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한 듯한 소재, 하지만 강렬한 현실성이 돋보이는 스릴러 비평

대상작품: 언더독 (Underdog) (작가: , 작품정보)
리뷰어: 이연인, 17년 2월, 조회 208

리뷰를 올린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써야 하는 글은 안 쓰고 도로 돌아왔습니다. 사람이 스트레스가 극에 치달으면 살짝 맛이 간다는데, 아무래도 요즘 격무에 시달리는 나날이다 보니 간절히 탈출구가 필요해서가 아닌가 싶습니다. 다른 여가는 누릴 시간도 돈도 없고 할 수 있는 게 소설을 읽는 것뿐인지라…

 

더불어 저의 저질(리뷰 대상 작품이 저질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오히려 그 반대이지요!) 리뷰를 보고 아무쪼록 여러 리뷰어 분들이 곳곳에 숨어 있는 빛나는 글을 발굴해 주셨으면 하는 바람도 없지 않고요. 만약 리뷰가 아니었다면 들여다 볼 생각도 않았을 여러 좋은 글을 발견하고 나니 더더욱 목이 마르는 느낌입니다.

 

이 작품의 주인공은 사건 해결에 대한 열의가 강하다는 점을 빼면 평범해 보이는 형사입니다. 그러다가 어느 날 한 살인과 도박과 마약과…아무튼 모종의 사건과 얽혀 누명을 쓰게 되고, 감옥에서 살다 나와 자신을 구렁텅이로 몰아넣은 자에게 복수를 하고자 합니다. 줄거리만 늘어놓고 보면 꽤 흔한 소재인 듯싶지만 그럼에도 글을 계속 읽게 만드는 힘이 있습니다.

 

정말로 현실의 형사들이 이렇지 않을까, 실제 도박판이 이렇지 않을까, 진짜 교도소가 이렇지 않을까 싶은 현실성이 내포되어 있습니다. 좀 더 엄밀히 표현하자면 상당히 ‘현실적으로, 그럴싸하게’ 보이게끔 하는 작가님의 필력이 돋보입니다. 전개가 언뜻 거칠고 생략이 많은 듯 싶으면서도 제법 실감이 나고, 정말 경험에서 우러나온 게 아닌가 하는 대목도 간혹 눈에 띕니다. 읽으면서 작가님의 본직이 그쪽이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들 만큼요.

 

사실 저는 경찰, 마약, 범죄, 깡패 등이 주된 소재로 다뤄지는 소설은 거의 읽어본 적이 없습니다. 물론 좋은 작품도 있지만 지나치게 자극적으로 흐르는 저급한 글도 없지 않아서, 어쩐지 읽다 보면 뒷맛이 찝찝해지는 통에 자연히 손이 안 가게 되더라고요. 이 작품에도 도중에 성적인 내용이 나오는데 조금 읽다 말고 불쾌해져서 하마터면 뒤로가기 버튼을 누를 뻔 했습니다. 그만큼 작가님이 글을 잘 쓰신다는 반증이기도 하지만요…

 

오늘 올라온 회차까지 집중해서 읽었고 앞으로의 전개 또한 기대하고 있습니다. 누명을 쓴 형사가 복수하기까지 상당히 처절한 여정이 예상되는데 그 과정을 끝까지 지켜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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