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발자국 삐끗한 미래 감상

대상작품: 가족이 되는 길 (작가: 황모과, 작품정보)
리뷰어: Professor, 18년 1월, 조회 58

반 이상향의 세계를 묘사했으나 핵전쟁이 일어나고 사람들이 몰살당하는 드라마틱한 절망이 아닌, 오늘의 세계가 한 발자국만 삐끗하면 내일 가 닿을 수 있는 삶을 담담한 어조로 그려냈다.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긴박한 전개는 없으나, 독자를 지루하게 만들지 않는 사회상과 인물 심리 묘사의 배치가 훌륭하다. 군더더기 없는 플롯과 술술 잘 읽히는 문장. 수필에 가깝다는 느낌을 줄 정도로 그럴 듯한 근미래 삶의 단편을 잘 잡아냈다.

작품에 등장하는 남편과 아내는 ‘시대의 그늘이 만든 부조리한 제도를 평등하게 공유’하면서도 서로 다른 반응을 보인다. 그러나 그들 모두가 인간적이다. 불확실한 어둠 속을 달려서 서로 다른 목적지에 도착하더라도. 그 메시지가 맘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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