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커플의 수다 감상 브릿G추천

대상작품: 묵호의 꽃 (작가: 버터칼, 작품정보)
리뷰어: 후안, 18년 4월, 조회 136

“야.”

“응.”

“너 브릿지 알지? 황금가지 웹소설 사이트. 그거 리더앱 나왔는데.”

“리더앱이 뭐야?”

“아 너 책 안 읽지…….전자책은 알아? 종이책 말고 전자책.”

“사람을 무슨 빙다리 핫바지로 보시네. 당연 알지!”

“그래 미안하다. 그 전자책처럼 볼 수 있게 해주는 휴대폰 어플이 나왔다고. 소설 사이트니까 소설 읽기 편하게.”

“근데 왜? 나 글 안 읽어. 그 시간에 영화나 미드나 보지.”

“……”

“왜? 야, 모든 대중문화는 다 한 가족이야. 소설이랑 영화랑 드라마랑 다 이웃사촌형제라고.”

“맞는 말인데, 그래도 글이란 게 그 특유의 매력이 있잖아. 영상으로는 표현할 수 없는 그 묘한 감정 선이나……”

“관심 없습니다. 얼른 맥주나 시키자.”

“아니 그 관심 조금만 줘 봐봐. 그 리더 앱 나오고 사람들 많이 들어오고 이벤트도 많이 하고…….맞다! 너 치킨 좋아하지? 지금도 치킨 시킬 거잖아. 안 그래도 말이 나왔으니 말인데, 이번에 그 치킨 주는 행사 했었거든? 브릿지에서? 글 읽고 댓글 달면 추첨해서 치킨 주는 거.”

“오 좋은 이벤트네. 지금도 해?”

“아니 끝났어.”

“끝난 걸 왜 얘기하고 그래!”

“아니, 아니 내 말 좀 들어봐. 야, 난 니가 글 좀 읽었으면 싶거든. 너 미드 몰아보는 거 좋아하잖아. 내가 그 치킨 이벤트 뒤늦게 알고 글을 하나 읽고 있는데, 이게 대박인 거야.”

“왜 대박이야?”

“개 재밌거든.”

“관심 없어.”

“너 브릿지에는 들어는 가 봤냐?”

“나름 시나리오 작가를 꿈꾸는 데 당연. 들어가서 단편들 좀 보긴 했지.”

“장편은?”

“안 본다니까. 긴 거 잘 못 봐. 성격이 급해서.”

“그래서 미드 몰아보기 하는 거야?”

“완결 난 상태에서 쫄깃쫄깃 한 애들은 좋아하지. 기다리는 거 싫거든. 그리고 일단 드라마는 딱 보여주잖아? 재밌다고. 나 막 고민하고 은유 풀이 하고 하는 거 싫어한단 말이야.”

“그러니까. 니 성향 잘 아니까. 대박이라는 거지. 마침 너를 위한 완전 맞춤 글이 짠하고 등장했거든.”

“그게 니가 치킨 먹으려고 봤다는 그 글이야?”

“엉. 정말 재밌어. 보고 있는데 오늘 집에 가면 또 볼 거임.”

“제목이 뭔데?”

“묵호의 꽃.”

“야! 우와! 대박! 나 그거 알아!”

“엥?”

“내 이름이랑 똑같잖아! 거기 주인공! 민훈! 묵호!”

“아, 그러네.”

“와 갑자기 반갑네. 어, 근데 묵호의 꽃 치킨 이벤트 했어?”

“너 댓글 달았어?”

“당연하지. 아, 좋아! 우연의 일치군! 으하하하.”

“아니 근데, 글 안보는 니가 웬일로 장편을 다 본댜?”

“우리 사귀는 거 맞니? 몇 년이 지났는데 아직도 날 모르냐? 내 성향 잘 알잖아. 재미없으면 안 봐. 근데 나랑 이름이 똑같은 주인공이 나와서 호기심에 1화 읽었는데, 와 세상에 대박인거지. 내가 제일 좋아하는 타입의 글이었거든.”

“그게 뭔데?”

“캐릭터.”

“캐릭터?”

