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선작

제9회 ZA 문학 공모전 – 본심평: 박광운(前 손안의책 대표 / 現 소미미디어 출판본부장)

2월 1일

  • 식귀

참신한 설정과 속도감 있는 진행은 단편의 한정된 면에서 적절하게 배치되어 흥미로웠다. 몰입감도 좋았고, 재미와 함께 사회에 대한 불편한 시선도 적절하게 배치되어 있다. 하지만 캐릭터 설정과 사건의 해결 방안, 결말을 짓는 과정이 초반에 비해 힘이 빠져 후반부가 아쉬움이 남았다.

 

  • 메리의 징조

6개월 뒤 마트에서 일어날 일이 궁금해질 정도로 호기심을 자극한다. 메리와 짐승의 존재도 궁금증을 유발한다는 점에서 매력적이지만, 후반부의 급격한 변화는 마무리를 빨리 매듭짓는 듯한 당혹스러움을 준다.

 

  • 산 자들의 겨울

계절과 삶은 소설 속 흔히 볼 수 있는 이야기이다. 제목과 프롤로그를 읽고 그런 흔히 볼 수 있는 이야기일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읽을수록 스크롤을 내리는 걸 멈출 수 없었다. 알 수 있는 이야기로 읽는 이에게 재미를 주는 소설이었다.

 

  • 기항지

일제강점기 시절의 역사적 배경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쓴다는 것은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럼에도 초반부터 중반부까지 나아가는 이야기에 힘이 있어 좋았다. 다만, 작가가 더 하고 싶은 이야기가 아직 남아 있는 것처럼 느꼈고, 그렇게 마무리가 된 것이 못내 아쉬웠다.

 

  • 엄마A 그리고 좀비

마치 OTT를 통해 매주 새로운 에피소드의 드라마를 보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분명히 글을 읽고 있음에도 장면마다 상황이 떠오르면서 작가의 글이 내레이션처럼 들려왔기 때문이다. 시즌1이 끝나버린 것처럼 나는 이 작가의 다음 소설을 시즌2처럼 기다리게 될 것 같다.

 

  • 데스데모나

OTT에서 자체 제작한 좀비 드라마의 열풍 때문일까. 유독 좀비에 관한 많은 글을 읽게 된다. 그렇지만, 비슷하면서도 조금씩 다른 글에 지칠 때쯤 천장을 뛰어다니고 피부가 단단한 좀비를 보게 됐다. 내가 알던 좀비와 달랐다. 총으로 쏴 갈기면 죽던 좀비는 뇌를 터뜨려야만 죽었다. 기존과 비슷한 주제면서도 전혀 색다른 접근으로 전개해 나가는 것이 매력적인 소설이었다.

 

  • 펑크 패치

익숙한 지명 속에서 색다른 이야기가 전개된다. 전혀 상상할 수 없었던 이야기가 그 장소에서 전개되는 장면을 떠올릴 때마다 한 글자도 허투루 낭비하고 싶지 않아 집중해서 읽었다. 참으로 매력적이었다.

 

  • 그날, 동좀하초 재배실에서

참으로 재미있는 발상이었다. 좀비의 몸에 동충하초를 균을 집어넣고, 좀비를 비료로 동충하초를 재배하여 돈을 버는 이야기라니. 그래서 ‘동좀하초’라니. 좀비 이야기를 좋아하는 이들에겐 이 소설은 처음, 중간, 끝 모두가 재밌고 색다른 소설일 것이다.

 

  • 우리에겐 무엇이 남아 있을까

신파란 잘 다루면 사람의 눈물을 쏙 빼놓을 수 있지만, 그만큼 잘 다루기 어려운 부분이다. 「우리에겐 무엇이 남아 있을까」를 읽다 몇 번이고 휴지로 눈가를 닦았는지 모르겠다. SF 속에서 신파는 조금 생소하지만, 이리도 이야기에 잘 녹여 사람의 마음을 울릴 수 있다는 사실에 못내 감탄하고 말았다.

