뽑고자 하면 뽑힐 것이요, 얻고자 하면 얻을 것이라 감상

대상작품: 뽑기의 정석 (작가: Oo, 작품정보)
리뷰어: bridge, 18년 2월, 조회 22

시기별로 유행하는 아이템들이 있다

어느날 갑자기 주변에서 많이 보이기 시작하다가 또 어느날이 되면 갑자기 보이지 않는…

그렇게 유행에 휩쓸려 너도나도 많이 관심을 가졌던 것 중 하나가 인형뽑기인데, 나는 영 이런 것에 소질이 없어 지폐를 한 두장 밀어넣고 두어번 시도해보거나 통 안에 든 인형을 구경하는 정도가 다이곤 했다

그런데 이 인형뽑기 때문에 만원이 넘는 돈을 쓴 ‘나’를 보고 있자니 ‘아이고’가 튀어 나올 수 밖에 없다

설상가상 인형을 뽑기는 커녕 오천원짜리 볶음밥 두 그릇, 삼천오백원짜리 아메리카노 석 잔, 천 팔백원짜리 고로케 다섯개를 각 살 수 있을 만원을 고스란히 인형 기계에 바치고선 그게 아까워 속쓰려하는 모습을 보니 또다시 ‘아이고’다

친구의 비법을 전수받아보기도 하고 덕분에 약간의 차도가 있는 듯 했지만 여전히 물을 먹고 마는 ‘나’

그리고 그런 ‘나’를 두고 홀연히 나타나 귀신같이 인형을 뽑아가는 어느 ‘학생’

허탈함을 느낀다

약이 오른다

자괴감에 우울해하고, 결국 끊지 못해 다시 기계에 돈을 넣는다

이거 완전 도박 아니냐…? 라는 생각이 들 무렵 몇번이고 ‘나’는 자신이 물먹는 걸 지켜보았던 해결사 학생을 조르고 졸라 결국 ‘뽑기의 정석’에 한발자국 다가간다

‘승부’라고 보기엔 영락없는 ‘도박’이었지만 방법을 알고 나니 거칠 게 없다

그간 쌓였던 울분과 스트레스를 팡팡 푼 것으로 모자랐는지 원정까지 가게 되었으니 말이다

여튼 처음 인상과는 조금 다른 방향으로 이야기가 진행되지만, 그래서 ‘젠장!’을 외칠 분들도 꽤나 있겠지만 귀여운 발상과 소재를 이용해 가볍게 읽을 수 있었던 <뽑기의 정석>

가끔은 이렇게 말랑한 일상물도 나쁘지 않구나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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