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것들에게 ‘장부 까, 이 자식아’ 라고 들이미는 보부상 감상

대상작품: 보부상 박돌 팔도기행담 (작가: 김민성, 작품정보)
리뷰어: 노르바, 11시간 전, 조회 21

*분량 때문에 섣불리 진입하기 꺼려하는 분들을 위한 앞부분 상세 줄거리 요약*

 

[호랑이마을의 전설]

장사를 위해 산길을 넘던 박돌은 “호식령”이라는, 사람이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는 흉흉한 고개를 넘다 폭우를 만난다. 그때 초롱을 든 정체 모를 여인이 나타나 그를 산 아래 ‘호랑이마을’까지 인도하고 홀연히 사라진다.

마을에 도착한 박돌은 곳곳에서 이상한 낌새를 느낀다. 해만 지면 죽은 듯 조용해지는 마을, 부적과 금줄로 뒤덮인 흉물스러운 장승, 뭔가를 두려워하며 입을 다무는 사람들. 이튿날, 그를 안내했던 여인이 나타나 스스로 이름을 “연화”라 밝히며 낮에는 장난스럽고 인간적인 모습을, 밤에는 초롱을 들고 문턱 앞에만 서 있는 기이한 존재로 이중적인 모습을 보인다. 그녀는 우물에 비치지 않고, 발소리도 없으며, 절대 문지방을 넘지 않는다.

한편 좌판에는 “산꽃아씨”라 불리는 여린 처자 연실이 자주 나타난다. 곱게 자랐지만 늘 시녀들에게 감시당하며, 세상 물정을 전혀 모르는 그녀는 박돌과 대화하며 조금씩 바깥세상을 동경하게 된다. 마을 아이들은 그녀를 두려움 섞인 말로 “호랑이 각시”라 부른다.

박돌은 밤마다 나타나는 연화가 사실 호랑이에게 잡아먹힌 원혼, 즉 창귀(호랑이의 심부름꾼이 되어 산 사람을 홀려 바치는 귀신)임을 깨닫는다. 그녀는 정을 주면서도 동시에 그에게 떠나라고 애원하는 모순된 존재였다. 마을 사람들이 연실을 산 제물로 바쳐온 진실을 알게 된 박돌은, 모든 위험을 알면서도 마을을 떠나지 않고 진실을 파헤치기로 결심한다.

박돌은 결국 산을 올라 산주(호랑이 신)와 직접 담판을 짓고, 동굴에서 자신의 피를 대가로 바쳐 연실을 구해낸다. 이후 상처 입은 몸으로 연화를 다시 찾아가, 자신의 피(산주의 기운이 섞인)를 이용해 그녀를 옭아매던 마지막 목줄을 끊어준다. 완전히 사람으로 돌아갈 수는 없지만 마침내 자유로워진 연화는 처음으로 아무것도 섞이지 않은, 온전히 사람다운 미소를 지으며 “고마워요”라는 말을 남기고 달빛 속으로 흩어져 사라진다. 박돌은 홀로 남아 씁쓸하면서도 후련한 미소를 지으며 다시 길을 떠난다. 그러나 그에게는 호랑이 발톱에 의한 표식이 목줄로 남게 된다.

(여기에서 나오는 호랑이는 사람의 목소리를 따라하고 홀린다. 우리가 아는 ‘산군’이라기보다는 오히려… ‘장산범(얘는 호랑이는 사실 아니다)‘에 더 가까운 모습이랄까. 산군은 산신령이니 사람을 해치지 않는 법이다. 그런데 여기에 나오는 ‘산주’는 뭔가 많이 다르다. 요괴에 더 가까운 모습.)