 

  • 이름을 붙이다

이미 충분히 익숙한 좀비라는 소재이다 보니 글이 훅훅 넘어가는 느낌이 들었다. 비슷한 이야기여도 잘 읽히는 이야기가 있고 잘 읽히지 않는 이야기가 있다. 「이름을 붙이다」는 잘 읽히는 이야기였지만, 다소 어디선가 읽어 본 듯한 느낌이 들어 독창성 부분에서 조금은 아쉬웠다.

제9회 ZA 문학 공모전 – 본심평: 이시우(소설가)

2월 1일

  • 엄마A 그리고 좀비

이제는 꽤 흔해진 ZA 로드 트립물. 풍경으로 스쳐 지나가는 당대 한국인에게 익숙한 지역과 감정선을 자극하는 회상을 연결시킨 부분이 특히 좋았다. 뭐 하나 빠지지 않고 정서적인 힘이 특히 강렬한 이상적인 ZA물.

 

  • 기항지

故 조지 로메로 감독이 정립한 좀비물 특유의 체제 전복적인 쾌감과 효과적으로 활용된 2인칭 서술에서 기인된 내적 상승감의 합일되는 부분이 특히나 매력적이었다.

 

  • 식귀

깔끔하고 무난하게 분량 내에서 하고자 했던, 해야 했던 이야기를 안정적으로 풀어낸 것이 좋았다. 조금은 밋밋한 감도 있어 약간의 변주와 뒤틀림이 더해졌으면 더 훌륭한 작품이 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 그날, 동좀하초 재배실에서

조금은 식상하다 느껴지는 면모가 많은 좀비물 설정에 약간의 변주를 가해 현실을 비추는 거울로 활용한 부분이 좋았다. 크리처들의 외양과 행동양식을 묘사한 부분도 강렬했다. 하지만 작품의 정보량만으로 판단하자면 캐릭터들의 감정선들이 급작스럽고 조금은 편의적으로 느껴진 점, 액션을 묘사한 부분들의 동선과 정황이 조금 난잡하게 서술된 부분들이 아쉬웠다.

 

  • 이름을 붙이다

경쾌하고 리듬감 있는 전개가 좋았지만 ZA물 고유의 매력이 약했던 점이 아쉬웠다.

 

  • 데스데모나

이거 꽤 재미있다 싶은 아이디어가 매력적이었다. 반면 등장하는 캐릭터들이 기능적으로만 활용되는 부분이 마음에 걸렸다.

 

  • 메리의 징조

이게 뭐지 싶은 기괴한 매력이 매우 좋았다. 작가의 글솜씨에 감탄한 글. 굉장히 짧은 분량 안에서 많은 걸 풀어내었는데 애써 이들을 압축했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 게 특히 인상적이었다. 반면 과연 이걸 좀비 장르물이라고 해도 괜찮을까 싶은 부분이 심사에 걸렸었다. 글 자체에 매료되어 조금 더 길게 풀어 주셔도 되지 않았을까 싶었지만 한편으론 짧고 빈 부분이 많았기에 더 매력이 컸던 글 같다.

 

  • 산 자들의 겨울

중반부까지 2인극 연극의 무대를 연상케 하는 세팅과 대화 흐름이 인상적이었다. 반면 반전과 주제를 드러내며 마무리되는 흐름의 리듬감이 이전까지와 달리 급작스럽고 덜그럭거리는 부분이 아쉬웠다.

 

  • 펑크 패치

작중의 사이버펑크 요소들이 지금 여기의 대한민국 세태를 정확히 1:1로 비추는 부분들이 흥미로워 즐겁게 읽었던 작품. 세계관의 내적 논리들이 독자에게 의구심을 주는 부분들, 사건 전개의 당위성을 설득하지 않고 그런 게 있다는 식으로 편리하게 넘긴 부분들은 조금 아쉬웠다.

 

  • 우리에게는 무엇이 남았을까

지옥도가 펼쳐지는 도입부의 묘사가 인상적이었고 전형적이지만 항상 유용한 재료들을 무난히 잘 배합한 부분이 좋았다. 결말의 장르가 혼입되는 부분의 설득력이 약했고, 반전의 쾌감보다는 좀비물이라면 애써 따져 묻지 않았을 의문을 독자에게 품게 하여 이야기의 완성도를 해치는 측면이 아쉬웠다.

