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운이 길게 남는 따뜻하고 신비로운 이야기, “웅덩이 속 인어” 감상

대상작품: 웅덩이 속 인어 (작가: 유혁, 작품정보)
리뷰어: 쥰노, 2시간 전, 조회 3

Q. 소설을 읽기 전 예상했던 내용과 실제 내용의 차이?

A. 작가님의 의도였을지는 모르겠지만, 제가 처음 이 소설의 제목과 도입부를 살짝 읽었을 때는, 분위기가 상당히 기묘하고 두렵기도 했습니다. 금방이라도 어디선가 어떤 존재가 무섭게 튀어나와 공격할 것만 같았을까요. 정말 뭔가 튀어나오기는 했는데, 이거 원..이렇게나 사랑스럽고 신비스런 존재라니. 주인공과 그 신비로운 존재를 중심으로 일어나는 짧은 에피소드들이, 따뜻하고 긴 여운으로 남는 그런 소설이었습니다.

Q. 소설을 읽으며 느꼈던 점

A. 인어라는 존재는 다양한 매체에서 다채로운 모습으로 등장하지만, 볼 때마다 지겨움이 없는, 매력적인 존재인 것 같아요. 그리고 이 작품에도 인어가 등장합니다. 신비롭고 아름다운 그런 인어 말이죠. 그러나 사실 ‘인어’라고 표현은 되지만 그는 ‘알 수 없는 바다’와 이어진 ‘웅덩이’에서 등장한 ‘알 수 없는 존재’에 가깝습니다. 처음 주인공의 눈에 들어온 그 존재는 매력적인 모습이지만 어쩌면 그 실체는 주인공과 대척점에 있는 존재이기도 하고요. 그는 마치 덩치만 큰 어린 아이와도 같습니다. 그런 모습이 ‘돌봄’의 마음을 불러일으키기도 하고, 그가 완벽하지 않기 때문에 더 사랑스럽게 느껴지고 때로는 걱정스럽기까지 합니다. 하지만 아무리 청년의 모습을 한 인어가 사랑스러운 캐릭터라고 할지라도 이 기묘한 존재에 대해 등장인물들이 이렇게나 호의를 넘어서 다정하게까지 바라봐주는 작품이 있었던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마 그래서 이 작품을 읽으며 애틋함과 따뜻함을 느꼈던 것 같습니다.

이 존재의 정체에 대해서는 작품 내내 어렴풋하게 나마 알게 되고, 또 작품의 말미에서도 그에 대해 좀 더 명확한 추측을 할 수 있기는 했습니다만 그럼에도 이 존재가 왜 생겨났는지, 어떻게 인간으로 나타날 수 있었는지, 왜 웅덩이에서의 그런 현상들이 나타났는지 등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 수 있었으면 좋았겠다 라는 아쉬움도 들었습니다. 어쩌면 이 아쉬움 또한 이 작품이나 배경이 그만큼 좋았기에 든 생각이었겠지요. 인어라는 존재뿐 아니라 웅덩이, 텐타클, 특잠, 촉수 매력포인트들이 많은 소설이었기 때문에 단편소설이라는 점이 더 아쉬웠습니다. 어쩜 촉수들은 인간이 너무 좋았기에 방법을 모르고 그저 막 다가온 것이지만, 두려움을 느낀 인간이 그들을 계속 해치고 있어서 ‘우리는 나쁜 존재가 아니야’라는 것을 알려주기 위해 영하가 찾아온 것이었을까요. 이 이야기에 이어진 또 다른 에피소드들, 혹은 프리퀄-아버지에 관한 이야기- 등이 궁금해지면서 따뜻하고도 기분 좋은 여운이 남는 작품이었습니다.

Q. 소설의 미래 독자에게

A. 처음에 ‘촉수’라는 것이 등장하기에 ‘윽’이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지만, 우려와는 달리 매우 따뜻하고 신비로운 소설이었습니다. 어쩌면 매우 사랑스런 로맨스일수도 있고요. 여름이라는 계절과 참 잘 어울리는 소설이었고, 재밌게 읽은 작품이라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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