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왕은 노르바 작가에게 길들여지고 있다. 감상

대상작품: 마왕은 용사를 구하러 간다 (작가: 노르바, 작품정보)
리뷰어: 은율e, 6시간 전, 조회 20

이 작품은 영리하다.

그동안 노르바 님의 글을 여러 편 읽었는데, 이 작품에는 작가의 장점이 모두 스며들어 있는 듯하다. 글을 결코 심각하거나 무겁게 쓰지 않지만, 다 읽고 나면 무언가를 생각하게 만든다. 때로는 무언가 찜찜하게 만들고, 중의적인 표현인가 싶어 다시 읽게 만드는 힘이 있는 작가다.

그러면서도 무겁고 지루한 글은 절대 쓰지 않는다.

특히 이 작품에는 그런 노르바 작가의 장점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이 작품은…… 절대 리뷰 같은 걸 쓸 생각이 없었다.

전에 리뷰를 요청했다가 매몰차게 거절당한 후! , ㅎㅎ

거기다가  그 전에 … 12년후라는 작품은 리뷰를 썼었는데 리뷰금지 작품이기도 했다. 

 

그런데 이 작품에는 리뷰를 달고 싶어졌다. 정확히 지난주였다.

그리고 오늘, 미친 듯이 한 화 한 화 뒤적이게 됐다.

그러다 ‘아, 이건 리뷰를 써야겠다’고 생각했다.

 

 

이 작품의 등장인물에게는 이름이 없다.

마왕, 사제, 용사, 여검사 등의 명칭으로 불린다. 그러다가 ‘눈치 빠른 부하’, ‘우직한 부하’처럼 설명이 붙은 명칭으로 발전해 간다.

이처럼 이름이 없는 설정은 처음에는 ‘가볍고 편하게 읽히는 글인가 보다’ 하고 접근하게 만들고, 글을 쉽게 읽히게 하는 장점이 있다.

그러다가 회차가 거듭되면서 이 이름 없는 호칭에 작가의 숨은 의도와 함정이 숨어 있지 않을까 하는 의구심을 품고 소설을 읽게 된다.

그러면서 자꾸 소설을 분석하게 된다.

아주 가볍게 쓰인 것 같은 이 글에 무엇을 숨겨 놓았을까, 하고 말이다.

의미를 가진 호칭으로 등장인물의 성격을 먼저 규정하고, 그로 인해 독자에게 선입관을 심어 준 뒤 나중에 그것을 회수하려는 작전이 아닌가? 그런 의심의 눈초리로 글을 읽게 된다.

글은 ‘나는 절대 그런 음모를 꾸미지 않았다’고 항변하듯 천진난만한 얼굴로, ‘봐요. 그냥 한없이 가벼운 소설이랍니다’라고 말을 거는 듯하다.

그러면서도 그 안에는 절대 악하지 않은 마왕이 있다.

인간들을 보호하면서도 핑계와 이유를 만들어 내는 마왕.

종족으로 보면 무조건 적이어야 하는 마왕과 인간 파티지만, 마왕은 상대를 종족이 아닌 개인으로 평가한다.

게다가 내용은 용사를 구하러 가는 이야기이기까지 하다.

기억을 잃은 마왕.

창조자의 빈자리.

전승에서 사라진 이유.

기록에서 빠진 마왕과 마족.

부재중인 용사.

전쟁으로 젊은 세대가 사라진 인간의 신전과 마족의 마을.

이 정도의 설정과 궁금증이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하나로 모이기 시작한다.

그러나.

아직 소설은 답을 내놓지 않았다.

그래서 내 리뷰는 짧은 단상으로만 써야 할 것 같다.

아직 작가가 힌트를 준 건지, 아니면 복선에 빠져 나만의 음모론에 사로잡힌 건지 독자인 나는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