제9회 ZA 문학 공모전 – 예심평

1월 19일

예심위원1

이번 ZA 공모전에는 ‘좀비’라는 소재를 다양하게 활용한 글들이 눈에 띄었다. 예전에는 좀비가 섭리를 거스르고 살아돌아온 시체, 죽음을 퍼뜨리는 역병, 죽음의 두려움을 상징하는 메타포와 같은 ‘타자’였다면, 현재의 좀비는 우리 사회에서 내쫓겼다가 다시 편입되려는 귀환자, 죽었지만 그 후에도 자유롭지 못하고 자본주의의 질서에 편입되어 소비되는 존재로까지 그 의미가 확장되었다. 이는 좀비라는 장르적 소재가 한국 대중문화에서 큰 성공을 거둔 덕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대중 문화에서 익히 활용된 소재는 새롭고 독창적으로 재해석을 하거나, 정교하게 이야기를 쌓아올리지 않는 이상 어딘가 본 듯한 고루하고 지루한 느낌을 주기 마련이다. 또 지난 공모전에 냈던 작품을 스토리라인의 수정 없이 낸 작품도 종종 발견된 것은 아쉬운 점이다.

「조금 이상한 옛날 이야기」는 조선을 배경으로 한 좀비물로 그 완성도가 높았으나 완성도 자체만을 무기로 내세우기에는 부족한 측면이 있었고 참신함이 떨어졌다. 「아빠가 꽁치 캔을 던짐」은 도발적인 제목만으로도 크게 매력적이었으며, 좀비 아포칼립스 상황에서의 생존기를 출근과 육아라는 생활밀착형 단어로 풀어낸 점이 좋았으나 결말부에 아내가 등장하는 장면부터는 두 이야기가 완전히 붙지 않으면서 이야기의 전개 흐름에 의문을 가지게 했다. 「종말일지」의 이야기는 흥미롭고 긴박감에 넘쳤으나 묘사된 것 같이 치열한 좀비와의 대척 상황에서 통신과 전기, 수도가 어떻게 유지되는지 등에 대한 고려가 부족하여 독자를 설득하기에 부족했다. 「코끼리 무덤에 묵념을」은 좀비가 된 여자가 여전히 여성혐오적 사회 분위기에 짓눌리고 있는 장면을 실감나게 그렸으며 블랙코미디적인 재미가 있었으나 그를 연출하는 방식이 기존의 질서를 답습하고 있다는 점이 아쉬웠다. 「메리의 징조」는 한 마트에서 일어나는 기현상을 다루었다. 좀비에 관한 이야기가 직접적으로 나오지는 않는다는 점에서 공모전의 취지에 완전히 부합하지 않는다는 아쉬움이 없잖아 있었지만, 실제 좀비 상황이 일어나면 어떨지에 대한 공포감을 효과적으로 드러낸, 진짜 ‘무서운’ 소설이었다. 「엄마 A 그리고 좀비」는 좀비가 된 엄마와 함께 남산에 가고자 하는 딸의 이야기로, 읽는 내내 뭉클해지는 작품이었다. 비틀기 없이 정직하게 써내려간 작품이었으나 그렇기 때문에 독자의 감정에 보편적으로 호소하는 힘이 대단했다. 「그날, 동충하초 재배실에서」는 좀비에서 버섯을 기른다는 아스트랄하고 황당한 설정으로 시작했지만, 작이 진행되면서 좀비물다운 짜릿한 긴장감과 반전을 선보였으며 우리 사회의 문제점을 비유적이지만 동시에 정확하게 짚는다는 점에서 완성도가 대단히 높은 장르소설이었다.

본선에는 「메리의 징조」, 「엄마 A 그리고 좀비」, 「그날, 동충하초 재배실에서」 총 세 작품을 올린다.


