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도를 한국적인 정서로 쓴다면 이런 느낌일까? 감상

대상작품: 내 안의 설움 (작가: 인완, 작품정보)
리뷰어: 조상우, 18년 6월, 조회 37

세계적인 작가 ‘데니스 루헤인’을 위대한 작가의 반열에 올려놓은 ‘코로나도’는 우리나라에서도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명작입니다. ‘살인자들의 섬’, ‘가라, 아이야, 가라’ 같은 하드보일드 소설을 주로 쓰는 사람인데, 저는 하드보일드에 완전히 심취해서 이 사람의 글은 모조리 찾아 읽었어요.

그런데 한국 작가 중에서 이 사람의 냄새가 나는 글은 처음 봅니다. 한국 소설계의 주류는 너무나 형이상학적인 철학적 주제나 강력한 문체를 기반으로 한 생의 찬가(한강, 김훈)를 주 주제로 하죠. 서브컬쳐야 당연히 로판이고요. 그런데 호러를, 그것도 이렇게 날것의 냄새가 나는 글을 브릿지에서 만나다니. 브릿지를 안 건 정말 다행이네요.

이 글의 서사는 비교적 단순합니다. 어떤 사람이 죄를 저지르고, 그 죄의 인과를 받아 비참해지는 내용이에요. 죄는 죄인 뿐 아니라 주변의 모든 사람들까지 피폐하게 만들죠. 하지만 그 과정이, 사람들의 느낌이, 쇠붙이의 녹이 피부에 닿아서 부스러지는 느낌입니다. 소름끼쳐요. 문체 때문이에요.

문체를 굉장히 신경 쓰시는 타입이신 것 같아요. 이 작가님은요. 이 분의 문체는 정말 굉장합니다. 감정을 드러낼 수 있게 꽉 짜여져 있어요. 다른 분들께도 다 추천드리고 싶어요!

저는 이 글을 읽으면서 스토리보다 문체에 조금 더 신경을 써야겠다는 생각을 더 하게 되었어요. 특히나 단편의 경우에는 말이죠. 문체야말로 주제 그 자체라고 말하는 헤밍웨이 같은 사람도 있으니까요.

잘 읽었습니다. 참 재밌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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