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기가 아닌 결단 감상

대상작품: 어떤 벚꽃 엔딩 (작가: 피오레이, 작품정보)
리뷰어: bard, 18년 7월, 조회 46

* 스포일러 있습니다.

 

<너의 이름은.>을 감독했던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초속 5cm>를 보기 시작한 이래로, 제게는 봄에 흐드러지게 핀 벚나무 아래에서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지는 장면에 대한 로망이 있었습니다. (지금은 딱히 없습니다만) 사실 헤어진다는 사건이 로망이 되는 건 어딘가 이상한 느낌이 있어요. 왜냐하면 일반적으로 만남이 긍정적이고, 헤어짐이 부정적인 의미를 품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만약 <초속 5cm>의 엔딩에서 어른이 되어버린 두 주인공이 서로 재회하는 결말로 이어진다면, 과연 결말이 미적으로 아름답다고 말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마찬가지로 <어떤 벚꽃 엔딩>에서 주연이 반 년 동안 사귄 남자친구에게 헤어짐을 고했을 때, 저는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경쾌함을 느꼈습니다. 모두가 대학교에 들어가면 연애를 하고, 커플이 되고, 또 나중에는 이런저런 과정을 거쳐서 결혼까지 도달한다고 하더라도, 모두가 그런 과정을 거쳐야만 어른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어른이라는 건 꼭 한 가지 롤모델을 완수한다는 게 아니에요. 인간은 공산품이 아니니까요. 어떤 사람에게는 결혼하지 않고 혼자서 사는 일이 자아를 실현하는 훌륭한 길이 될 수도 있고, 또 결혼을 하더라도 아이를 가지지 않고 둘의 인생을 공유하는 일이 행복할 수도 있습니다.

“그건 사랑도 아니야. 만방에 그리 외치듯, 서울의 벚꽃은 보도된 예측보다 닷새 빨리 피었다.”

헤어짐은 포기가 아니라 인생의 결단이라고, 작가는 <어떤 벚꽃 엔딩>을 통해서 말하고 싶은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메시지는 많은 사람의 공감을 얻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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