예심위원2

ZA 문학 공모전이 어느덧 아홉 번째 회차를 맞이하며 특색과 전통을 두루 갖춘 장르 공모전으로 자리매김했다. 이번 공모전에서는 이색적인 소재를 결합해 전통적인 좀비의 특성에만 국한되지 않는 상상력을 제시하거나 한국 사회 특유의 징후들을 포착한 메시지를 담아내고자 한 작품들이 돋보였다. 엔데믹 선언 이후인 지금 시점에서도 여전히 좀비 바이러스를 정부에서 관리하는 사회적 질병으로서 다룬다는 구체적인 설정이 많아 예년과 비슷하게 이어지는 경향성 또한 흥미로웠으나, 독자가 자연스레 침입해야 하는 배경을 단선적인 묘사로 빠르게 선언하는 데에만 급급하게 느껴진 작품들도 많았다.

「나는 혼자가 좋다」는 가족으로부터 버림받은 미성년과 재난으로 가족을 잃은 아이의 서정적인 관계성이 돋보였으나 좀비 사태의 전형적인 갈등 상황을 답습하는 것 이상의 특징을 찾기 어려웠다. 「지금부터 연주하세요」는 음악과 좀비의 특성을 새롭게 조합한 설정이 다소 독특하나 감성 일변도로 읊조리는 톤과 전개 방식이 지나치게 단조로웠다. 「너희는 그저 싶었던」은 고독사한 시체를 처리하는 특수 청소업을 결부시켰으나 전반의 정서와 이야기는 치정극에 가까워 핵심 소재와 매끄럽게 연결되지 못했다. 「초가삼간 태우기」는 빈티지 의류 매장을 운영하는 주인공을 중심으로 빈대 사태를 빗댄 일화가 흥미로웠으나 사태를 해결하는 핵심적인 설정과 갈등이 너무 억지스러웠다. 「D등급 사람들」은 사회가 분류한 낙인 차별에 대한 메시지가 비교적 돋보였으나 이를 풀어내는 방식에서 특징적인 장르적 재미를 찾기가 어려웠다. 「신활촌」은 여러 소재가 뒤섞여 있던 이전 단편을 전격 개고하여 좀비 바이러스에 감염된 딸아이를 치료하기 위해 백방으로 나서는 여성의 헌신적인 모성애가 빛나는 탈주 활극으로 변모하였으나, 사교 공동체의 비밀과 치정 소재가 예상을 벗어나는 부분이 없다는 점이 아쉬웠다. 다소 과잉으로 느껴지는 대사의 강약을 조절해도 좋을 것 같다. 「구멍」은 군부대와 도축장을 배경으로 발생한 사건 전개의 현실적인 긴장감과 긴박감이 뛰어났고 악화일로의 상황에 대응하는 정치인들의 행보 묘사 등 유머러스한 포인트가 인상적이었으나, 지나치게 동시대에서 차용한 디테일과 더불어 초반에 비해 거칠게 느껴지는 후반부의 마무리가 아쉬웠다. 「돈 슬립!」은 유난히 수면 시간이 부족한 근미래 한국사회를 배경으로 좀비 바이러스를 수면과 연결한 흥미로운 설정이 돋보였으나, 다채로운 욕망을 지닌 캐릭터를 직조하고 사건을 이끌어 나가는 방식이 미진하게 느껴졌다. 「아노렉시아 유토피아」는 멸망한 세계에 이르러서야 바디포지티브를 긍정할 수 있게 된 캐릭터를 중심으로 외모지상주의에 대한 비판적 함의를 담았으나 핵심적인 설정이 명료하게 정리되지 못했다는 인상이다.

다음은 본심에 올린 작품이다. 「이름을 붙이다」는 좀비의 생체 조직을 얻고자 위험한 거래를 하는 과정을 다룬 작품으로, 결말은 다소 전형적이긴 하나 비굴한 과거에서 벗어나는 주인공의 성장과 더불어 전개되는 이야기에 대한 기대감을 유발하며 전반적으로 매끄러운 필력이 돋보였다. 「식귀」는 끝없는 허기와 식인 욕구에 시달리는 식귀를 좀비와 결합해 소재의 정통성을 돌파하는 주인공 듀오의 활극이 인상적이었다. 다만 이야기가 너무 반듯하게 진행된 점에선 아쉬움이 남는다.


