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렬한 첫 문장으로 시작하는 <과외활동>은 평범한 제목과는 달리 독특한 캐릭터 설정과 엄청난 몰입감을
선사하는 작품이다. 장편이기 때문에 <과외활동>이라는 작품이 어떤 장르의 작품인지, 대략적인 줄거리는 무엇인지
알기 위해 작품 소개 부분을 읽어 보았다. <집에 불러 질러 부모를 죽였다는 소문을 달고 사는 나와 전교 1등의
천재 미녀 김세연은 우연히 등굣길에서 함께 시체를 발견한다>라는 내용이었다. 장르 또한 추리 및 스릴러로써
내가 좋아하는 장르이다. 우선 첫 화의 중반 부분까지는 ‘나’와 김세연에 대한 대략적인 설명이 주를 이룬다.
‘나’와 김세연은 너무나도 대조적인 캐릭터를 갖고 있다. 얼굴도 예쁘고, 공부도 아주 잘하는 김세연에 비해
‘나’는 평범한 외모에 성적은 하위권을 맴돌고 있다. 이런 이들의 유일한 공통점이 있다면 그것은 반의 어떤
누구와도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단, 김세연의 경우 그것이 자발적인 것이라면 ‘나’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이쯤 되면 독자는 ‘나’라는 주인공에 대해 지질한 왕따의 모습이나, 굉장히 소심하고 유약한 캐릭터로 생각할 법도
한데,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이 ‘나’라는 캐릭터의 매력이라면 매력일까? 분명 왕따이긴 하지만, ‘나’는 그런 것에
대해 전혀 개의치 않는다. 아니 관심도 없다. 싸움을 좋아하진 않지만 싸움을 걸면 싸움을 한다.
때론 맞기도 하지만 때론 상대를 때려눕히기도 한다. 이쯤 되면 뭐랄까? 세상 초연하달까? 자조적이랄까?
심지어 등굣길 쓰레기장 옆에 같은 교복을 입은 이름 모를 여학생의 시체를 발견하게 되는 장면에선 (보통 사람
같으면 놀라 소리를 지르거나, 당황해서 어쩔 줄 몰라 할 텐데..) 김세연의 물음에 어떻게 하면 좀 더 그럴싸하고
멋진 대답을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나’를 보면서 현실 속 나는 당황할 수밖에… ‘나’는 그렇게 세상 무관심한
반면 김세연에 대해선 언제나 레이더망을 가동하고 있는 모습을 작품을 읽어나가면서 종종 발견할 수 있다.
‘나’도 그렇지만 김세연도 참 독특한 캐릭터이다. 자신 외에 주변에 큰 관심을 두지 않는다. 심지어 몇 번 얼굴을
마주친 ‘나’를 모르는 사람 취급을 하기도 한다. 또한 자신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것 같은 상황 속에서도
태연자약하게 모든 상황을 통제하고, 유리한 쪽으로 판도를 끌고 가기도 한다.
어쨌든 서로 닮은 듯 전혀 닮지 않은 이 두 사람의 앞으로의 캐미가 기대되는 작품이며, ‘나’의 과거 (소문처럼 진짜
부모님을 죽인 건가?)에 대한 진실은 무엇일지, 죽은 여학생의 범인으로 지목된 ‘나’는 어떻게 이 난관을 헤쳐나갈지
다음 화가 기대되는 작품이다. ‘나’와 김세연의 활약, 아직 밝혀지지 않은 많은 것들이 기다리고 있는 <과외활동>
서둘러 정주행을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