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연성에 대해 살짝 의문이 생기는 부분이 있어서 써 봅니다. (스포일러 덩어리입니다!)
– 주인공 둘이 만나는 건 ‘재미있는 우연’이니 그냥 넘어갑니다.
– 강문성이 열쇠를 복사할 수 있었던 이유.
여주인공이 강문성 정도면 충분히 가능하지 않았겠냐고 하지만, 좀 의아합니다. 강문성이 열쇠를 복사하려면 선생님들에게 신뢰를 받고 있어야 하는데, 열쇠가 없으면 시험지를 못 훔쳐 전교 1등을 하지 못할 것이므로 신뢰를 그다지 받지 못할 것 같습니다. 닭과 달걀 문제라고나 할까. 뭐 이건 강문성이 다른 분야에서도 출중해서 그렇다고 넘어갈 수 있을지도.
– 시험지 필사.
제가 강문성이라면 그냥 휴대폰 카메라로 시험지를 촬영하겠습니다. 그러면 순식간에 시험지 내용 전체를 복제할 수 있으니 언제 누가 열어볼지도 모르는 방송실 서랍에 불안하게 시험지를 하루이틀 보관할 필요가 없어집니다. 심지어 발간실에서 모든 걸 끝낼 수도 있습니다. 뭔가 강문성이 방송실에 시험지를 숨겨야 하는 다른 이유를 만들어야 할 것 같습니다. 아래 추천사… 부분에서 말한 것처럼 시험지를 훔친 사건이 실제로 일어나지 않은 여주인공의 헛다리였다고 해도 애초에 강문성이 휴대폰 카메라를 쓰지 않고 필사를 했을 거라고 여주인공이 생각할 만한 이유가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 주인공 둘이 창고에 숨어들어야 하는 이유.
애초에 여주인공이 어떻게 창고 열쇠를 항상 가지고 있을 수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냥 넘어갑니다. 창고는 발간실과 달리 중요한 곳이 아니니 가능할지도. 창고에 숨어든 건 아마 ‘감시문’을 통해 방송실로 들어가기 위해서였던 것 같은데, 방송실 사용자들이 그 문의 존재를 몰랐을 리는 없고, 그렇다면 방송실을 잠그면서 그 문도 방송실 쪽에서 잠궜을 것 같습니다. 아니면 애초에 보안에 신경을 안 쓴다는 얘긴데, 그러면 방송실이 그냥 열려 있을 것이고, 굳이 창고를 통하지 않고 방송실로 직접 들어갈 수 있었을 것 같습니다. 근데 그러면 강문성이 시험지를 숨기기가 더 찜찜했을 것 같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주인공 둘이 강문성의 범죄행위 현장을 덮치려고 했다면 창고에 숨어드는 게 맞았겠습니다만.
– 마지막 여주인공의 눈웃음.
웃을 수 있는 상황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눈 앞에 전교 1등을 하기 위해 기존 전교 1등을 죽인 아이가 있고, 자기가 1등을 했으니 다음 살해 대상이 자기라는 생각이 들었을텐데 말입니다. 시험이 한 번만 있는 게 아니니까요. 혹시 자기가 먼저 남주인공을 죽일 생각을 하고 웃었던 걸까요?
– 추천사에서 언급된 시험지 보안.
강문성이 진짜로 시험지를 훔쳤다고 확신할 만한 묘사는 작품 속에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노트에 아무 것도 없었다는 걸로 보아 훔치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게 더 타당할 수 있습니다. 강문성은 그냥 열심히 공부해서 전교 1등을 먹은 거죠. 그런 그를 막장 남주인공이 죽인 거구요. 결국 시험지를 훔친 사건은 애초에 존재하지 않았고, 작중에서 주인공 둘이 벌인 일은 여주인공의 헛다리로 인한 삽질에 불과했으니 (헛똑똑이들!), 시험지 보안 문제도 애초에 존재하지 않는다고 봐도 될 것 같습니다.
그럼 이만! (꾸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