예심위원3

어느덧 제9회를 맞이한 ZA 문학 공모전에 참가한 작품들은 매해 그 수준이 꾸준히 올라가는 듯한 인상을 받았다. 전반적으로 가독성도 좋았고 문장력도 후한 점수를 줄 수 있었다. 다만 흡인력 부분에선 여전히 아쉬움이 남았는데, 독자들이 읽을 만한 이야기를 만드려면 무난한 가독성과 문장력으로는 한계가 있다. 단편 소설의 경우는 발상의 전환이 중요하다. 좀비 아포칼립스라는 소재로 9번이나 공모전이 개최되었기에 웬만한 소재는 다 이미 한번쯤 출품되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데스데모나」는 신선한 발상으로 주목하게 되었다. 무엇보다 상황을 묘사하는 방법이나 전개가 이야기의 흐름과 잘 맞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지속 가능한 죽음으로부터」, 「탈피종」은 마지막까지 본심에 올릴지를 고민을 했지만 아무래도 너무 무난하다는 판단으로 본심에 올리지 않기로 하였다. 「파라노이아」는 흥미로운 이야기이긴 했지만 이번 공모전의 소재와 딱 부합되었다고 보기 어려웠다.

작품 중에서는 지나치게 세계관을 설명하려는 의욕 때문에 독자에게 가르치려고 하는 우를 범하는 작품도 몇 있었는데, 서술로 세계관을 설명하기보다는 사건이나 이야기 전개 흐름에 따라 자연스레 세계관을 독자에게 이해시킬 수 있는 훈련이 필요하다. 적게나마 장편소설도 응모했는데, 장편소설의 경우는 호흡이 길기 때문에, 도입부에서 확실한 임팩트를 주지 않으면 독자들은 뒤를 더 읽고 싶은 호기심이 생기지 않는다는 점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시작부터 긴 호흡의 이야기를 천천히 끌고 나가려다 보면 독자들은 이야기가 정말 재미있지 않고서는 손을 놓아버린다.

최종적으로 「데스데모나」 한 작품만 본심에 올리기로 하였다.


예심위원4

한국 사회의 어두운 단면과 환경 문제를 좀비 아포칼립스라는 장르로 풀어내며 사회파 성향을 담아내려는 작품이 많아 흥미로웠다. 다만, ZA 장르의 외연을 확장하려는 시도가 엿보이는 작품 중 좀비로 보기 어려운 존재를 좀비로 명명할 뿐인 작품도 많아 크게 아쉬웠다. 제10회 ZA 문학 공모전에서는 좀비와 아포칼립스를 모두 아우르는 작품이 다수 응모되기를 바란다.

「인디언의 옥수수와 루시」는 인간으로서의 자각을 가진 좀비들 간의 비극적인 로맨스를 다룬 작품으로 좀비 로맨스보다 메시지를 직접 전달하는 데에 더 집중하는 인상이었다. 「재이(在異)」는 화이트칼라 범죄의 피해자가 복수하는 과정을 그린 작품으로 좀비 아포칼립스 분위기와 서사가 잘 어우러지나 도구적 캐릭터와 전형적인 내용이 아쉬웠다. 「그래도 삶은 계속된다」는 사이버 성범죄로 은둔형 외톨이었던 주인공이 좀비 사태를 통해 희망을 되찾는 이야기로 행동 동기가 현실적으로 그려졌으나 사건과 전개가 예상 가능하여 아쉬웠다. 「테이블」은 지구 세력과 달 세력 간의 대립과 협상을 그린 작품으로 외계로부터 온 바이러스에 관한 내용이라 좀비 아포칼립스 소설로 보기 어려웠다. 「다이어리Z」는 오염된 지하수로 발생한 좀비 사태를 막기 위해 차출된 군인들의 이야기로 규율에 따른 현장감 있는 묘사가 인상적이나 이야기의 전말이 쉽게 추측되어 아쉬웠다. 「불사자 관리센터」는 의식이 뚜렷한 좀비의 인권을 소재로 한 작품으로 좀비가 민원을 제기한다는 흥미진진한 발상에서 극적인 긴장감과 재미가 있는 이야기로 뻗어 나가지 않아 아쉬웠다.

