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일한 야근러여, 이제 즐겨라! 감상 브릿G추천

대상작품: 기괴하고 이상한 이야기 – 6. 야근러는 퇴직이 하고 싶어 (작가: 미이, 작품정보)
리뷰어: 글포도, 18년 10월, 조회 50

백수로 오랫동안 돈줄이 마르다 보면 계약직이라도 하고 싶고 계약직을 오랫동안 하다 보면 정규직이 되고 싶고 정규직을 오랫동안 하다 보면 남보다 먼저 승진이 되고 싶고 이도 저도 안 되고 일에 치이고 야근만 계속 하다 보면 퇴직이 하고 싶고…

 

허나 그것도 쉽지 않은 일. 자고 나면 자영업자들의 페업 소식이 들려오는 요즘 같은 때는 퇴직을 하고 근사한 가게를 하나 낸 다음 사장님 소리를 들으며 돈을 끌어 모으는 상상은 상상일 때 좋을 뿐일지도 모른다. 직장 안이든 밖이든 적자생존의 전쟁터가 된 지는 벌써 오래 된 일.

 

퇴직을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사람들, 살기 위해서 옳지 않은 선택을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었다. 맞다. 다수의 사람들의 생각처럼 뭐 같은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어쩔 수 없는 일일지도 모른다. 그래도 우리의 주인공이 있어서 그나마 다행이었다. 다수에게 끝까지 옳지 못하다고 설득하다가 욕을 먹던 주인공이 파란 서류철을 들고 다가갈 때는 가슴이 먹먹할 지경이었다. 그래도 당신만은. 당신만은 안돼….!

 

이 주인공처럼 행동해야 맞다. 그래서 파란 서류철을 들고 주인공이 결국 경애씨에게 걸어갈 때 살짝 배신감 같은 게 들었는지도 모르겠다. 우리 안의 ‘옳음’은 다른 직원들에게 핍박받고 재수없다고 비난 받으며 직장내 왕따가 될지언정 끝까지 주인공만은 옳은 걸 지켜내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하지만 역시 소설은 끝까지 읽어야 한다. 반전이 준비 돼 있기 때문이다. 나는 이 반전도 유쾌했다.

우리 직장인들이 야근 없이 ‘저녁이 있는 삶’을 온전히 누리는 건 아직 먼 일일까? ‘기괴하고 이상한 이야기’라고 하지만 다시 한번 현실을 똑바로 들여다보게 해주는 재밌는 소설이었다.  우연히 시리즈 중의 가장 나중 것을 먼저 읽었는데 나머지 기괴하고 이상한 이야기들도 구경하러 가야겠다.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