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님 공모(감상)

대상작품: 식상한 이야기 (작가: 노르바, 작품정보)
리뷰어: 독자 7호, 6시간 전, 조회 11

하지만 그 녀석이랑 약속했다. 식상한 이야기만 쓰겠다고.

 

돌아가신 은사의 이야기를 떠올리는 것은 지금도 괴롭다.

그분 말씀처럼 왕도적인(내가 생각하기에는 식상한) 이야기만 썼더라면 나는 지금쯤 다른 삶을 살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지금 인생은 후회막심이다. 직장은 보람이 있고, 일에 대한 신념도 가지고 있다. 그러나 나는 역시 글밥을 먹고 싶었다.

 

재능은 있어요.

 

고인께서는 나에게 그렇게 말씀하셨다. 그리고 “저와 함께 글을 다듬어 봅시다. 그러면 할 수 있습니다.”라고 말씀하셨다. 입에 발린 소리가 아니었다. 그분은 항상 진실되셨고, 참으로 훌륭한 편집자셨다.

편집자님의 말씀을 듣지 않고 나만의 ‘작품성’을 추구하기 위해 다투고 뛰쳐나갔을 때. 먼 훗날 그분이 돌아가셨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나는 완전히 무너지고 말았다.

지금 겨우 재활에 성공해서 다시 글을 쓰고 있다.

 

버스가 추모공원 앞 정류장에 멈췄다.

 

은사가 계신 납골당의 위치는 잊었다. 평생 기억하지 않을 것이다.

 

멍청한 나는 평생 글을 쓸 뿐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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