「기항지」는 일제 강점기에 한 어촌에 좀비가 나타나는 이야기로 여성 서사와 좀비 소재, 아포칼립스 분위기가 모두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흡인력 있는 작품이었다. 「우리에게 무엇이 남아있을까」는 좀비 바이러스로 폐쇄된 병원을 벗어나 대피소로 향하는 이야기로 자연재해와 바이러스가 만들어 낸 아포칼립스 세상에서 시공간을 넘나들며 서로를 구원하는 여성들의 이야기가 다소 과하지만 나름 흥미로운 작품이었다. 본심에 올리는 작품은 「기항지」와 「우리에게는 무엇이 남아있을까」 두 작품이다.


예심위원5

2010년 시작된 ZA 문학 공모전도 어느덧 두 자릿수 회차를 앞두고 있으며, 그사이 국내에서도 굳이 좀비의 기원이나 개념에 대해 구구절절 설명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장르의 위상이 달라진 만큼 더욱 신선한 발상이 중요해지겠다. 혼란에 빠진 세상에서 펼쳐지는 고독한 생존기를 답습하는 경우 여전히 주를 이루고 있는데, 몇 년 전의 응모작들과 크게 다르지 않아 오래된 이야기를 꺼내 보는 듯한 느낌을 받곤 했다. 현실이 한 해 한 해를 내다보기 힘들게 격변하는 만큼, 소설에서도 과감한 시도가 있어야 시선을 사로잡을 수 있을 것 같다.

본심에 올린 「산 자들의 겨울」의 경우 좀비 사태 직후의 평이한 상황에서 시작했으나 서서히 긴장감을 주며 특이한 시체에 얽힌 전말을 미스터리적으로 풀어 간 점이 인상적이었다. 「펑크 패치」는 SF적인 설정과 다소 범주에서 벗어났으나 좀비에 대한 확장된 개념이 흥미로웠다.

그 외 아쉽게 올리지 못한 작품 중 「리턴: 휴먼 어게인」은 막바지의 큰 반전이 이야기의 핵심이었지만 앞부분에 좀 더 세밀하게 복선이 깔려 있었어야 그 반전이 더 충격적으로 다가왔을 것 같다. 「집을 지켜라!」, 「슈트」, 「정상적인 좀비」는 특정한 지역과 개인에 중심을 맞춘 도입부가 흥미로웠지만 매끄럽지 못한 전개와 상황 묘사로 인해 미완의 작품을 읽은 듯한 아쉬움을 남겼다. 「여기 백신이 있다!」는 속도감 있게 읽을 수 있는 작품이었으나 소재를 다루는 방식이 식상했고 「암자로 가는 집」은 단정한 문장과 분위기가 인상적이었지만 서사적 재미가 아쉬웠고 설정 역시 치밀하지 못했다.

 

본심 진출작

데스데모나
산 자들의 겨울
펑크 패치
이름을 붙이다
식귀
기항지
우리에게는 무엇이 남아있을까
엄마A 그리고 좀비
메리의 징조
그날, 동좀하초 재배실에서

award-za

 

전 세계 유일한 좀비를 소재로 한 문학 공모전인 ZA 문학 공모전이 9회로 돌아옵니다. 『섬, 그리고 좀비』, 『옥상으로 가는 길 좀비를 만나다』, 『크르르르』,  『록커, 흡혈귀, 슈퍼맨 그리고 좀비』 등 4권의 수상 작품집 출간과 『좀비 그리고 생존자들의 섬』, 『난쟁이가 사는 저택』, 『창백한 말』, 『광인들』 등 당선작 및 개작, 입선작의 장편소설을 출간해 온 ZA 문학 공모전은, ZA 문학 공모전 사상 6회만에 나온 첫 장편소설 당선작인 『창백한 말』은 영화화 판권이 계약되었고, 2회 당선작 「옥상으로 가는 길」은 연극으로 상연되고 웹툰으로 만들어지는 등 많은 분들의 관심을 받아왔습니다.

ZA문학상 역대 수상작 모음→

많은 분들의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하단에 작품을 응모한 후 응모한 작품의 내역을 바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응모 요건
  • 완결된 내용의 단편, 중편, 장편 원고

① 장편(200자 원고지 800매 이상) : 단 장편소설의 경우 연재 중인 작품이 미완일 경우는 완결된 작품을 업로드 방식을 통해 접수해 주세요.