 

[천년의 요물, 구미호]

어깨에 남은 호랑이 상처와 품 속의 비녀를 지닌 채, 박돌은 산주와 맺은 약속—호랑이마을과 바깥세상을 잇는 “길을 뚫겠다”는 계약—을 이행하기 위해 다시 길을 나선다. 장사꾼답게 정보를 모으고 판을 넓혀 마을의 고립을 풀겠다는 목표를 품고 걷던 중, 산길에서 ‘지나치게 아름답고’ 수상쩍은 여인을 만난다. 그녀는 사람을 홀리려 하는 구미호였지만, 박돌은 오히려 그녀의 정체를 단번에 꿰뚫어 본다. 왜냐하면 너무 과하게… 대놓고 유혹하려 드는 얼굴이라 더 어설펐기 때문. ㅋㅋㅋㅋㅋㅋ

이 구미호는 몇 년째 이 근방 고개를 떠돌며 나그네를 유혹하는 데는 성공하지만, 정작 마지막 순간마다 겁에 질려 스스로 도망치는 “반푼이” 요물로 이미 소문이 나 있었다. 박돌은 술자리에서 이 정보를 확인하고, 훗날 스스로 “짐순이”라 불리게 되는 그녀를 직접 추궁하며 ‘부부인 척’ 하기로 한다.

짐순이는 자신의 비밀을 털어놓는다. 그녀는 어머니 대(代)부터 내려온 저주로 인해 “사냥 금지”의 목줄에 묶여 있었다. 덕분에 적당히 버섯이나 캐 먹다가 굶어 쓰러질 지경이 된 상태. 아무리 사람을 홀려도 마지막 순간 보이지 않는 힘이 그녀를 막아, 평생 자신이 무엇을 위해 사는지도 모른 채 방황해왔던 것이다.

연화의 ‘목줄’ 이야기를 겪었던 박돌은 이 낯익은 속박의 패턴을 알아보고, 짐순이를 동정하는 대신 실용적인 거래를 제안한다 “내 짐은 네가 들고, 네 짐은 내가 들어주자”며 함께 다니기로 한 것.

둘은 무당을 찾아가 저주의 실마리를 구하는데, 무당은 명확한 답 대신 방향을 제시한다. “목줄은 한 자리에 오래 머물수록 단단해지고, 길이 넓어지고 세상과 새로 이어질수록 헐거워진다.” 즉 박돌이 산주와 맺은 “길을 뚫는” 계약을 실제로 이행하는 여정 자체가, 짐순이와 박돌의 저주를 푸는 길이 될 수도 있다는 암시다.

 

[손톱 먹은 쥐]

한 서글서글하고 상냥한 청년이 좌판에 찾아와 엿을 사 가는데, 그의 웃음과 손짓, 눈의 초점이 미세하게 어긋나 있다. 구미호 짐순이도 그에게서 “사람 냄새가 너무 얇다”고 느낀다. 마을 사람들은 이 청년을 겉으로는 자연스럽게 대하면서도 은근히 피해 다닌다.

밤에 주모를 추궁한 박돌은 충격적인 진실을 듣는다. 원래 그 집 아들(도윤)은 말썽꾸러기였는데, 어느 날부터 똑같이 생긴 다른 존재가 나타나 훨씬 부지런하고 상냥하고 유능한 “아들 노릇”을 하기 시작했다는 것. 진짜 도윤은 집 안에 처박혀 자기가 진짜라고 외치지만 다들 미친 사람 취급한다. 이 마을의 진짜 공포는 요물 자체가 아니라, 가짜가 진짜보다 나아서 아무도 쫓아내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사실, 그리고 “나보다 나은 가짜에게 자리를 빼앗기는” 근원적 공포였다.

박돌은 이것이 오래된 “손톱 먹은 쥐” 설화—사람의 손톱을 먹은 쥐가 그 사람 행세를 하며 자리를 빼앗는 이야기—의 실제 버전임을 직감한다. 짐순이의 순진한 질문(“쥐도 원래 성격이 좋았다면 굳이 인간이 되려 했을까?”)에서 실마리를 얻은 박돌은, 그 쥐 요괴가 왜 “인간이 되려 했는지” 즉 사람의 자리, 더 나은 존재로서의 삶을 원했기 때문이라는 결론에 도달한다.

