보고, 여기에 기반해서 등장인물의 처지였다면 어떻게 행동했을 지를 상상해 볼게요.

저는 현실에 대해 생각할 때면 항상 샤이닝에 나오는 할로런이 했던 말이 떠올라요. 지금 당장은 주변에 책이 없어서 정확한 문장은 모르겠고 뉘앙스만 전달하자면 세상은 너에게 악의를 가진 것이 아니라 그냥 아예 관심이 없는 거다라는 말이었어요. 도덕경의 천지불인이라는 말이랑 상통하는 것 같아서 종종 같이 묶어서 생각하기도 해요. 여기에 요재지이의 운칠기삼이라는 말을 더하면 제가 바라보는 현실이 되죠. 본질적으로 무심하고, 혼란스럽고, 한치 앞도 예측할 수 없는 곳이요. 가끔 스스로도 너무 비관적인 관점이라고 생각해서 좀 시각을 바꿔보려고 시도해 볼 때도 있지만 번번히 실패하네요.

꿈에 대해서는 양가감정을 가지고 있어요. 좋은 점부터 말하자면, 현실이 힘들 때 꿈은 버팀목이 되어주죠. 내가 지금 겪고 있는 끔찍한 일들이 언젠가는 내 꿈의 자양분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면 그래도 어느 정도는 고통을 견딜 수 있거든요. 하지만 한편으로는 꿈을 싫어해요. 차라리 돈이 많이 되거나 재능을 가진 분야에 꿈이 있었다면 꿈을 이루지 못하는 상황에 절망하지도 않았을 거고, 지금보다 금전적인 상황도 더 나아졌을 것이라 생각하니까요. 그런 면에서 꿈은 애증의 대상인 것 같아요.

사랑은 돈이 아니라 좋은 기분으로 치환할 수 있는 자원들을 가지고 경쟁하는 일종의 경제활동이라고 생각해요. 사랑에 있어서 중요한 요소로 꼽히는 것들을 보면 외모, , 심성 등인데 이런 자원들이 상대방에게 좋은 기분을 줄 수 있다면 사랑으로 이어지는 거죠. 그런 자원을 가지지 못한 사람들은 도태되는 것이고요. 그렇기에 일단 사랑을 시작했다 하더라도 이런 자원들이 바닥나면 결국 사랑도 식겠죠. 사랑에는 관성이라는 게 있는 것 같아서 그 원래 크기가 어땠는가에 따라 한 동안은 자원 없이도 굴러가겠지만 한계는 있다는 생각이에요. 저는 로맨스를 자주 읽지는 않지만 읽는다면 사랑에 관해 제가 가지고 있는 그런 관점들을 잊을 수 있기 때문에 읽어요. 로맨스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전부 사랑에 필요한 자원들을 일정 수준 이상 가지고 있고, 그 자원이 궁극적으로 바닥나는 일이 일어나지 않으니까 한 번 사귀면 다들 평생 가거든요.

그럼 제가 만약 수완이었으면 어떻게 했을 것이냐…. 사실 작중의 세계관에서 유튜브가 어느 정도로 레드오션이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얼빠로 추정되는 전일도가 첫 눈에 인정할 만큼 예쁘다면 반드시 일정 정도는 수요가 있을 거라고 봐요. 공무원 공부는 상당히 고역이겠으나, 유튜브 하나에만 전념하기에는 위험부담이 크니 그래도 시도는 해봐야겠죠. 저라면 유튜브와 동시송출이 가능한 다른 플랫폼에서 스트리밍으로 공부방송을 시도해 볼 것 같아요. 10시간 공부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마지막엔 시간을 정해서 시청자들 대상으로 오늘이나 어제 공부한 걸 설명해주면서 복습하는 포맷이 당장은 떠오르네요. 그러다 시험에 합격하면 유튜브는 접고 공무원으로서의 삶을 살아가는 것이고, 그렇지 않고 합격 전에 운 좋게 유튜브에서 구독자가 모이고 광고수익을 받기 시작했다면 편집자 구해서 유튜브에 전념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방향 같다는 생각이에요.

전일도였다면 전 당장 대학 들어가서 법학전문대학원 준비했을 것 같아요. 탐정이니 기본적인 머리도 있겠다, 변호사 직함까지 가지고 있으면 설령 끝까지 탐정을 고집한다고 해도 수임 등의 측면에선 분명히 이점이 있을 테니까요.

썽은 잘 모르겠네요. 여기 등장하는 세 인물들 중에서 가장 자기 꿈에 대한 확신이 강한 사람 같아서, 제가 썽이라도 그냥 썽처럼 살 거라는 생각밖에는 안 들어요. 글 쓴다니 잘 되었으면 좋겠다는 마음뿐이네요.

, 이렇습니다. 소설은 재미있게 읽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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