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작품의 분류는 판타지,일반으로 되어있지만 내용적으로는 곤충습격 재난물이라
봐도 될 것 같습니다.
<<소리 없는 하루살이의 습격, 변해가는 사람들, 인류의 대위기!!>> 니까요.
읽기 시작했을 때 조용한 하루살이니까 제목이 ‘소리 없는’ 인 건가 생각했었어요.
글은 주인공인 ‘내’가 위험해 보이는 하루살이 떼에게 쫓겨 노래방 개인실에 숨어 들어가
떠올리는 회상과 생각들이 주 내용으로 말미 주인공이 의식을 잃으며 끝을 맺습니다.
여기서 저는 ‘사람이 하루살이로 변한다’는 내용에 의문을 표하고 싶습니다.
글 전체에서 하루살이의 습격으로 사람이 감염되거나 순식간에 종 전환한다는 근거는
전혀 없거나 부족합니다. 주인공이 그렇게 단정하고 확신하고 두려워하고 있을 뿐이죠.
주인공인 ‘내’가 아는 것은 괴이한 뉴스나 전조적인 사회현상을 통한 사실이 아니라
이모의 장례식에서 그 시체가 없어졌고 영정사진 앞에서 하루살이 몇 마리들이 날고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그랬을 것이다’라며 시점도 알 수 없는 이야기인 가설을 틀림없다고 하는 거지요.
갇혀있는 ‘나’는 불의의 사고로 돌아가신, 시체도 찾을 수 없는 이모를 떠올립니다.
어머니와 다른 출생으로 가족 안에 섞이지 못하고 무관심 속에서 강박증과 편집증에
사로잡혀 누군가에게 애정 대상이 되지 못한, 그나마 친했던 ‘나’조차 신경 쓰지 않아
홀로 괴로워하다 외롭게 죽음을 맞고 죽음 후에도 평온할 수 없었던 한 여자를요.
여타 다른 재난물의 등장인물과 다르게 뭔가 많이 내려놓은 주인공은 상황파악이나
만약의 사태를 위한 계획을 세우는 대신 집요하고도 무례하게 이모를 회상합니다.
여기서 주인공이 이모를 보는 시선은 충분히 관음적이고 천박합니다.
그나마 누구보다 가까이 지냈지만 격한 감정 느꼈기보단 울적한 표정을 지은게
다였다라는 사람치고는 집착으로 보일 정도로 글 대부분은 이모를 되새김질하는 내용입니다.
‘이모는 아직 죽지 않았다. 하루살이로 살아있을 것이다’라며 남자와 인연이 없었던
하루살이 이모가 번식본능으로 했을 짝짓기와 상대 남자를 상상하기도 하면서요.
하지만 이 부분들은 실제 이모-어머니와의 의견 다툼에서 이모 편을 들고, 좋아하는
여자애에 대해 상담할 정도로 친했던 이모의 갑작스러운 사고, 입원 후 죽음과 그동안
그를 자신도 모르게 외면했고 이후로도 조용히 관망만 했었던 자신에 대한 변명과
죄책감에서 하고 들었던 생각이 아닐까요.
강박적인 삶에서 사랑하지도 사랑받지 못했던 이모에게 보내는 나름의 애도랄까
소리가 없는 것 같지만 마이크로 확대하면 들리는 것처럼 드러내진 않았지만 확실하게
주인공이 느끼고 있는 후회와 미안함, 안쓰러움의 소리라고 생각합니다.
이모가 변했을 거라 생각되는 소리 없는 하루살이에게 보내는, 주인공의 소리 없는 애도겠지요.
후반부까지 하루살이로 인한 재난사태는 실제가 아닌 주인공의 착란을 쓴 것이 아닌가
생각했습니다. 주인공이 내세우는 근거와 내용이 여러 가지로 부족해서요.
그리고 아직도 인간이 하루살이로 변했다기보다는 하루살이 모양의 괴벌레에게 인간들이
여러 가지 이유로 희생되었거나 주인공의 인-드림 이야기로도 해석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작가님이나 저와는 또 다른 해석이 있을 수 있겠다고 생각합니다.
전체적인 감상은 급박한 인류 재앙물과 애처로운 개인사가 얽혀 하루살이와 이모가
독자의 머릿속에서 주도권을 두고 다툼을 벌이는 애매한 글이 되었구나 싶어서
어느 한쪽에 집중해주셨다면 더 읽기 편했을 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족.
개천 산책로에 군집으로 날아다니는 먼지 크기부터 500원 정도까지 제각각이지만
사람 몸을 까맣게 덮으려면 수십 마리 정도론 부족하고 수천 마리가 필요합니다.
500원크기의 수십마리는 이 정도니까요.
하루살이 개체로는 모르지만 군집은 꽤나 비오는 소리를 몰고 다닙니다.
대략 호롤롤로~ 하지요
여러가지 적었지만 잘읽었습니다. 다음에도 좋은 글 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