박돌은 마을의 주요 인물들(부모, 촌장, 당집 노파 등)과 진짜 아들 도윤, 가짜를 한자리에 모아 진실을 마주하게 한다. 결국 가짜(쥐 요괴)는 스스로 물러나기로 하고, 자신이 머물며 쓴 몫의 돈을 계산해 놓고, “미워하려 했지만 끝내 못했다”는 짧은 편지를 남긴 채 떠난다.

진짜 도윤은 서서히 자기 자리를 되찾아간다. 좌판에서 어머니께 드릴 손거울을 직접 골라 사는 것으로 상징되는, 작지만 확실한 회복의 시작이다. 흥미롭게도 짐순이는 이 과정에서 자신을 묶은 저주의 “목줄”이 조금씩 헐거워지는 걸 느낀다.

 

[불가사리]

활기차 보이는 평범한 마을에 도착한 박돌은 이상한 점을 눈치챈다. 마을 전체에 쇠붙이가 거의 없다. 문고리도, 자물쇠도, 심지어 부엌 살림까지 나무와 밧줄로 대체되어 있었다. 좌판을 편 박돌에게 몹시 굶주려 보이는 한 사내가 찾아와 값을 따지지도 않고 쇠붙이란 쇠붙이는 모조리 사들이려 한다. 짐순이는 그에게서 “쇠를 오래 안고 나른” 이상한 냄새를 맡는다.

박돌 일행은 사내를 추적해 마을 뒷산 움막에서 그의 정체를 알게 된다. 그는 “불가사리”라는, 쇠를 먹으며 무섭게 자라나는 짐승을 기르고 있었다. 사내는 그것을 “중국 상인의 선물”이라 둘러대지만, 실제로는 산속 암자의 한 스님이 고문서를 읽다 호기심으로 직접 만들어낸 존재였다. 스님은 감당 못할 것을 알면서도 책임을 피해 숨어 있었다.

불가사리는 쇠를 먹을 때마다 무섭게 성장하며, 어느 순간 폭발적인 “성장기”를 맞아 움막과 울타리를 부수는 지경에 이른다. 굶주려 죽어가면서도 짐승을 자식처럼 아끼는 사내는 쇠를 계속 구해다 먹이지만, 짐승의 식탐은 끝이 없었다.

결국 마을 전체를 위협할 지경이 되자, 박돌 일행과 스님은 불가사리를 막기로 한다. 불, 소금(바다의 기운), 그리고 마지막 요소인 사람의 피—짐승의 비늘을 감쌌던 것과 정반대되는 것—를 이용해 짐승을 원래의 모습으로 되돌리는 의식을 벌인다. 그 과정에서 짐승을 지키려던 사내가 낫을 휘두르며 저항하지만, 결국 스스로 피를 흘려(“결자해지”) 짐승을 봉인하는 데 일조하며 자신의 오른팔을 잃는다.

진실이 드러난 스님은 사내가 오랫동안 떠나 있던 그의 아내 앞에 무릎 꿇고 모든 것을 고백하며, 용서를 구하는 대신 평생 옆에서 손발이 되어 갚겠다고 다짐한다. 아내는 스님을 용서한다고 말하지 않지만, 남편을 거두고 그의 곁을 지킨다. 스님은 오래전 놓쳐버린 사랑하는 여인의 행방을 박돌에게 부탁하며 속죄의 여정을 시작한다.

 

[역신마마]

온갖 소리와 냄새로 가득한 낯선 도시에서 좌판을 편 두 사람 앞에, 나이를 가늠할 수 없는 묘한 여인이 나타난다. 겉보기엔 단정한 여인이지만, 짐순이는 그녀에게서 오래 앓은 병자의 방, 곪은 상처, 조용히 스며드는 요기가 뒤섞인 기묘한 냄새를 맡는다. 잠깐 거울에 비친 그녀의 얼굴엔 마마(천연두) 자국이 스쳐 지나간다. 박돌의 만류로 짐순이는 경계만 한 채 물러서고, 여인은 거스름돈을 받는 척 박돌의 손등을 스친 뒤 인파 속으로 사라진다.

