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울하고 배덕하지만 불쾌하지는 않은 감상 브릿G추천

대상작품: 서왕(鼠王) (작가: 한켠, 작품정보)
리뷰어: 보네토, 17년 2월, 조회 344

-이 리뷰는 스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아니다, 작품 소개에 이미 스토리라인이 나와있는데 이걸 스포랄 것까지야; 여튼 스포는 스포입니다-

 

(리뷰를 쓰게 되는 날이 올 줄이야! 게다가 이 쟁쟁한 리뷰 게시판에, 도통 글 정리를 못해 의식의 흐름대로 온갖 소리를 지껄이는 제가 감히 리뷰를! OTL)

브릿지에서 온갖 글을 보는 재미도 좋습니다만, 제가 제일 좋아하는 게시판은 자유게시판과 리뷰게시판입니다. 사람들의 생각과 평가가 비슷한 듯하면서도 전부 다른 점이 재미있어요. 어제도 해묵은 불면증 덕에 리뷰게시판의 유령이 되어 떠돌고 있었는데, 아 이런, 이X인 님의 리뷰를 읽고 말았습니다.

보통은 자기 직전에 리뷰게시판을 보기 때문에 리뷰를 읽어도 곧장 소설을 누르게 되지 않는데 말입니다, 어제는 꼭 뭐에 홀린 것처럼 리뷰 대상 작품 보기를 눌러버렸습니다. 자시(子時)라서 그랬나 봅니다. 아쉬운 일입니다. 뭔가 자(子)를 하나 더 맞출 수 있으면, 더 운명적이었을 텐데요. 정유년 임인월 정축일 경자시의 일입니다. 아, 그러고보면 저보다 하루 먼저 읽으신 분들은 병자일이었을 겁니다! 안타깝네요(!?)

 

덤덤한 듯 슬프게, 자조하는 듯한 어조로 독백하는 것처럼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출생의 비밀, 성장과정, 그리고 원하지 않았지만 받아들이게 된 운명과, 배덕한데도 작품 전반적 분위기 때문에 그 배덕함이 불쾌감으로 와 닿지 않는 사랑… 주인공은 정말로 왕의 아들이었을까요, 아니면 그냥 끌려온 광대놀음의 거짓 광대였을까요. 최빈의 아이는 어쩌다 주인공의 마음에 들어왔을까요- 그리고, 동침이 성공적이었는지 성공적이지 않았는지가 (전개상 필요하지 않았는데도) 궁금한 이유는 저의 저열함일까요, 아니면 주인공의 사랑을 응원하기 때문일까요?

그가 떠나간 최빈의 아이를 찾길 바랍니다. 혈연이든 혈연이 아니든 다시 만나 이번에야말로 사랑할 수 있길 바랍니다. 궁이 불타면서 모든 게 다 사라졌으니까, 다시 태어난 것처럼 살다 재회하여 사랑이 되기를 바랍니다.

 

선물 받은 기분으로 꼼꼼히 읽고 만족하며 잠들었습니다. 자리에 누워 눈을 감았더니, 보이는 눈꺼풀 안쪽 붉고 검은 색들이 마치 불타는 소설 속 장면 같습니다.

한 번 클릭하면 정말 끝을 볼 때까지 계속 보게 될 겁니다. 감사합니다. 한켠님의 다음 작품도 기대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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