“캐릭터가 살아있어. 음, 잘 생각 안 나지만 일단 내가 본 거 까지 나오는 등장인물들이 여주 솔이랑…….남주 민훈이랑…….현인가 초 엄친아 엘리트 교회오빠도 있고…….그 시호라고 뭔가 한 따까리 할 거 같은 애도 나오고……”

“단지 그거?”

“거기다 양념 하나 치자면 판타지! 솔이가 막 새들 쥐들 말 듣고 그러거든? 아니, 솔이라는 캐릭터 자체가 미워할 수 없는 매력덩어리야! 오죽하면 나를 민훈에게 감정 이입 하면서…….솔이와 너를 계속 비교했다니까……”

“오호라. 혼자 잘 맥주 드시고, 난 이만 집에 감세.”

“당연히 솔이보다 너지! 어딜 가 앉어 앉어 얼른. 얘는 왜 소설 속 인물에게 질투해……”

“저기요. 나도 보고 있거등요. 소설 속의 민훈은 완전 짱 멋진 차도남인데 현실의 민훈씨는 닭다리만 뜯느라 정신없고 여친을 소설 여주한테 비교나 하고 있고……”

“미안합니다.”

“쌤쌤.”

“아무튼, 이 묵호의 꽃의 가장 큰 장점은 캐릭터야! 정말 드라마 보는 거 같이 한 회 한 회가 살아있는데, 막 복잡하게 꼬지 않고도 되게 직관적으로 빡 하고 오는데, 나같이 글 잘 안 읽는 사람한테도 다이렉트로 들어오거든? 이거 되게 잘 먹힌다고.”

“안 그래도 내가 대박이라고 했잖아. 지금 한창 읽고 있는데, 21화였던가? 한 삼분의 일은 본 것 같아.”

“나도 그 정도 돼. 거기다가 드라마 보면 진짜 빌런이 아주 중요하거든? 악역 말이야 악역. 악역이 매력이 없으면 그 드라마 쪽박인 거지. 그런데 묵호의 꽃은 이 악, 악역 집단들의 매력도 되게 좋아. 하나같이 등장인물들이 다 살아있어. 와, 되게 신기한 게 나 이거 보면서 무슨 만화나 영화 보듯 막 장면이 그려지고 그랬거든? 뭐 작가님이 잘 써서…….아 이거 작가님 이름이 뭐지?”

“버터칼님.”

“버터칼? 작명도 센스 있네. 역시 살짝 느끼하면서도 날이 선 작품 색깔이 괜히 나온 게 아니군.”

“그니까 결론은, 내가 추천하려 한 글을 너도 이미 읽고 있다는 거잖아?”

“야야. 내가 항상 주장하는 거 중 하나가 뭐니? 대중성이야. 모두에게 보편적으로 다가가야 한다고. 자신만의 세계관에 빠져서 혼자 얘기 죽 늘어놓는 것 보다, 쉽고 직관적으로 다가오는 이야기 속에 캐릭터들의 매력을 극대화 시키면 그게 바로 명작 되는 거지. 그 정답인 글이 바로 이 묵호의 꽃이라고. 액션 좋지, 로맨로맨 하지, 여주 귀엽지, 남주들은 하나는 차도남에, 하나는 엄친아 교회오빠지, 되게 멋있을 거 같은 빌런 나오지, 어마 무시한 짱짱 스펙녀 여주 라이벌로 나오지, 판타지로 양념 살살 쳐주지, 뭔가 음모론 들어가지, 아니 뭐 하나라도 좋아할만한 소재를 찾게 잘 버무린 거 자체가 진짜 대단한 거라고! 항상 새로운 변화가 인정받는 게 아니라, 기존의 매력을 잘 살리는 게 더 나은 거라는 걸 이 작품이 제대로 보여주고 있단 말이지!”

“와, 니가 글에 이렇게 침 튀기며 흥분하는 거 처음 보네. 아, 이거 작품 리뷰로 올려도 돼?”

 

“응? 뭐라고?”

 

“아니, 먹어. 마셔. 내가 알아서 할게. 나중에 출간될건데 너 진짜 책 바리바리 싸들고 작가님 찾아가서 싸인 이라도 받겠다 야.”

“당연하지! 완결 됐으니 이제 몰아보기 정주행이야!”

“치킨 되자 우리.”

“치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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