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라도 해봤을 상상이 그대로 담긴 따뜻한 글 감상

대상작품: 인형 괴담 (작가: 매도쿠라, 작품정보)
리뷰어: bridge, 18년 2월, 조회 39

세상에 ‘처키’만큼이나 유명한 인형이 또 있을까?

물론, 유명세만 따져 찾으려면 있기에 하겠지만 이마만한 악명과 강한 이미지를 가진 인형은 좀체 없을 듯 하다

TV에서도 종종 틀어주는 오래 전 영화이지만 처키 영화를 제대로 본 기억은 없다

왜냐하면… 당시의 내가 보기엔 참 무서웠으니까(흑흑)

 

자라면서 의식했든 하지 않았든, 성별과 무관하게 인형이라는 존재는 늘 옆에 있게 되는 듯 하다

책장 한 켠에 올려놓고 몇년째 미동도 없는 먼지 앉은 인형이라든가 서랍 안쪽 어딘가에 존재하지만 잊혀진지 오래인 인형이라든가 내 것은 아니지만 형제 방에 자리하고 있을 인형까지 생각보다 우리는 인형이라는 존재와 가까운 편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래서인지 <인형 괴담>이라는 제목을 보자마자 어딘가 무서우면서도 솔깃했다

영화 토이스토리를 보며 인형이 살아있다면…? 이라는 상상을 해본 적 없는 아이는 없었을테고, 친숙하고 귀여운 인형이 어느날 갑자기 ‘무서운’ 존재가 되는 상상을 해본 적 없는 아이 역시 없을 터

글의 화자는 아직 어린 ‘나’이다

침대 머리맡이나 팔 부근에 인형을 두고 자는 게 전혀 어색하지 않은 여섯살의 ‘나’는 어느날 갑자기 가위를 경험한다

그리고 자신의 방 안 인형들이 나누는 이야기가 선명히 들린다

인형 괴담의 시작이었다

인형이 나를 잡아 먹는다는 말에 과연 힘이 있을까? 겁이 나서 발버둥을 치는 ‘나’를 보니 마냥 허투루 들리진 않는 모양이다

아이를 위협하는 인형의 대사나 자기들끼리 주고받는 담화의 내용이 굉장히 유치하고 우스꽝스럽지만, 오히려 그래서인지 더 ‘인형’ 괴담이라는 제목이 그럴싸해 보인다

그냥 잡아먹는 것도 아니고 조각조각 내서 먹는다는 말에 펄쩍 뛰었건만 염려한 만큼 무서운 글이 아니었다는 점에서도 내심 안심을…^^

방식이나 정도는 다르겠지만 누구라도 한때 아끼던 인형이나 장난감은 있었을테니 가볍에 읽어내려가는 것도 괜찮을 듯 하다

상투적이긴 하지만, 그럼에도 가끔은 그 전형적인 전개가 반가울 때가 있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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