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판기 한대 놔드릴까요? 감상 브릿G 추천

대상작품: 출근은 했는데, 퇴근을 안 했대. (작가: 한켠, 작품정보)
리뷰어: 글포도, 6월 16일, 조회 101

이 소설을 읽고 나서 직장인들 사이에 은밀하게 떠돌게 될 한마디가 떠올랐다.

“자판기 한대 놔드릴까요? 그쪽 회사는 괜찮습니까?”

 

직장 안은 적자생존이 치열한 정글이고 직장 밖은 지옥이라는 말이 있던데 직장인들의 애환이 그냥 단번에 꽂히는 소설이다. 읽고 나면 슬프기도 하고 씁쓸하기도 하고 주인공의 행동이 결코 옳지 않지만 비난할 수도 없는 채로 나라도 저랬을 거야,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그런 소설이다.

직장을 다녀본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지금 직장에 다니고 있는 사람이라면 수긍할 만한 상황 속에 요상한 자판기 한대가 들어갔을 뿐인데 이토록 색다른 소설이 탄생할 수 있다니 놀랐다. (감탄 감탄)

 

‘자판기처럼 월급받은 만큼만 결과물을 내놓고 싶은 직장인’이 되고 싶었던 주인공이 부닥친 현실은 그 정도로는 어림도 없고 회사내에서 벌어지는 불합리함과 불편부당한 관계속에서 벌어지는 사건 사고들 속에서 피곤하고 고달프기만 하다.

 

주인공은 열심히 일하고 그렇기 때문에 자판기가 필요하다. 이런 저런 뒤처리에 피곤해진 머리를 자판기 음료로 풀기 위해 자판기를 찾았는데… 음료는 나오지 않고 손을 잡혀 버렸다. 그리고 흔한 사무실 괴담인 ‘출근은 했는데 퇴근을 안했대’의 실체와 마주친다.

 

왜 출근만 하고 퇴근을 안 했을까 궁금하다면 이 소설을 읽어주시라.

 

지금 직장에 미운 사람, 내 공을 가로채거나 괜히 갈구는 상사가 있거나 헛소문이나 퍼뜨리고 다니는 직장동료가 있다면 혹은 이유불문 얄미운 직장 동료가 있다면 아니 어쩌면 실업자가 될 용기가 부족하다면 꼭 이 소설을 읽어볼 것을 권한다.  이런 분들에겐 이런 자판기가 꼭 필요할 것이기에.

 

상상뿐일지라도 이런 자판기 한대 마음속에 놔두면 든든하지 않을까? 피곤하고 팍팍한 직장생활을 견디기가 좀 수월하지 않을까. 야, 김부장 날 갈궈? 좋았어, 자판기 앞으로…. 이과장 내 아이디언데 네가 가로채? 그래 너도 자판기 앞으로… 이런 상상으로 너무 흐뭇하게 웃다가 혼날 수도 있다.

 

소설 속 사람들은 퇴사를 열망하는 것 같으면서도 퇴사를 하겠다는 생각조차 않는다. – 할수 없는 건지 안 하는건지 – 월급이 적고 맘껏 부림을 당할지라도 온갖 불평과 불만을 늘어놓으면서도 결국 소망은 연봉 좀 오르고 잘리지 않는 것이란다. 그런 직장인들에게는 저 자판기야말로 필수가 아니갰는지. 그래서 씁쓸한 것이리라. 자판기가 음료만 내주는 기능을 넘어서야만 하는 게 왠지 월급만큼만 일해선 절대 안 되는 직장인들을 닮아서 말이다.

 

* 짧은 소설이고 잘 읽히고 재밌고 해서 금방 읽혀버리니 리뷰는 오히려 사족같긴 하지만…. 그래서 리뷰가 업는 건가? 이상해 하면서 결코 솔의눈이나 오란씨가 탐나서 리뷰를 쓰는 것이 아님을 살짝 밝히고 그 전에 재밌게 읽었는데 이런 깜짝 이벤트를 한다고 해서 관심 가지고 보는데 리뷰가 너무 없는 것 같아서 슬쩍 부족한 리뷰 한번 얹어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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