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치킨으로 장난치지 마요. 감상

대상작품: 시간 이동 티켓은 닭 목뼈 (작가: 누아르, 작품정보)
리뷰어: 글씀이, 2시간 전, 조회 13

이 작품은 치킨 목뼈를 잡자 시간이 꼬여 미래인과 마주하는 이야기이다.

작품의 주된 매력은 작가 특유의 개그센스가 SF라는 장르의 무거움을 중화시켜주고 있단 것이다. 또한 얼핏 보면 개그 같지만 일부 합리적인 서술을 뒤에 덧붙인다. 결국 그 미래기술에 “그럴듯한데?” 하고 끄덕이게 된다. 예를 들어 빅뱅의 에너지를 끌어와선 고작 터빈을 돌린다는 발상은 우스꽝스러워 보인다. 하지만 읽다 보면 가장 검증되고 안정적인 방식이라며, 내가 나를 설득한다. 그와 유사하게 왜 하필 시간여행 기술을 밥 훔쳐먹는데 쓰는지도 설명된다. 현실에서도 새로운 기술이 등장했다고 기존 기술이 곧바로 사라지지는 않는다. 각종 예산 및 사회적 효율이나 정치적, 인륜적 등등의 요인으로 써먹기 어려운 일도 많으니 말이다. 그런 면에선 오히려 작품의 설정이 현실적이라 할 수 있다.

또 다른 매력은 단일 시간선 설정을 채택했다는 점이다. 최근의 많은 시간여행 작품들은 타임 패러독스의 해결보다 평행, 다중우주의 개념을 도입하여 우회를 결정한다. 반면 이 작품은 하나의 시간선을 유지하면서도 생길 수 있는 문제들을 어떻게 제어하는지 슬쩍슬쩍 미래인의 언급으로 보여준다. 완벽한 과학적 설명보다 작중의 전개로 작 중의 설정을 받아들일 수 있게 한다.

가장 좋았던 부분은 푸딩이다. 미래인의 친절한 설명에도 불구하고 시간과 관련된 이야기는 단번에 이해하기 어렵다. 이건 어쩔 수 없다. 시간은 어려운 것이니. 과거인인 나는 이미 결정되어 있다는 정도만 알 수 있다. 그러나 무언가 모호한 감각을 지우기 어려울 때, 푸딩이 사라져 있다. 그때 이마를 탁 치면서 실소가 터져 나온다. 이리저리 이론을 설명해 주지만 체감이 되지 않았는데, 정면으로 이해와 맞닥뜨린 거다.

이 작품은 자칫하면 무거워질 수 있는 타임 패러독스 SF를 특유의 개그감각과 세계관 해석으로 다듬었다. 주인공처럼 처음에는 겁을 먹어도, 글을 다 읽어갈 때 즘 미래 인류도 역시 인간이구나.. 하는 이상한 안도감과 함께 그 실수, 비합리적인 발전 방식 등에서 미소 짓게 만든다. 글에서 의미 없는 부분을 덜어내고, 남은 설정, 소재, 암시, 복선 등을 깔끔하게 회수한 철저함도 매력적이다. 왜 하필 목뼈인가, 왜 푸딩인가. 마치 치킨으로 시작하여 푸딩으로 끝나는 깔끔한 짠-단의 한입요리를 먹은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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