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한 뉴올리언스 여행기!? 감상

대상작품: Voodoo (작가: 박짝, 작품정보)
리뷰어: 아나르코, 17년 10월, 조회 66

플랜테이션 농장, 흑인 노예, 미시시피 강, 블루스, 재즈.

<노예 12년>의 배경, 루이 암스트롱의 고향, 뉴올리언스(New Orleans)

공교롭게도 많은 이들이 그렇겠지만 시작에서 언급한 몇몇 단어들이 내가 아는 뉴올리언스의 전부였다. 그래서 호기심이 동했는지도 모른다. 그 이상의 어떤 이야기들이 있을 것만 같았기에. 물론 제목부터 관심은 충분했지만 말이다.

<Voodoo>를 작가는 ‘평범한 뉴올리언스 여행기’라고 소개한다. 어느정도는 정확하다는 생각이 든다. 독자들은 여행을 떠나게 되니까 말이다. 역사적으로 프랑스의 영향이 남아있다는 이야기에서부터 시작해 음식이야기, 악어 고기나 악어투어를 이야기하는 것을 보면서 진짜 평범한 여행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단순히 알고 있던 몇몇 단어를 뛰어넘는 이야기에 -별 것 아닌 이야기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어쩌면 그 별 것 아닌 것에 디테일은 더 살아있으니까!- 진짜 낯설게만 느껴지는 뉴올리언스를 여행하는 기분이 들었다.

부두와 관련된 보다 본격적인 이야기마저 그렇게 느껴졌다. 사실 부두라고 하면 아이티만을 떠올렸는데, 뉴올리언스도 그와 다르지 않다는 사실에 살짝 놀라면서 그런 공간에서 접한 부두를 통해서 일상에서 문득 느끼는 공포 같은 것들을 잘 살렸다는 생각이 든다. 게다가 ‘나’가 겪는 일들이 어떤 거대한 힘에 이끌리듯 일어나고 해결되는 이야기가 아니라 그냥 평범하게 일상에서 일어날법한 일들이라는 사실은 독자들을 이야기에 더 쉽게 빠져들게 만드는 것 같았다. 어떻게 보면 아무렇지 않은 일들이 나중에 보니 완전 오싹한 일이었다는 마치 무슨 괴담 같은 이야기처럼 툭! 던지니까 말이다.

게다가 생생하게 살아있는 톡톡 튀는 대화들과 곳곳에 묻어나는 현실 풍자 같은 것들이 더해져서 으레 생각하는 으스스한 분위기를 뛰어넘는 유쾌함이 전반에 깔려있어서 더 즐겁게 읽어나갈 수 있었던 것 같다. 그 와중에도 엘리나 카드리나 같은 이름의 뜻에까지 신경 쓰는 치밀함까지 더해져서 나름의 깊이까지 더해지는 것 같아 더 좋게만 다가왔다.

이미 이 작품을 읽은 많은 독자들이 작품의 약간 흐릿한 마지막을 이야기하며 작가의 작품 수정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또한 다음 이야기에 대한 기대도 보여줬으니 또 다른 어떤 피드백이 나오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뭐 이정도면 이미 나름의 새로운 장르로도 충분히 기대할 수 있지 않을까 싶은 생각까지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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