그날 밤부터 박돌은 오한과 고열에 시달리기 시작하고, 얼굴에 붉은 반점이 번지며 급속히 마마(천연두)에 걸렸음이 드러난다. 그 여인은 병을 옮기는 요괴, 즉 “역신마마”였던 것이다. 마마 환자라는 사실이 알려지자 주막에서도 쫓겨나고, 사람들은 두려움에 돌을 쥔 채 그들을 성 밖 폐가촌으로 몰아낸다. 짐순이는 박돌을 지게에 싣고 성문을 나와 버려진 초가에 몸을 숨긴 채, 박돌이 기억을 더듬어 알려주는 약초(버드나무 속껍질, 인동덩굴, 쓴풀)를 구해와 달여 먹이지만 병세는 점점 악화된다.

박돌의 숨이 꺼져가는 순간, 짐순이는 결단을 내린다. 자신의 목숨과도 같은 여우구슬(천년 묵은 요력의 핵심, “둘째 심장”)을 입맞춤을 통해 박돌의 몸속으로 밀어 넣은 것이다. 여우구슬의 생기와 역신의 병기가 박돌의 몸 안에서 격렬히 충돌하고, 짐순이는 그 고통을 자신의 것처럼 함께 느끼며 몇 번이고 물러나지 않고 기운을 밀어 넣는다. 결국 구슬은 박돌의 심장 가까이 자리 잡아 병세를 억누르고 그의 목숨을 붙잡는 데 성공하지만, 짐순이는 자기 안의 가장 소중한 것을 내준 대가로 완전히 탈진한다. 그리고 그 영향에 의해 박돌이 가져왔던 은비녀 속에 봉인된 “호랑이 각시들”, 그리고 “연화”가 깨어나 소통이 가능해진다.


[이 소설을 끌리게 만드는 포인트]

1. “무섭다”와 “설렌다”가 동시에 옵니다

전통 민담·설화(창귀, 산신, 구미호, 손톱 먹은 쥐, 불가사리, 역신마마)를 원형 그대로 가져오되, 그 존재들에게 저마다의 사연과 감정을 부여합니다. 첫 화부터 등골 서늘한 미스터리로 시작해서, 어느 순간 마음이 저릿한 감정선으로 넘어가는 구성이 반복됩니다. 무서운 이야기를 좋아하는 사람도, 애틋한 로맨스를 좋아하는 사람도 만족할 수 있는 지점입니다.

2. 주인공이 ‘영웅’이 아니라 ‘장사꾼’이라는 게 신선합니다

혹시 『신 암행어사』라는 만화를 기억하시나요? 뭔지 알 수 없는 것인(아마도 신수) 춘향이(산도)와 방자를 데리고 다니며, 부패한 관리보다 정체불명의 괴물들을 더 자주 만나던 박문수 말입니다.

이 소설도 얼개는 비슷합니다. 장터에서 물건 파는 장면보다 이상한 것들에 휘말려 잡혀가고 협상하고 거래하는 장면이 더 많이 나옵니다. 다만 박돌은 그저 정말로 평범한 보부상일 뿐입니다. 입만 잘 터는…

어쩌다 보니 사냥 금지 상태에 걸린 구미호를 짐꾼으로 데리고 다니게 되고, 살림 잘하는 우렁각시가 옆에 끼어들고, 어느 날은 날개 달린 아기장수가 “잘 부탁한다”며 떠맡기고 간 불가사리(라고 쓰고 실은 쇠 먹는 멍멍이…?)까지 얼결에 떠안았을 뿐이죠. 게다가 본인 목숨을 걸고 ‘산주’와 거래를 하게 된 바람에, 약속대로 길을 뚫는 한편 그 산주보다도 더 위에 있다는 정체불명의 무언가를 밝혀내기 위해 장사를 핑계 삼아 계속 여행을 다니게 됩니다.

