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글이라 리뷰를 쓸까 말까 망설였습니다만, 글의 디테일이 살아있고 섬세한 묘사가 좋아 추천하고자 적습니다. 스포일러를 다소 배제하려 노력하였으며, 진행상 초기이므로 리뷰를 먼저 읽으신 뒤에 글을 읽으셔도 크게 상관없을 것임을 전합니다. 9편까지 읽고 적는 감상문입니다.
군상극답게 다양한 인물이 나옵니다. 다소 산만한 감이 있는 것은 너무 많은 인물의 이야기가 겹치는 상황 없이 따로 진행되기 때문이었는데요. 아직 초기 단계이니만큼 진행되면서 해결 될 문제로 보입니다. 글을 다 읽고 나서 작가님의 공지를 확인했습니다. 1화를 잘 변경하셨다고 생각해요. 다만, 위세를 떨치는 가문을 치고 왕권을 강화한다는 주요 골자를 실현시키기 위해 어떤 인물이 무엇을 준비하고 있을까 궁금한 참인데, 아직 볼 수 없더란 점을 꼽아보겠습니다. 이것도 이야기가 진행되다보면 나오겠지요. 일단은 ‘이야기가 진행 될 방향’을 커다랗게 보여주신 것으로 1화와 백승상은 자기 역할을 잘 한 셈인 듯 보입니다.
추측컨대 아마도 제목에 이름이 나온 사람들이 주 골자가 될 모양입니다. 적어도 일회성 인물이 아님은 분명하겠지요. 작중 묘사가 생동감 있고 인물들, 특히 천민들 대화나 상황이 아주 그럴싸하게 그려지는데 덕분에 초반에 이야기에 진입하기가 수월한 편입니다. 동양물의 장벽인 어려운 용어나 생소한 작위 등이 여기에는 없어요. 아직 안 나온 건지는 모르겠지만요.
강씨세가를 비롯해 8대 세가가 왕권보다 강하다고 말하는 1편에서 처음에는 세자가 주인공일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첫 편 얼굴을 내밀고는 연기처럼 사라져버리고 말아요. 백승상을 보여주고 싶으셨던 것일까, 생각을 하면서 다시금 읽은 뒤에는 아마도 그런 모양이구나 확신을 하였답니다.
주인공이 한 사람, 혹은 두 사람으로 정해져 있지 않는 이야기는 산만할 수밖에 없어요. 이야기의 큰 축을 따라 아직은 인물들이 움직이는 단계이며, 작가님이 생업과 병행하느라 글 쓰는 속도가 빠르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착실히 하나씩 쌓아 가시는 중이고요.
과연 ‘답하라, 내가 부르노니.’는 누가 누구에게 주는 메시지일지 궁금하네요. 여태 두 번 정도 나왔습니다. 그걸 아는 인물도 많지는 않은 것 같아요. 제목이 뜻하는 것이 과연 전체를 꿰뚫을 내용일까 기대합니다. 그게 무엇을 뜻하는지 윤곽이 드러날 즈음 되면 이야기는 훨씬 더 매력 있어질 것이라고도 기대해요!
부디 작가님의 다음 이야기가 빨리 풀리길 바라면서. 매력적이고 탄탄한 이야기를 원하시는 분께 추천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