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복 입은 007이 심야 애니메이션으로 방영된다면 공모 브릿G추천

대상작품: 과외활동 (작가: 이시우, 작품정보)
리뷰어: , 18년 8월, 조회 159

정말 재미있고 술술 읽히는 글을 발견했을 때의 기쁨이란 말로 표현하기 어렵습니다. 브릿지에는 정말 다양하고 즐거운 글들이 가득하지만, 과외활동을 끝까지 읽고 난 심정은 남달랐습니다. 작가님에게 직접 찾아가 이렇게 묻고 싶은 심정이었죠. ‘작가님이 그러셨죠?’

 

이 소설은 스릴러입니다. 주인공인 ‘나’와 아름다운 소녀 ‘김세현’이 겪는 액션 활극 같은 소설이지요. 작품의 분위기는 다분히 무겁습니다. 살인사건을 둘러싼 미스터리한 조직과 피와 폭력이 난무하는 장면들 덕분에 공포와 긴장감이 팽배하지요. 그 결과 무더운 여름날 시원한 에어컨 바람 밑에서 몇 시간동안 붙들고 끝까지 읽어 내려갈만한 멋진 스릴러가 탄생한 것이죠.

 

이것은 또한 스릴러임과 동시에 캐릭터소설입니다. 이를테면 ‘김세현’은 모두가 알아주는 미소녀에 전교 1등이며 천재 해커임과 동시에 어마어마한 부자입니다. 소설의 메인 악당으로 등장하는 ‘선생’ 역시 천재적인 두뇌로 수수께끼의 조직을 만들어낸 장본인이지요. 누군가는 이것을 굉장히 이상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고작 학생에게 지나치게 많은 수식어가 붙는 건 아닌지도 모르겠다고요. ‘선생’의 광증을 표현한 문장들 역시, 누군가는 이해하기 힘든 동기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일종의 ‘캐릭터’를 잡기 위한 수단이라고 생각한다면 충분히 받아들일 법 합니다. 현실에는 존재할 수 없는 과장되고 특징지어진 인물들이라는 것이지요.

 

독자를 빠져들게 만드는 사건들과 빠른 전개가 역시 이 소설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살인사건, 비밀 동호회, 납치와 고문, 음모와 흑막 등등. 이런 글에서 지루함을 느끼는 사람은 전직 국정원 요원밖에 없지 않을까요? 마지막의 마지막 순간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합니다. 그렇다보니 앉은 자리에서 마지막 화까지 이어 달릴 수밖에요.

 

‘과외활동’도 다 읽었겠다, 작가님의 다른 소설들에도 관심이 생겼습니다. ‘솔의 눈 뽑아 마시다 자판기에 잡아먹힌 소년 아직도 학교에 있다’라는 길고 긴 소설을 한 번 읽어봐야겠습니다. 만약 ‘솔의 눈(이하 생략)’을 먼저 읽었다면 그걸 한 캔 사다 홀짝이며 ‘과외활동’을 읽었을지도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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