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 세계에 존재하지 않는 상상의 존재들을 좋아하고, 그들의 이야기를 좋아한다. 뱀파이어, 좀비, 엘프 등등
은세계라는 작품도 뱀파이어에 대한 이야기라길래 단 1의 고민도 없이 작품을 선택해서 읽기 시작했는데
너무 재미있다! >0< 무엇보다 뱀파이어라는 존재가 서양에서 출발한 것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작품들 속
뱀파이어의 이름들은 외국 이름인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은세계 속 뱀파이어들은 정감있게도 한국 이름이다.
처음엔 조금 낯설기도 했는데 계속 읽어나가보다니 제법 익숙해지기도 했고 맘속으로 오~ 이 작품 뭔가 영화로
만들어져도 괜찮겠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한 소녀가 있었다. 살아있을 때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소녀의 삶은 그리 행복하지 않았던 것 같다.
첫 화부터 그녀는 죽음을 선택한 모습으로 등장하니까. 그런데 어쩐 일인지 소녀는 자신의 뜻을 이루지 못한다.
그것이 소녀 자신에게 불행일지, 불행이 아닐지는 아직 모르겠지만. 낯선 공간에서 깨어난 소녀는 주변을 둘러보다
한 남자와 조우하게 된다. 아름다운 외모를 갖고 있는 이 남자의 이름은 임세윤으로서 자신을 뱀파이어라고
소개한다. 소녀는 남자의 말을 믿지 않으려 하지만, 지금 자신의 몸 상태를 확인해 본 결과 그의 말이 사실임을
알게 된다. 그건 그렇다 치자. 삶을 마감하려 했던 자신을 살려낸 남자가 이 남자인가? 왜 자신을 살려냈는가?
소녀는 따지고 싶다. 소녀에게 불행을 끝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죽음뿐이었으니까.
소녀는 뱀파이어가 있다는 것을 믿게 되었다. 이제는 왜 자신을 살려놓았는지에 대해 따질 차례였다.
소녀는 오랜 시간 걸려서 자살을 준비해왔다. 어떻게죽을 것인가 방법을 궁리했던 시간들, 약을 사러
여기저기 멀리 떨어진 약국으로 전전했던 일, 그리고 손목을 긋기 위해 용기를 냈던 순간.
그 모든 것이 한순간에 물거품이 되어버린 것이다.죽음은 소녀가 이날 이 때가지 살면서 가장 오랜 기다림이 필요했던 이벤트였다.
무엇보다 임세윤이라는 이 남자, 자신에 대해, 자신의 삶에 대해 뭔가 알고 있는 것 같다. 소녀는 질문하지만, 세윤은
한 가지 제안을 한다. 헌터가 되라고, 뱀파이어가 된 이상 헌터의 삶을 살아야 하며 그 삶을 살겠다고 약속한다면
모든 것을 다 말하겠다고. 그러나 소녀의 마음은 완강하다. 헌터의 길을 걷고 싶지 않다고.
“아직은…………자살하고 싶어 했던 마음이 남아 있겠지.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삶을 선택하게 될 거야.
왜냐면 네가 인간이었을 때 갖고 있던 불행의 요소가 지금은 전부 사라졌으니까.”
심지어 소녀는 세윤과의 대화를 통해 뱀파이어가 완전한 영생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고, 인간으로서 죽을 수
없었다면, 뱀파이어로서 죽겠다고 말한다. 소녀의 말에 굳어버리는 임세윤….
보통 뱀파이어 소설을 읽으면 그들은 포식자로 등장하고, 대부분의 인간들은 사냥감이자 피식자로 등장해서
은세계 속 뱀파이어들도 당연히 그럴 거라고 생각했는데, 이들은 헌터로서 인간이 아닌 ‘짐승’들을 사냥하는
존재로 묘사된다. ‘짐승’ 또한 보통의 동물이 아닌, 사악하고 더러운 피를 먹고사는 조금은 무서운 존재로 등장한다.
그래서 나도 모르게 조금은 안심했달까? 훈훈한 외모의 임세윤이 인간을 사냥하는 장면은 상상하기 싫다는 나름의
팬심 또한 발동한 것이겠다. ㅋ
초반 소녀와 임세윤의 관계에 대한 궁금증을 바탕으로 임세윤을 포함한 총 8명의 뱀파이어 헌터가 등장하는데
또 새로운 캐릭터의 등장으로 설레었다지~ 순혈이면서 헌터들의 수장인 12살 신태양, 1945년 32세 나이에 해방을
한 달 앞두고 뱀파이어가 된 김진욱, 박호천, 정태경, 한사랑, 안정희, 이제형까지! 매력적인 캐릭터들이 대거
등장한다. 그러면서 종로 어느 후미진 건물 지하에서 이들은 회의를 하는데, 이유는 다름 아닌 소녀에 대한 안건
때문! 그러면서 실질적으로 소녀를 살린 헌터는 세윤이 아님이 드러나고, 소녀 또한 보통의 뱀파이어가 아님을
보여주는데….
은세계에서 펼쳐질 매력적인 8명의 뱀파이어 헌터들, 그리고 새롭게 헌터의 길을 선택 (할지 말지는 아직 모르지만)
할 소녀까지 그들의 멋진 활약이 기대되며, 앞서도 말했지만 소녀와 세윤의 관계도 궁금하고 그 안에서 펼쳐질
어떤 로맨스랄까? 뭐 이런 부분도 기대하지 않을 수가 없다. 가끔 지치고 복잡한 현실을 잠시 벗어나~ 은세계의
세계에 빠져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