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은 지옥이다! 감상

대상작품: 편지 (작가: Q씨, 작품정보)
리뷰어: 후더닛, 18년 4월, 조회 72

일요일 아침, 모처럼 늦잠을 자고 있는데

천장 위에서 진동 드릴 돌아가는 소리가 크고도 하염없이 들립니다.

도대체 아침부터 안방 인테리어 공사를 하시는지?

베개로 귀를 막다가 성질이 뻗쳐 다리로 허공에다 열심히 발길질을 봅니다.

차를 가지고 나오는데 그랜저 대가 주차장이 아니라 주차장에서 나오는 통로에

떡하니 주차되어 있습니다. 원래 이곳은 자전거가 줄지어 있던 장소로,

통로가 그리 넓지않아 관리사무소가 일부러 자전거를 치워 버렸습니다.

지나가는 차들이 긇히지 않게하려고 말이죠.

그런 데다 자기 편하자고 보란듯이 떡하니 주차시켜 놓다니,

평소 같았으면 룰루랄라 나왔을 길을 때문에 혹시나 부딪힐라 노심초사 지나오고 나니

절로 차의 블랙박스 앞에서 손가락을 세워주고 싶습니다.

아파트. 하나를 사이에 두고 많은 사람들이 복작이며 사는 곳이니만큼 상식과 예의를 모르는

타인 때문에 뒷목 잡는 일이 많습니다. 얼마전엔 층간 소음으로 인한 갈등 때문에 살인까지 벌어진 일도 있었으니 다했죠.

비로소 프랑스의 철학자 사르트르가 말이 이해됩니다. 그는 이렇게 말했죠.

타인은 지옥이다!’

편지 주인공 I씨도 말에 아주 강하게 고개를 끄덕일 것입니다.

  단편은 바로 아랫층에 새로 이사온 주민 때문에 I씨가 아주 많은 고통을 겪는 이야기니까요. 아니, I씨만이 아닙니다. 단지 사람들 전체가 고통을 겪습니다. 오자마자 주차장의 특정 자리를 자기 것으로 대놓고 공고하더니 누군가 거기에 차를 대자 바로 경고하는 글을 써서 같은 주민의 우편함에 모두 붙여 놓습니다. 바로 이것이 제목이 뜻하는편지 것이죠.

하지만 그렇다고 사람들이 들을 리가 있나요? 아파트 주차장은 누구나 사용하도록 열린 공간인 것을. 그러니 이런 일이 번이나 반복됩니다. 덕분에 그가 사는 집에서 밤새 복사기 소리가 들리고 소리를 들어야 하는 일요일 아침에 전동 드릴 돌아가는 소리를 들어야 하는 저만큼이나 고통의 연속입니다.

아무리 말해도 막귀이고, 아파트 관리사무소와 입주자 대표 회의가 나서도 막무가내.

오히려 증오의 화살을 개인이 아니라 그가 사는 전체로 돌리게 만듭니다.

사람의 패악질이 공동체 하나를 얼마나 순식간에 가차없이 망가지게 있는지를 보여주는 단편은 그렇게 무서운 장면은 나오지 않지만 상상에 따라선 모골이 송연할만한 호러가 있습니다.

그러니까 저런 사람이 소설의 I씨처럼 아랫 집이나 혹은 맞은 집에 이사온다고 상상하면 말이죠.

, 이것은 정말 사흘 밤을 꼬박 새고 잠들어도 놀라서 일어날만한 아닙니까?

주위에 어떤 폭탄이 올지 아무도 모르고 와도 어쩔 없다는 .

이것이 바로 아파트 사는 사람이 가지게 되는 호러가 아닐가 싶습니다.

사실 이런 것을 다루고 있는 호러나 스릴러 소설도 많죠. 대표적인 예로는 강풀의이웃 사람 있겠구요.

그런 것을 짧게 풀어간 소설이 바로편지입니다. 스포일러가 될까봐 일부러 말하지 않은 반전도 있어요.

아마도 진짜 공포는 바로 거기서 도래하도록 작가가 설정한 장치인지도 모르겠군요.

어쨌든 오늘 아파트에 살고 계시는 모든 분들을 위해 기도합니다.

부디 타인이 지옥이 되는 경험을 겪지 마시라고.

그렇다고 다산 신도시의 아파트 단지가 택배원들에게 것처럼 자신이 먼저 지옥이 되어서도 안되겠죠.

편지, ‘다산 신도시 아파트의 택배 사건 이것 하나만큼은 보여주는 같네요.

존중과 배려가 없을 , 모든 타인은 저마다 지옥이 된다. 자신도 포함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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