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형 괴담

인형 괴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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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선물 받은 인형은 악어였다.

초록색 폭신폭신한 악어 인형. 주둥이가 벌어져 있어서 위로 들면 입이 쩍 벌어지는 재밌는 인형이었다. 이름은 라이라고 지어주었다. 그냥 생각나는 대로 붙여준 이름이었다. 라이. 악어 라이의 입 안쪽은 동글한 빨간색 혓바닥이 새겨져 있었는데, 그 부분을 꾹꾹 눌러보며 말을 걸어보고 손가락도 넣어 보고 했었다. 당연히 대꾸는 없었지만 나는 이 악어 인형이 좋았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선물 받은 인형이었기에.

시간이 지나면서 내 방에는 수많은 인형들이 들어섰다. 강아지 인형, 고양이 인형, 멋있는 로봇도 있었고, 게임에 나오는 캐릭터 인형도 있었다. 둥글둥글한 피에로 인형은 그 우스꽝스러운 얼굴이 마음에 들어 항상 품에 안고 잠들었었다. 새로운 인형들에 둘러싸이다 보니 악어는 구석에 두고 더는 품에 안지 않았다. 해지고 때 묻은 악어 따위는 이제 그저, 추억일 뿐이었다. 당연한 섭리다. 새롭고 재밌는 더 좋은 인형이 있다면 버림받는 것은 당연한 거겠지. 하지만 그래도 나는 그 악어를 버리지는 않았다. 무엇보다도 내게 처음으로 애정을 느끼게 해 준 산물이니까. 그리고 왠지 악어를 버리면 안 될 것 같았다. 그 기분, 이유가 뭔지는 모르겠지만 그때는 그렇게 느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나는 아직 여섯 살인, 학교도 들어가지 않은 어린아이였다. 엄마가 만들어 준 저녁을 먹고 일찍 잠자리에 들었는데, 원래 평소에 자는 시간이 아니었지만 이상하게도 깊은 잠에 빠졌다. 너무 졸려서 항상 안던 피에로 인형도 그대로 둔 채 곧바로 침대에 드러누워 잠이 들어버렸었다. 정확히 몇 시였는지는 기억이 안 난다.

그리고 내가 가위에 눌렸다는 걸 알게 된 것은, 여러 명이 떠드는 목소리를 듣고 깨어나서도 몸을 전혀 움직이지 못했다는 사실 때문이었다.

— 본 작품은 유료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