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사람과 사귀고 싶다. 방법이 있다는데 들어볼래?
같은 건물에서 일하고 있지만 말을 걸어본 적은 없었던 사람과 우연히 술을 마시며 이야기를 시작한다. 술김에 하는 이야기는 어디로 튈지 알 수 없게 되긴 하지만 눈앞에 앉아있는 사람은 꽤 흥미로운 주제로 이야기를 이끌어나간다.
잘 모르는 사람과의 첫 데이트가 그렇듯이 공감대를 찾아나가다가 그들은 서로가 알고 있는 무서운 공포 이야기를 해나가기 시작한다.
더 무서운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 이기는거야!
그렇지만 공포 이야기가 그렇듯 이야기는 단순하지 않게 흘러가는데…
친구인 줄 알았던 사람이 사실은 친구가 아닌, 애인이라고 나도 믿고 모두가 믿고 있는 그 사람이 사실은 애인이 아닌일이 일어난다면 어떨까.
하지만 무언가에 홀린듯이 그 사람을 친구라고, 애인이라고 착각하게 되는 일이 생긴다면 무서울까?
남자와 여자는 서로에게 일어난 비슷하지만 섬뜩한 일에 대해 이야기한다.
남자에게 일어난 일은 다소 평범하게 무서운 이야기다. 친구랑 같이 놀고 헤어졌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그 사람은 친구가 아니었던 사건은 그 일을 경험한 사람의 입장에서는 그저 괴상한 일이었다. 어쩜 세상에 그런 일이 있었을까? 친구가 아닌데 친구인 척 한 사람과 계속 함께 있었던거예요? 정말이라니까요, 정말 이상하죠? 같은 느낌이다.
하지만 그 반대의 일이라면 어떨까. 속인 사람의 입장이라면 이야기는 어떻게 뒤바뀔까.
여자가 들려준 이야기는 속인 사람의 이야기다. 어떤 수상한 주문을 외우면 정말로 그 사람이 내것이 될 수 있다는 단순하지만 강력한 이야기. 그런데 그 일이 정말 일어나서 내가 간절하게 원했던 대상에게 다가가고 그 사람의 인생에 내가 중요한 인물이 된다면… 그 덫에서 벗어날 방법이 없어서 몸부림치게 된다면 이런 이상한 이야기는 어디로 흘러가게 될까?
소중한 대상이 그렇게 뒤바뀌었을 때, 속임수에 당한 사람은 그저 얼떨떨할 뿐이다. 인생을 도둑맞았다가 돌려받았다고 하더라도 그걸 아예 잊어버린다면 그에 대해 생각할 필요도 없게 된다. 그렇지만 속인 사람의 마음 속에선 무슨 일이 일어나는 걸까?
게다가 도둑맞은 사람에게 네가 인생을 도둑맞았다고 속삭이듯 알려준다면 무슨 일이 일어나게 될까. 네가 너무 소중해서 네 인생을 도둑질했어. 내것이 되었지만 제가 제정신일 때 너를 훔쳤다면 더 좋았을 것 같아. 이제 너를 돌려줄게. 너를 다른 방식으로 훔칠 걸 그랬어. 이런 목소리가 어디선가 들려오는 것 같다. 저기 아저씨 택시에서 잠들지 마세요. 너무 무서워요. 젊은 남자가 그렇게 방심해서 어떡해요? 그러다 당신을 송두리째 훔침당하면 어떡해요. 술 좀 깨고 정신 차려봐요 아저씨 세상 무서운 줄 모르고 잠드네 세상에..
코코 포리고리. 소원을 이뤄주는 주문은 대체 뭐였을까. 왜 여자가 사랑했던 남자가 모든 것을 잊고 그 여자만 소중하게 만들게 되었을까. 반만 이루어진 괴상한 소원은 어떻게 마무리될까.
성공적인 무서운 이야기는 아직 그 사건이 끝나지 않았다는 느낌을 들게 만든다. 이야기는 끝났지만 무언가 끝나지 않은 느낌이다. 가장 소중한 것은 이미 빼앗겨버린 것만 같다. 너무 무서워 읽고 나선 펄쩍 뛰었다. 이런 이야기를 혼자만 읽으면 안될 것 같다. 너무 재밌게 읽었으므로 다른 분들께도 추천하고 싶다. 아무래도 나만 기억을 잃는다면 억울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