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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작품: [연작, 기억의 집] 3화 – 섬(island) (작가: 마음의풍경, 작품정보)
리뷰어: BornWriter, 5월 11일, 조회 37

작가는 리뷰어에게 ‘연작의 방향을 잡는 데 도움이 될’ 어떤 코멘트도 환영한다는 식으로 적었다. 때문에 나는 내가 읽고 생각한 몇 가지에 대해 가볍게 풀어놓고자 한다.

그 전에 내가 좋아하는 것을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삼겹살이나 맥주도 물론 좋아하지만(그리고 먹는 것만 좋아하는 것도 아니지만), 여기서 이야기하는 ‘좋아하는 것’은 소설에서 나를 만족시키는 요소를 말한다. 보통 두 가지 요소를 가지고 있으면 나는 그 작품을 매우매우 좋아하게 된다. 그 두 가지 요소란 ‘두터운 묘사’와 ‘깜찍한 위트’를 말한다.

요즘은 문장과 문단에서도 가성비를 따지고, 짧고 빠른 이야기 전개로 독자를 몰입시키는 것이 좋다고 이야기하는 사람을 많이 본다. 그들의 글은 그들의 주장에 충실해서 짧고 빠른 문장의 속도로 거침없이 서사를 전개시키고, 결말에 다다른다. 그것이 나쁘다고 이야기하고 싶지는 않다. 사람의 취향은 태평양보다도 넓을 테니까. 다만 나는 충분히 두터운 묘사를 통해 이야기가 차근차근 전개되는 편을 선호한다. 서사적 재미가 재료의 본질적인 맛이라면, 묘사는 그 맛을 한껏 끌어올리는 조리법이다. 순식간에 구워내는 것이 좋을 때도 있고 느긋하게 기다려야 맛있게 되는 것도 있다.

이 작품의 경우 좀 과하게 익힌 경향이 있다. 적어도 내가 느끼기에는 그렇다. 고기가 조금 질겨서 꿀떡꿀떡 넘어가지가 않는다. 묘사가 두터운 점이 아주 마음에 들지만, 조금 덜어낸다면 더 좋아질 것이다.

 

 

나 혼자 생각하는 걸지도 모르지만, 이 작품에서는 ‘이름‘이 굉장히 중요한 기능을 하는 것 같다. 아직 몇 화 되지 않아서 뭐라 확신할 수는 없지만 작품 내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이름이 대부분 그리스 신화에서 들어본 적 있는 이름이다. 갈라테이아도 그렇고 에이오네도 그렇고. 작가가 그리스 신화를 너무 사랑한 나머지 몇 인물에게 신화 속 이름을 따다 붙여준 걸 수도 있겠으나, 작품의 분위기나 기타등등을 보건데 이 이름이 무언가를 쥐고있다. 무언가 중요한 거 같은 뉘앙스를 팍팍 풍기는 데 그게 뭔지는 사실 잘 모르겠다. 이게 좀 읽으면서 껄끄러웠다. 갈라테이아는 결말과 함께 이해할 수 있는 이름이지만, 에이오네는 어디 찾아보지 않는 이상 작품 내에서는 (아직까지는) 해소된 것이 아무것도 없다.

물론 이 연작의 2화가 어느정도의 볼륨으로 꾸려질 지 모르기 때문에, 앞으로 충분한 시간을 들여 떡밥이 투척될 수도 있다. 그렇지만 지금까지 공개된 이야기만 놓고 본다면 좀 답답한 것이 사실이다. 구글에 따로 검색하지 않는 이상 ‘에이오네’가 무슨 의미인지는 독자 열에 아홉은 모를 것이기 때문에(혹은 나만 모르는 걸 수도 있다).

 

 

이 작품은 연작이다. 일련의 세계관을 공유하는 연작이다. 그런데 아직까지는 작품들 사이의 연결고리가 명확하지 않다. 디트로이트 다이내믹스라는 이름의 기업과 커넥톰이라는 고유명사만이 서로다른 작품을 연결하고 있다. 그런데 이 두 개념 모두 뒤로 한 발 물러나있는 모양새다. 조금씩 언급만 될 뿐이지 그게 사건의 핵심으로서 작동하지는 않는다. 만약 1편에서 디트로이드 다이내믹스가 사건의 핵심이고 커넥톰이 언급되었다면, 2편에서는 커넥톰이 사건의 핵심이고 X라는 것이 언급되고, 3편에서는 x가 사건의 핵심이고 디트로이트 다이내믹스가 언급이 되는 그런 식으로 꾸려졌다면 ‘일련의 세계관을 공유’하는 느낌을 훨씬 강하게 받았을 것이다. 그게 조금 아쉽다.

 

 

제목에서 드러나듯 나는 내가 좋아하는 방식으로 이 작품을 뜯어보았다. 그리고 나는 취향이 매우 톡득하기로 유우명한 사람이다. 그러니 이 모든 이야기가 만인의 감상과 같다고 생각하지 않으셨으면 한다. 이것은 어느 멍청이의 감상일 뿐이다. 그 점을 꼭 유념하고 이 리뷰를 받아들이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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