② 중단편 : 원고지 200매 이하의 소설은 단편, 200-799매의 소설은 중편으로 분류됩니다. 다만 중편소설의 적정 기준은 400매 이하로 판단하고 있으며, 공모전 형식상 심사에 중단편의 차이를 두지는 않습니다.

  • 상업적으로 활용되거나 타문학상 수상 경력이 없는 모든 순수 창작물에 해당합니다.(단, 공모전에 응모하기 위해 브릿G 내 게재한 작품의 유료 판매 등록은 예외로 합니다.)
  • 미완성 원고와 시놉시스는 심사의 어려움과 타 완결 작품과의 형평성 문제로 인해 받지 않습니다.
  • 문학상 입선 후 출간 준비 중이라 하더라도 출간의 결격 사유로 판단되는 문제가 발생한 경우에는 최종 선정이 취소될 수 있습니다.
  • 사용자당 최대 응모 가능한 작품수는 분량에 관계없이 2편입니다.
  • 문의 사항은 공지/문의 탭을 참고해 주십시오.
  • 응모된 작품은 1년 동안 내부에 자동 보관되며 이후 삭제됩니다. 바로 삭제를 원할 경우 따로 요청해 주세요.

 

참여 방식

제9회 ZA 문학상 페이지 최하단에 안내된 ‘응모 방법 선택’을 통해 응모하시면 됩니다. 완성 파일 전체 업로드 혹은 브릿G에 직접 게시한 작품으로 응모가 가능합니다.

① 파일 업로드 응모
‘중편 혹은 단편’, ‘장편’ 등으로 분량에 따라 완성된 파일을 업로드함으로써 응모할 수 있으며, 아래아한글(HWP), 워드 파일(DOC), PDF 등으로 응모해 주십시오. 파일 업로드 접수 시에는 참가자의 성함, 연락처, 이메일 등이 응모 작품 최하단에 기재되어 있어야 합니다.

  • 파일로 응모된 작품은 접수 종료 시점으로부터 1년 동안 보관되며 이후 자동으로 삭제됩니다. 심사 결과 확인 후 삭제를 원할 경우 1:1 문의로 요청해 주시기 바랍니다.

 

② 브릿G 등록 작품 접수 
문학상에 응모하기 위해 브릿G에서 직접 작품 활동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단, 반드시 문학상의 주제와 취지에 맞는 중단편/장편 연재 작품을 접수하셔야 하며 그렇지 아니할 경우에는 응모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브릿G를 통해 응모할 경우 예심 위원을 맡는 편집진들이 작품을 사전에 확인할 수 있어 보다 면밀히 작품을 검토할 기회가 주어집니다.

 

응모 기간

2023년 10월 1일부터 ~ 2023년 12월 31일까지

 

발표 일정

2024년 2월 초 최종 수상작과 본심평 발표에 앞서, 2024년 1월 본심 진출작과 예심평이 먼저 공개됩니다.

※구체적인 발표일은 최종 응모된 작품수를 고려하여 접수가 종료된 후 공지할 예정입니다. 응모작의 수에 따라 일정이 예고된 바와 다를 수 있습니다.

 

수상 내역

심사 및 수상: 내부 1차 심사 후 선정된 10편 이하의 작품을 2차 심사(본심 심사위원 선정)

  • 선정작
-상기 응모 요건에 부합하는 분량의 작품
-상금: 300만 원(선인세 개념, 중단편 소설의 경우 100만 원)
-부상: 제 7, 8회 ZA 문학 공모전 수상 작품집 (도서 증정)
-출판 기회 부여(중단편일 경우 작품집 수록)
 
  • 우수작
-중단편 소설에 한하여, 최대 5편 당선
-상금: 30만 원(선인세 개념)
-부상: 제 7, 8회 ZA 문학 공모전 수상 작품 (도서 증정)
-출판 기회 부여(앤솔러지 수록)
※장편이 우수작 기준에 부합할 경우 수상 대신 별도의 출판 계약을 진행합니다.

문학상 공지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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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릿G팀
2월 1일-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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