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들어왔습니다.
길지 않길래 읽어보았습니다.
리뷰 공모 중이라는 글을 보고 계속 읽었습니다.
리뷰라는 것이(어찌 제가 감히…) 쓰기가 부담이 되지만, 다 읽은 김에 리뷰를 남기고 갑니다.. 
저는 사실 초반부터 욕설이 많이 나오는 글을 잘 읽지 않게 됩니다. 읽지 못한다는 말이 더 옳은 표현일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어쩌면 이것이 작금을 사는 학생들의 매우 일반적이고 평범한 대화일 수 있겠다는 생각에 현실을 보는 느낌으로 읽었습니다.
어쩌면 글을 쓰신 작가님께서 학생이시거나, 학생 때의 마음을 잘 기억하시면서 쓰신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만큼 배경이나 감정에 대한 묘사가 사실적이었습니다^^
저는 비평가도, 논설가도 아니기에 제가 다 읽고 난 후 느낀 순수한 감상을 짧게 나마 적고 가도록 하겠습니다.
(마치 이것이 답인 것처럼 주장을 펼친 부분들이 종종 있습니다만, 모든 것은 저의 주관적인 생각임을 알려드리오며 반박 시 그분들이 다 옳습니다^^)
1. 시선이 먼저 썩어버린 인물의 이야기
가장 인상적이었던 지점은 사건이 아니라 시선입니다. 주인공은 처음부터 자신을 ‘장애인’이라 규정하네요. 그러나 그 말이 신체적 결함을 의미하지는 않지요. 주인공을 바라보자니, 그는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이 한쪽으로 기울어져 있음을 볼 수 있었습니다.
윤아를 향한 감정, 우성과 유진의 말과 행동, 사소한 눈빛과 웃음의 방향까지.
모든 것이 주인공에게는 평가이자 배제의 신호로 해석됩니다. 그리고 이 작품은 이 왜곡된 시선을 끝까지 유지합니다.
때문에 저는 독자로써 인물의 판단이 옳은지 그른지 쉽게 단정할 수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그 판단은 ‘사실’이 아니라 오랫동안 굳어버린 자기 인식의 결과이기 때문이죠.
이 점에서 이 글은 누군가를 좋아하게 되는 이야기. 즉, 연애 서사가 아니라 자기 자신을 미워하는 감정이 어떻게 세상을 변형시키는가에 대한 기록에 가깝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2. 썩은 사과의 이미지 (자의식의 은유)
‘사과’는 본 작품 전체를 관통하는 상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겉으로는 멀쩡해 보이지만, 내부에서는 이미 곰팡이가 번지고 있는 사과.
주인공은 자신을 그 사과에 겹쳐 놓았죠.
누군가에게서 떨어져 나온 상처, 말하지 못한 열등감, 비교 속에서 축적된 자기 혐오가 시간을 두고 내부에서 조용히 부패해 왔다는 인식입니다.
여기서 흥미로웠던 점은, 사과 위에 피어나는 ‘하얀 곰팡이’가 파괴의 이미지로만 사용되지 않았다는 것이었습니다.
공포이면서 동시에 안도. 이미 썩어 있었음을 확인하는 순간, 더 이상 애써 정상인 척하지 않아도 된다는 해방감이 스며듭니다.
이때 등장하는 ‘하얀 꽃’은 구원의 상징이 아니라 오히려 자기 파괴가 자기 보호로 오인되는 순간을 시각화 한 장면에 가깝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이 꽃은 아름답지 않습니다.
3. 서사의 완성도와 남는 여운
후반부, 카페 장면과 키스의 목격 이후 이 서사는 급격히 밀도가 높아짐이 느껴졌습니다.
질투와 분노, 상실감이 폭발하기보다 내면으로 압축되며 응고되는 방식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특히 “이건 파괴가 아니라 정화였으니까”라는 인식은 이 작품에서 가장 위험하고도 정확한 문장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자기 파괴를 합리화하는 논리는 언제나 가장 논리적으로 들리는 법이지요. 그리고 그 순간, 인간은 스스로를 구원하고 있다고 착각합니다.
개인적으로 후반부의 감정 집중도가 매우 높았던 만큼 중반부에서 감정의 반복이 다소 길게 느껴진 듯하지만 이 반복 역시 의도된 리듬으로 여겼습니다. 벗어나지 못하는 사고 구조를 독자에게 체감시키려는 장치라고도 볼 수 있겠네요.
결말부의 소문과 암시 역시 직접적인 설명을 피하고 작품의 톤을 끝까지 유지한다는 점에서 저는 개인적으로 몰입이 흐트러지진 않았던 것 같습니다.(길지 않아서도 있지만^^)
이 글이 기억에 남는다면 아마 그 이유는.
자극적인 사건 때문도, 반전 때문도 아닐 겁니다. 이 작품은 자기 자신을 가장 먼저 배제해버린 사람의 세계가 침묵 속에서 얼마나 무너질 수 있는지 보여주었기 때문입니다.
썩은 사과도 처음부터 썩어 있지 않았겠지요. 다만, 너무 오래 상처를 숨기고 있던 탓이 아닐까….
그래서 이 글을 덮고 났을 때, 타인의 선택보다도 자신이 스스로에게 얼마나 가혹했는지 돌아보게 됩니다.
미술을 업(業)으로 하는 제가 보면서 느꼈던 것은 반복되는 이미지의 배치였습니다.
이 작품은 이야기를 설치 작업처럼 감정을 공간 안에 하나하나 놓아 둔 느낌이었습니다.
제가 제 느낌을 잘 표현하는 것이 맞는지 모르겠네요.(쓰다 보니 슬슬 현기증이 납니다^^;;)
이 글에서 흰색은 정화의 색이라기보다, 모든 감정이 제거된 뒤 남는 무채의 상태… 감정의 탈색에 가까운(?) 그러한 상태로 보았습니다.
주인공은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사람이 아니라, 같은 자리에서만 세계를 바라볼 수 있는 인물이라 생각했기 때문에 그렇게 느꼈는지도 모르겠네요.
만약 이 작품이 전시관에 걸린다면, 저는 가장 중앙의 벽보다는 조도가 살짝 낮은 측면 공간에 놓을 것 같습니다.
멀리서 보면 조용하고 단정해 보이지만, 가까이 다가설수록 불편한 디테일이 서서히 드러나는 작업…
작가님 앞으로도 건필하시길 응원합니다!!
ps) 뭔가 눌렀더니 쓰던 게 다 날라갔어요!!
처음에 더 잘 썼던 거 같은데…ㅠㅠ 현기증이 나네요… 
아무튼 작가님 화이팅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