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에 이끌리다 비평

대상작품: 발렌타인 특급열차 (작가: 00, 작품정보)
리뷰어: bridge, 17년 11월, 조회 44

글을 읽는 기준은 후하면서도 까다롭다

몇 문장을 읽었을 때 내 구미를 당겨야 하고, 주제 면에서도 거리끼는 부분이 없어야 하고, 너무 가볍기보다는 적당히 힘을 준 작품이 좋다

 

<발렌타인 특급열차>는 제목을 보고 클릭한 글이었다

곧 개봉하는 영화 <오리엔트특급살인>이 연상되어서였다

글은 군말없이 본론부터 시작해 기차가 빠르게 나아가듯 덜커덩거리며 나의 주의를 끌어가고, 오묘한 끝맛을 남기며 아리송하게 마지막 문장까지 인도한다

다소 불친절한 스타일의 글이고 명확한 설명을 하기보다는 이미지를 던지며 상황을 그리게끔 유도하는데, 개인적으로 담백하게 풀어쓰는 스타일을 좋아하긴 하지만 그럼에도 호기심이 쉬이 잦아들지 않아 끝까지 읽게 되더라

마지막까지도 어딘가 아리송한 느낌으로 마무리가 되는데 애초에 주제도, 글쓰는 스타일도, 표현하고자 했던 분위기도 모두 그런 쪽을 의도했던 게 아닌가 싶다

근래 봤던 <블레이드러너2049>가 갑자기 생각이 났다

일상적이지 않은, 어딘가 메마른, 그리고 조금은 색다른…

 

아쉬운 점이 있다면 불친절함을 넘어서서 글의 형태를 너무 많이 덜어내버렸다는 점이다

조각상을 예쁘게 빚어냈다기보다는 필요이상으로 살집을 걷어내버려 풍부한 맛은 안느껴진다고나 할까

그렇지만 시각적인 즐거움을 곁들여 읽으니 글 자체는 나름 매력적인 편이었다고 생각한다

곰씹고 싶은 매력이 있었던, 길이와 깊이가 조금 아쉬웠던 그런 글

 

묘사를 조금 더 풍부하게 하거나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