박문수가 ‘어쨌든’ 어사 신분값을 하듯, 박돌도 ‘어쨌든’ 장사꾼 신분값을 합니다. 칼을 휘두르는 대신 돈을 세고, 손해를 계산하고, “동업자 유지비다” 같은 말을 태연히 던지죠. 아무리 코 앞에서 요괴가 위협을 하더라도 입을 털고, 자기는 사기를 치고 있다고 당당하게 말하고, 그럼에도 상대방이 먼저 가짜 장부—돈 대신 사람 목숨을 올린—를 까게 만들어 스스로의 논리로 무너지게 합니다.

하지만 정작 결정적인 순간엔 손익을 따지지 않고 위험한 선택을 합니다. 이 츤데레 같은 간극이 이 소설과 박돌이라는 캐릭터를 계속 보고 싶게 만듭니다.

3. 티격태격 케미가 진짜 재밌습니다

2부부터 합류하는 구미호 짐순이와의 대화가 압권입니다. “밥값에서 이미 나갔다” “그럼 그 운반비는 제가 받아야 하는 거 아니에요?” 같은 실랑이가 끊이지 않는데, 이게 단순 개그가 아니라 서로의 ‘목줄'(저주, 속박)을 함께 풀어가는 여정과 맞물려 있어서 가벼우면서도 깊습니다. 특히 2부 마지막쯤 산적을 물리친다며 온 힘을 다해서(…) 변신해 산적을 쫓아버리고는 그대로 엎어져버리는 짐순이는 ‘아 구미호는 구미호구나’ 하는 순간, 다시 ‘아 짐순이네ㅋ’ 하게 됩니다.

4. 각 에피소드가 독립적이면서도 하나로 이어집니다

호랑이마을 → 구미호 → 손톱 먹은 쥐 → 불가사리 → 역신마마… 로 이어지는 각 에피소드들은 하나하나가 그 자체로 완결된 이야기지만, 박돌의 흉터, 짐순이의 저주받은 목줄, 산주와의 계약 같은 떡밥이 시리즈 전체를 관통하며 조금씩 실마리가 풀립니다. 한 편만 읽어도 되고, 정주행해도 보상이 있는 구조입니다. 솔직히 저는 맨 처음에 ‘심청전’부터 봤습니다. 그럼에도 이 소설이 어떤 식인지, 주인공이 무엇을 위해 움직이는지, 파티원(?)이 누구인지 금방 파악됩니다.

5. 갈수록 판이 커집니다

처음엔 산골 마을의 소소한 괴담이었다가, 도시 편에 들어서면서 스케일과 위험도가 확 올라갑니다. 특히 [역신마마]에서는 박돌이 죽을 위기에 처하며, 그동안 가볍게만 보였던 관계가 완전히 다른 무게로 바뀌는 전환점을 맞습니다. 여기서부터는 정말 눈을 뗄 수가 없습니다.

6. 분량이 상당한데도 술술 읽힙니다

현재 전체 분량이 15,872매에 달하고, 회차당 분량도 상당한 편입니다(작가님이 최근 재편집으로 분량을 나누긴 했지만요). 그런데도 읽는 데 부담이 거의 없습니다. 가독성을 최우선으로 따지는 저조차도 이렇게 말할 정도면 믿으셔도 됩니다. 내용과 소재 자체가 이미 우리가 기본 골자를 알고 있는 전래동화들인데다 문장이 어렵지 않아서 슥슥 스크롤을 내려도 내용 파악이 술술 됩니다. “긴 이야기는 부담스럽다”는 분들도 의외로 가볍게 진입할 수 있는 작품입니다.

 


[나머지 에피소드 요약 및 추천]

[해와 달]은 우리가 아는 그 해와 달이 된 오누이 이야기입니다. 윤동해라는 누이와 주막을 운영하는 윤서달이라는 사냥꾼은 어머니가 호랑이에게 잡아먹혔다고 생각하고 결국 호랑이를 죽입니다. 그러나 그 과정이 복수라기에는 너무 끔찍했습니다.
마을에는 효자이고 사람을 잡아먹은 호랑이를 잡은 영웅으로 이름나 있지만, 사실 어머니를 죽인 것은 사람 목소리를 흉내내는 악령이었고, 호랑이 또한 전혀 무관한 엉뚱한 호랑이였습니다. 악령에게 누이의 목숨이 담보로 붙들려버린 윤서달은 연고 없는 사람을 잡아 악령에게 넘기게 됩니다. 그리고 이번에는 박돌과 짐순이가 그 함정에 걸려듭니다. 또한 [불가사리]에서 안부를 전해달라던 그 스님이 사랑하던 여인이 [해와 달]에 나옵니다. ㅎㅎ…

 

달달한 걸 원하신다면 6.5부 [여우구슬] 추천합니다. 짐순이의 소원(?)이 이루어지고 [역신마마]에서 넘겼던 여우구슬을 돌려받습니다. 뭐 어떻게 돌려받는지는… 직접 확인을…

 

[심청전]이 이렇게 호러가 될 줄이야… 그리고 요괴보다 사람이 더 무섭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줍니다. ‘용왕’에게 처녀를 바치기 위해 곗돈 빚을 지웠던 집에서 ‘효녀’를 데려가 바다에 빠뜨리는데, 결국 그 원혼들은 하나로 뭉쳐 용왕의 ‘왕비’가 되어 있었습니다. 그 바닷속까지 끌려들어간 짐순이의 활약과… 그 용왕(…)을 뭍으로 ‘모셔와서’ 용왕과 함께 계장의 장부까지 탈탈 털어버리는 박돌의 입털기(라고 쓰고 사기술이라 읽는)가 압권입니다.

 

[우렁각시]살림을 관리해 줄 우렁각시가 파티원(?)이 되는 과정을 그립니다. 이 또한 순탄치는 않으나…

 

[젊어지는 샘물]은 정말 생각도 못한 방향으로 이야기가 풀려나갑니다. 하필 요때 지방선거철인지라 때도 잘 들어맞았죠. 직접 읽어보시면 ‘와… 이걸 이렇게 풀어간다고?’ 하실거에요. 상당히 길긴 한데 그냥 슬슬 스크롤 좀 빠르게 내리면서 읽으셔도 눈에 잘 들어옵니다.

 

[아기장수 우투리]에서는 불가사리(앞전의 그 불가사리와는 다름)가 이 파티의 마스코트로 편입되는 스토리입니다만… 좀 많이 슬픕니다. 원전과 사실 다르지 않아서… ㅠㅠ 아니에요… 잘 날아서 피했을거에요… 그죠…?

 

달달한 커플… 아니 인외로판… 맞… 맞나? ㅋㅋㅋㅋ 을 원하시면 [구렁덩덩 신선비] 추천합니다. 약간… 메타소설 느낌도 납니다.

 

[금도끼 은도끼]도 정말 와… 이게 이렇게 변화될 수도 있구나 싶습니다. 도박얘깁니다. 도끼로 손모가지 날아가… 는 건 아니고, 이거 쓰시면서 머리 엄청 굴리셨겠다 싶었습니다. 정직하다고 모두 주는 건 아닙니다. 이 에피소드에서는 박돌이 도박사 산신령’들’을 상대로 ‘올인’하는 걸 보시게 됩니다. ㅋㅋㅋㅋㅋㅋㅋ

 

나머지 에피소드들도 직접 읽어보시면… 작가님만의 전래동화 재해석의 매력에 빠지실거라 장담합니다.


*이런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전통 설화·민속 호러의 재해석을 즐기고 싶은 분

요괴물, 옴니버스물을 좋아하는 분

『신 암행어사』처럼 특이한 존재들을 데리고 다니는 로드무비형 서사를 좋아하는 분

남주와 여주(…) 티격태격하다 정드는 케미를 좋아하는 분

긴 이야기는 부담스럽지만 가볍게 술술 읽히는 글을 원하는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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